[르포] 아이돌을 쫓아다니며 대기업 연봉을 버는 방법②

기사입력 2015-10-20 11: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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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진 뉴스에이드 기자

 [르포] ‘팬심이 권력이 되다’ 팬덤 피라미드의 정점, 홈마스터①에 이어.


 

[뉴스에이드 = 강효진 기자]

 

 

#4. 일반 팬 “포토북은 좋지만, 수익금은 지들 돈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지.”


지난 12일 정오 상수역 인근에서 만난 D는 20대 팬이다. 몇몇 걸그룹을 거쳐 지금은 6년 차 이상의 한류 걸그룹 E를 좋아한다. 홈을 운영한 적은 없지만 나름대로 '팬질' 경력이 오래된 터라 여러 아이돌 팬덤의 깊숙한 사정까지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D가 대다수의 홈마들에게 가장 불만인 건 콘텐츠로 생긴 권력으로 행하는 갑질, 그리고 포토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정산 내역이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홈마들이 올리는 수익에 대해 일반 팬들이 눈감아주는 선은 명확했다. ‘팬질 하는데 쓰는 비용’ 정도. D는 홈마들의 사진이 팬덤을 유지하는 도구가 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포토북, 굿즈 수익을 내서 장비 업그레이드를 하고 외국에 따라 나가 찍어온다는 건 일반 팬이 하기 힘들잖아요. 팬들이 홈마의 포토북을 사준다는 건 ‘이 만큼 비용 대줄테니 좋은 사진을 더 찍어와라’ 이런 개념도 있거든요. 그렇게 가는 걸 배 아파하는 사람도 있지만 용인해주는 분위기란 말이에요. 그래서 교통비, 식비 까진 인정하죠. 그만큼 수고를 하니까. 근데 개인적으로 친구랑 밥을 먹는 데 쓴다거나 생활비로 쓰는 건 한 푼도 용납이 안 되는 거죠.”


“그걸 생활비로 쓰는 지는 어떻게 알아요?”


“이거(홈마) 하기 전엔 수입도 없고 알바해서 근근이 먹고 살던 애가 어느 순간 되게 잘 먹고 다니고 차림새도 바뀌고 돈 걱정이 없어 보여요. 그럼 굿즈로 낸 수익을 생활비로 쓰는 게 뻔 하거든요. 팬덤별로 서포트 비용이 비교되니까 내역 공개를 잘 안하거든요. 가입한 팬들만 볼 수 있게 대충 금액 추산이 가능할 정도만 공개가 돼요. 그럼 포토북이 어느 정도 팔렸는지 감도 오고, 들은 것도 있고 해서 안단 말이죠. 몇 천만 원 수익 올렸는데 서포트는 한 500만원 밖에 안 들어간 거 같아. 그럼 차액은 어디 갔냐 이거에요.”


제일 큰 문제는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이 투명하게 처리되지 않는다는 거다. D는 한 번은 열 받은 팬들이 탈세 혐의로 홈마를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그 홈마가 혐의를 벗어난 방법은 너무나 간단했다.


“이건 수익이 아니라 기부를 받아서 기부금의 일부로 서포트를 들어간 거라고 말한 거예요. 나머지 금액은 기부할거라고. 포토북은 판매한 게 아니라 기부 기념품으로 나눠준 거라고 하는 거죠. 기부금이라는데 어떡해? 그러면 처벌이 안 된대요. 실제로 기부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몰라요.”


그래서 어떤 홈마들은 포토북 판매를 할 때 메인이 포토북이 아닌 서포트라는 걸 강조하기도 한다. 서포트를 할 거고 자발적 입금을 받을 텐데 몇 만 원 이상 입금자에게는 포토북을 보내준다는 식이다. 팬들은 기쁘게 입금하면서 좋아하는 스타에게 선물도 줄 수 있고 포토북도 가질 수 있다는 두 가지 만족감을 얻는다.



음지에서 이뤄지는 거래다보니 사기 행각도 빠질 수 없다. 모든 팬덤에서 골머리를 앓는 문제이기에 D 역시 수많은 사기꾼들을 봤다고 했다. 포토북 입금을 받고 책은 보내지 않는 경우다. 달력은 전년도 10월~12월 사이에 배송이 끝나지만 포토북은 배송 기한을 정해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적은 돈도 아니고 4~5만 원대인데 기약 없이 기다려요. 먹고 튀는 애들도 봤고, 지난해 봄에 입금 받았는데 아직도 배송 안했다는 데도 있어요. 크게 불거지면 팬덤 이미지에 타격이 있으니까 트위터로 멘션을 보낸다든지 홈페이지에 글을 쓴다든지 하는데 대답이라도 해주면 정말 친절한 거고 보통은 모르쇠로 일관하죠. 사정상 포토북을 못 냈을 때 일일이 환불해주는 건 딱 한 번 봤어요.”


D에게서 듣게 된 포토북 제작 과정은 생각보다 더 전문화 돼 있었고 산업이라고 해도 될 규모와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홈마가 사진 편집 능력이 있다면 직접 포토북을 제작하지만 몇몇은 따로 돈을 주고 능력자를 고용하기도 한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디자인 해주는 사람, 홈 로고를 디자인해주는 사람, 달력이나 포토북 디자인 해주는 사람 등의 수요와 공급이 충족된다. 팬 페이지의 개념이 생겨나면서 파생된 하나의 산업인 셈이다.


시안을 만들고 인쇄를 넘기는 과정에서 인쇄소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포토북을 사면 주는 특전들은 보통 포토카드나 로고가 박힌 볼펜, 배지 등인데 인쇄소는 그걸 무료로 해주면서 포토북 인쇄 건을 따낸다. D는 아이돌 포토북을 전문으로 해주는 M인쇄사에는 포토북 포장실이 따로 있어서 각 팬덤별 포토북이 산처럼 쌓여있다고 했다.


“홈마들도 다들 자기 집에 그걸 가져갈 수가 없으니까 배송하고 남은 걸 쌓아두고 아는 사람을 동원해서 포장하는 거죠. 그럼 인쇄 업체에서 배송까지 다 해줘요.”




이렇게 포토북을 팔아치운 홈마들의 수익은 우리 생각보다 더 엄청나다. D 그리고 또 다른 일반 팬 J는 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홈마도 많다고 말했다. 이러니 직업 없어도 좋아하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 생활이 유지되는 거다.


“포토북이 3만원이라고 쳐요. 원가가 만원이면 차액이 2만원인데 이걸 200권을 팔면 순수익이 400만원이에요. 팬덤 큰 애들은 전성기에 1000권도 넘게 팔았어요. 그럼 못해도 2000만원이 남는 거지. 탑시드 홈마는 적어도 절반은 서포트에 넣어요. 명품 기본으로 들어가고 수시로 뭐든 선물해줘요. 지금은 300~400권밖에 못 판다고 해도 포토북 가격이 최소 3만원은 넘어가니까. 그 돈이 대충 보이죠.”


‘돈이 된다’는걸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문 포토북 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D는 두 탕 세 탕 뛰는 홈마들이 많다며 “이번에 얘 잘 될 거 같은데 넘어가서 돈 좀 벌어볼까”하는 농담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래서 A그룹에서 번 돈으로 B그룹에 쓰기도 하고 그 반대도 있다. 기형적으로 커진 모 그룹의 팬덤과 출연이 겹친 행사에 갔을 땐 그쪽 팬 100명이면 90명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고 했다. 윗세대 아이돌부터 넘어온 팬들이 돈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기를 쓰고 찍어서 데이터를 축적해두는 거다. 찍어두면 돈이 되니까.


“벌써 데뷔도 안한 애들로 넘어가려고 준비하는 홈마들도 많아요. 걔들이 좋아서도 있겠지만 미리 돈을 벌기 위해 투자 개념으로 좋아한다고도 볼 수 있어요. 지금부터 작업해놔야 애들 이랑도 친해지고 데뷔했을 때 탑시드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들의 일그러진 홈마를 향한 신격화는 일반 팬들의 생각보다 더 계급화 됐다. 우선 유명 홈마들 아래엔 그들의 정보와 노하우를 얻고 싶은 셔틀이 존재한다. 쉽게 말하자면 새끼찍사다. 셔틀들은 홈마의 시녀 같은 역할을 한다. 친해지기 위해 따라다니며 행사 앞자리를 대신 맡아주고, 줄을 서고, 홈마가 바쁠 땐 파견 나와 대신 사진을 찍은 다음 그 홈의 로고를 박아 올린다.


그래서 그들이 얻는 이득은 비공식 행사 정보, 공항 일정, 남들이 못 보는 사진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그들에겐 특별한 것들이다. 셔틀이 찍덕으로서의 정체성과 인지도가 생기면 독립해서 홈을 차린다.


정보는 팬덤 내에서 권력이 된다. 보통은 공항에 지인이 있는 사람 혹은 기자와 안면을 터서 행사 정보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항에서 팬이 사진을 찍어서 기자한테 건네는 경우도 있어요. 대신 다음에 포토월 정보를 달라는 식으로. 그 대가로 메일링을 넘겨받기도 해요. 자기 이름 아니지만 언론사 가라(가짜) 명함 같은 건 기본적으로 다 가지고 있어요. 프레스 구역이 훨씬 ‘꿀’ 빠는 자리니까.”


혹은 큰 언론사의 시민기자, 명예기자 제도를 악용해 명함을 파고 프레스 행세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자리를 따기 위해 모든 팬덤이 경쟁하고 눈독을 들인다. 그래서 해외 팬들은 오히려 중국이나 제3국에서 정보를 사오기도 한다. 국내에선 문제가 돼서 못 빼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우회로를 선택하는 거다.


조직화된 홈마들은 촬영도 인력풀을 만들어서 한다. 예를 들어 드림콘서트 맨 앞자리 표에 프리미엄이 붙어 30만원까지 뛰었다고 하자. 그걸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우니 멤버 별 홈마들이 비용을 각출해서 한 명만 들여보낸다. 그렇게 한명이 찍은 사진을 나눠서 각 홈의 로고를 박아 올리기도 한다. 혹은 다른 그룹의 홈마들과 교류하면서 겹치는 행사에서 잘 나온 사진을 나누고 정보도 알려준다.



이렇게 치밀하게 찍어낸 포토북은 보통 1년 주기로 나온다. 페이지 수를 채울 만큼 사진을 모아야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보통은 생일 앞두고 서포트 명목으로 팔기 위해서다. 정말 많이 내는 경우는 분기별로 한 권 정도다. 판매 시즌이 되면 트위터를 통해 프리뷰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프리뷰가 막 진짜 엄청난 사진이 올라와요. ‘진짜 이거 안 풀면 개XX’다 소리가 나오는 그런 사진. 죽어도 안 풀죠. 당연히 포토북에만 들어가요. 포토북엔 희소성 있는 걸 넣어요. 일반 행사는 개나 소나 다 가니까 공항이나 못 찍게 하는 콘서트 위주로. 특히 공항은 사복이고 팬서비스도 받을 수 있으니까 많이들 선호해요.”


이렇게 팔리는 포토북의 퀄리티는 어떨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팬심을 현혹할 만큼 매력적인 구성이다. 보통은 300P내외, 일반 사진집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다. 선택된 사진들은 팬들이 좋아할만한 일명 십덕포인트를 기가 막히게 잡아낸 것들이다. 공식 굿즈엔 깔끔하게 웃는 사진만 들어간다면, 홈마들의 포토북엔 찡그린 표정, 보조개가 잘 보이는 옆모습, 비율이 아름답게 잡힌 뒷모습까지도 다 들어간다.


“제대로 찍힌 건 화보집 같기도 해요. 회사에서 정말 신경 써서 내주는 거랑 비교하긴 힘들지만 합리적인 가격대만 형성한다면 살 가치가 있어요. 근데 너무 뻥튀기 되어있죠. 달력을 2만원 씩 받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근데 홈마들 사이에서 포토북 가격이 암묵적으로 담합된 거죠. 누군가 한 명이 ‘원가만 받고 팔겠다’ 하면 거의 매장 당하고 왕따가 되는 분위기에요. 팬덤 깊숙이 들어온 사람은 이 분위기를 아니까 일부러라도 안사지만 그걸 모르고 라이트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니까 그냥 좋아서 사는 거고요.”



이런 분위기에 대해 정작 연예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홈마들을 반긴다. 일반 팬들보다 자주 보기 때문에 낯이 익고, 그들이 자신의 빛나는 전성기를 보다 찬란하게 박제시켜주는 무료 포토그래퍼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마다하랴.


“팬들 눈엔 다 보여요. 특별히 잘 따라다니는 홈마 같은 경우엔 애가 하루 종일 걔만 봐. 옆에 있는 다른 팬들은 ‘나도 홈을 팠어야 했나’ 하고 박탈감을 느껴요. 걔들은 포토북 팔아서 해외도 따라가지, 비즈니스 같이 타지, 선물하는 수준도 다르지, 그러니 애들이 좋아할 수밖에. 팬들조차 그런 애들을 신격화해요. ‘갓ㅇㅇ’라고 부르면서 떠받들고 그러죠.”


D가 생각하는 해결책 중 하나는 연예인들이 고가의 서포트를 받지 않는 것. 어쨌든 서포트를 빌미로 비용 마련을 위해 포토북을 찍기 때문에 서포트 루트가 막힌다면 포토북 판매대금을 기부금이라고 할 명목도 사라지고, 판매 명분도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갔으면 좋겠지만 가능할까요? 일단 서포트 받는 걸 좋아하는 애들이 있어요. 걔들이 좋아하면 어떻게든 뒷구멍으로 받겠지. 회사에서 안 받으면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를 뚫을 거고, 오랜 팬들은 이미 가족들이랑도 커넥션이 있어요. 그럼 본가로 쏴버리면 되거든요.”


또 다른 문제는 홈마들의 사진이 갖는 영향력이 너무 커졌다는 점이다. 팬덤의 구성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에 현장 직찍을 막는다면 팬덤 자체가 동력을 잃는다. 홈마들이 하나의 성을 구축하듯 홈을 세우면 하나의 소팬덤이 생기는 셈인데, 홈이 문을 닫으면 가입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미 취향에 맞춰서 선택한 홈이기 때문에 옮기기엔 감흥이 떨어진다. 팬덤이 강력한 아이돌이야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이제 막 자리 잡는 중인 중·소형 아이돌에겐 타격이 있다.


“그럼 사진은 찍게 두고 포토북 출판만 막으면 안될까요?”


“포토북 출판을 막는 건 극단적이에요. 몇몇 팀은 영향이 클 거예요. 어떤 홈은 포토북 구매자 절반 이상이 일본 팬이라는 곳도 있어요. 외국 팬들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홈에 기대는 게 더 크죠. 어떤 보이그룹은 이걸 통제했다가 완전 팬덤이 무너졌어요. 공항 못 찍게 하고 포토북 다 막고. 그래서 홈마들이 일일이 따라다니지 않으니까 일반 팬들은 접하는 통로가 줄어들고, 결국 다들 떠난 거죠.”




#5. 1세대 홈마 “우리 땐 애들 가지고 돈을 번다는 건 상상도 한 적 없어요.”


12일 오후 4시. 논현동 인근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F는 1세대 홈마스터다. 5년차 이상인 2세대 한류 걸그룹 G의 홈을 운영했었다.


F가 활동을 하던 시절의 팬덤 시장은 개인 홈이라는 개념도 생소했고, 어떻게 보면 홈마의 순기능이 컸던 시절이었다. F는 맹세코 굿즈를 팔아 수익을 남겨본 적이 없다고 했다. 포토북은 멤버들에게 선물용으로 소량만 제작했고 달력은 팔았지만 수익금은 전부 서포트에 사용하고 정산 내역까지 깔끔하게 공개했다고 자부했다. 요즘 홈마들의 생리에 대해 말해주니 “많이 변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저희는 주유비도 사비로 계산하고 밥값도 쓴 적이 없어요. 심지어는 배송에 쓰는 박스 값까지 직접 냈죠. 혹시 입금 받은 금액 중에 남는 건 다음 서포트로 돌렸어요.”


“그때는 포토북 파는 홈들이 없었어요?”


“있었지만 지금처럼 심하진 않았어요. 그리고 우린 애들 가지고 장사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옆에서는 뭘 팔아서 얼마를 버네, 그 돈으로 해외 콘서트를 따라 가네 해도 사비로 적자 메꾸고 거의 재능기부였죠. 오히려 쓴 돈이 더 많아요. 그 때 쓴 돈만 모았어도 지금 차가 한 대쯤 있을 거 같아요. 물론 포토북 파는 홈들은 자비로 충당이 되니까 그게 부럽기도 했어요. ‘내가 바보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그 시절 날 행복하게 해줬으니까 ‘내가 좀 비싼 취미생활 했구나’ 생각하는 거죠.”


“포토북 파는 홈이 달갑게 보이진 않았겠네요.”


“좋아하는 애들로 돈을 버는 걸 보면 ‘애정이 있는 걸까’ 싶어요. 물론 누가 시켜서 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 한 고생을 스스로 보답 받겠다는 거잖아요. 굿즈 수익으로 장비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돼요. 결국 그걸로 돈 벌려고 하는 거잖아요.”


물론 선물 경쟁이 심해진 것도 팬들이 직접 돈을 벌기 위해 포토북을 찍어내기 시작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F는 어떤 팬덤의 화력은 그 아이돌 본인은 물론 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자존심이 됐다고 했다.


“조공(서포트) 경쟁도 너무 심했어요. 나중엔 정성이 아니라 돈X랄이 되는 거지. 물론 잘해주고 싶고 어디 가서 기죽지 않았으면 싶었어요. 빛났으면, 좋은 옷도 입고 예쁜 백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조공리스트가 아이돌 서열화를 만들고, 아이돌의 서열이 팬들 서열이 되는 분위기였으니까. 타팬덤 선물 리스트 보면 의식이 안 될 수 없어요. ‘우린 이정도 해’ 이런 느낌이요.”


그래서 점점 더 비싸고 좋은,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 아이돌의 생일 선물로 들어가야 했고 홈마들은 팬들에게 더 많은 금액의 입금을 읍소하거나 굿즈로 수익을 남기기 시작했다.



F는 당시의 홈마들이 지금 같은 권력은 없었다고 했다. 물론 자주 보기 때문에 멤버들이 알아봐주고 더 가깝게 지낼 순 있었지만 홈마들 자체적으로 멤버와의 개인적인 교류를 금기시했다고. 일반 팬들과의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미리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웠던 셈이다.


“걔들도 자기들 옛날 영상 보고 싶으니까 홈으로 쪽지도 오고 그랬어요. 보내달라고 하기도 하고, 뭘 주면 받았다고 고맙단 인사도 하고, 물어보면 우리가 대답해주고 그 정도. 근데 그 마저도 홈마들끼리 의견이 갈려요. ‘따로 연락하면 안 된다’ vs ‘물어보는 거 대답은 해줘야지’ 이렇게. 어떤 멤버는 농담반 진담반 연락처 알려주겠다고 했었는데 모든 홈마들이 칼같이 거절했어요.”


당시엔 홈마라는 팬 층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속사의 제지도 크지 않았다. F같은 홈마들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고 상업적인 활동으로 번지지 않았던 덕도 있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촬영은 금지였지만. 그래서 F도 삭제 된 사진 복구하는 법을 잘 알았고, 카메라에 빠삭한 만큼 그 복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법도 함께 귀띔했다.


“셔터를 찍을 때마다 사진에 넘버링이 되잖아요. 삭제하면 그 넘버링이 비어요. 그 상태에서 사진을 더 찍으면 그 번호가 덮이니까 복구가 안돼요. 그걸 아는 관계자들은 삭제하자마자 허공에 대고 셔터를 다다다닥 눌러요. 그럼 그 넘버는 깨져버리죠. 그러니까 다들 메모리카드를 여러 개 갖고 있다가 삭제 당하면 교체해서 이어 찍어요.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돈 들이면 복구가 될 수도 있겠죠.”


멤버들도 즐겨 찾는 탑시드 홈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F는 결국 홈을 닫았다. 운영하면서 일반 팬들과의 교류에서 생기는 여러 스트레스가 극심했고, 견제와 시기 질투, 사소한 지적이나 비방, 음해가 도를 넘자 미련 없이 손을 놨다.


“애들은 홈 닫으면 가만 안두겠다고 농담처럼 협박을 했죠. 계속 ‘안 닫을 거죠?’하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해줬어요. 그냥 미안하다고 너무 바빠서 그랬다고 하고 다른 팬들 때문에 힘들어서였다고는 끝까지 말 안했어요. 그냥 애들 가끔 보면 괜히 미안해지고 그래요. 덕후의 원죄의식인가?”



[르포] 돈벌이·금전 사기·스토킹…뒤틀린 팬심의 결말은?③에서 계속.






ETC 로코인 듯 로코 아닌 로코 같은 영화 '로코' 영화인데 로맨스가 1도 없다?!로코 영화의 필수 요소인 키스신 하나 없는 '로코' 영화, '어쩌다, 결혼'이다.각자의 필요에 의해 딱 3년만 결혼한 '척'하기로 한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어쩌다, 결혼'이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18일 용산 CGV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먼저 영화를 보고 온 입장에서, '어쩌다, 결혼'을 볼 예정인 관객을 위해 몇 가지 관람 팁을 준비해봤다.# 로맨스 없는 로코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극 중 성석(김동욱)과 혜진(이채은)이 함께 등장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정말 로맨스가 1도 없기 때문. (심지어 이마저도 분량이 많지 않다.)김동욱의 로코 복귀에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관을 찾았다면, 생각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적로맨스가 없다는 점과 더불어 '어쩌다, 결혼'의 가장 큰 특징이다.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적인 내용이라는 것.성석과 해주(고성희)가 처음 만나는 맞선 자리부터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와 결혼 준비 과정까지.주변에 하나쯤은 있을 법한 이야기로 꽤 공감을 산다.하지만,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일까.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반전 같은 극적인 요소는 덜하다.# 10분 만에 결혼하는 빠른 전개이 영화, 남다른 전개 속도를 자랑한다.영화 시작 10분 만에 결혼을 약속하는 만큼,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절대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듯하다.하지만, 빠른 전개에 치중하느라 중간중간 개연성이 살짝 떨어진다.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갑자기? 여기서?'를 자주 마음 속으로 외치게 되고, 부족한 개연성 때문에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허탈함이 몰려올 수 있다. # 한꺼번에 쏟아지는 주변 인물주인공 성석과 해주 외의 주변 인물이 참 많은 영화다.영화 초반부터 후반까지 예상치 못한 배우들이 깜짝 등장하고, 특히 해주를 좋아하는 서과장(조우진)과 성석에게 집착(?)하는 수정(김선영)이 제대로 시선 강탈을 한다.이들이 주는 재미가 크긴 하나 한꺼번에, 연이어 쏟아져 나와 정신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관계가 크게 이해가 되지 않거나 어려운 건 아니지만, 이들이 한번에 등장하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김동욱-고성희 케미, 꽤 괜찮다!김동욱과 고성희의 케미가 궁금하다면,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볼 것을 추천한다.두 사람의 케미가 꽤 괜찮기 때문.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해야 하는 성석과 가족들의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해주.서로 다른 이유지만, 결혼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진 두 사람을 연기하는 김동욱과 고성희 조합은 기대 이상이다.때로는 모르는 사이인 듯 각자의 길만 가고, 때로는 서로 돕는 오묘한(?) 성석과 해주의 관계를 잘 연기했다.김동욱은 성석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잘 표현했고(무엇보다 그의 술 취한 연기는 믿고 봐도 좋다), 고성희도 쿨한 성격의 해주 역과 잘 어울렸다.처음 보는 김동욱과 고성희 조합이 의심(?)스러웠다면, 그 의심은 멀리 날려버려도 좋다.사진 = '어쩌다, 결혼' 공식 포스터, '어쩌다, 결혼' 스틸컷김민지 기자 kimyous16@news-ade.com
ETC '극한직업' 선희에게 별걸 다 물어본 인터뷰.txt '극한직업'의 선희, 대사도 없이 임팩트가 굉장했다. '대체 저 배우가 누구지?' 궁금증을 유발했던 선희, 장진희를 만났다. 아직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장진희의 생일부터 과거(?)까지 탈탈 털어봤다. 이름 장진희. 생년월일 1985년 4월 21일. 키는 173cm 언저리다. "잴때마다 다른데 172.8cm에서 173.4cm까지 나왔어요. 최근에 잰 키는 173.1cm입니다(웃음). 더 커보인다고 키를 줄여 말하는 거 아니냐는 분들도 있어요. 오디션에서 175cm인 다른 분들과 키를 재보기도 했었죠."운동선수 출신, 액션스쿨 배우 등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선수 출신도 아니고, 액션스쿨 배우도 아니다. 2000년에 데뷔한 베테랑 모델인 장진희, 당시 나이 16세였단다. "2000년, 열여섯살에 데뷔했어요. 어릴 때 슈퍼모델 대회를 보면서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명동에서 명함을 받은 거예요. 그때는 '길거리 캐스팅'의 시대였거든요(웃음). 집에 와서 자랑을 했는데, 엄마가 이왕 할거라면 제대로 된 곳에서 제대로 배우라고 얘기하셨어요. 그래서 모델라인에서 정식으로 워킹을 배우면서 시작했죠."별명은 '짱콩'. 장진희 + 검은콩이다. 어원(?)을 들어보자. "어떤 행사에서 짧은 머리 가발을 쓰고 까맣게 태닝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같이 있던 사람들이 '너 검은콩 같아!' 해서 짱콩이라고 놀렸는데, 지금도 짱콩이라고 불리고 있어요."실제 성격을 세 단어로 표현하면? 장진희의 답은 '솔직, 털털, 꼼꼼'."여우 같은 곰이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생긴 건 여우 같은데 속은 곰이래요. 여우인지 곰인지는 좀 더 살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외동딸이다. 고향은 서울. 7년 전 독립해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 이름은 하마. 물을 많이 마시기 때문. '험악한 사람 아니다'라고 말하는 장진희가 약간(?) 험악해지는 순간은 하마가 어지를 때다. "제가 아끼는 것만 망가뜨려요. 정확하게, 오차 없이. 제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이라 제 냄새가 많이 나서 그렇겠죠? '최애템'만 골라서 노리시는, 참 정확한 분이에요."스스로 말하는 장점 3가지는? "씩씩하다? 우와, 세 가지라니... 아,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하나 남았네요. 음. 근성이 있는 것 같아요."단점 세 가지는? "다리가 굵고요(웃음). 키가 너무 크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아무래도 배우 일을 하려고 하니까 큰 키가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그리고... 너무 잘 먹어요! 멈출 수 없는 식탐? 먹는 날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먹어요. 그리고 운동을 하죠."'극한직업'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첫 오디션에서는 액션이 아닌 대사 테스트를 했단다(정작 극 중 대사는 거의 없는데!).선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카리스마'. 싸움이 생활이 되어버린 선희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호흡과 소리마저 조절했다."정말 무섭게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선희의 행동이)저 스스로 느낄 때도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코미디 영화인데 저 혼자 굉장히 진지했던 것 같아요(웃음). '난 선희니까!' 그런 마음?""'럭키몬스터'에서도 나쁜 여자예요. 액션은 전혀 없고요. 굉장히 수수한 모습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선희랑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사진 = '극한직업' 스틸, 최지연 기자안이슬 기자 drunken07@news-ade.com
ETC '이 정도였어?' 외국에서도 알아준다는 한국 가수들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들이 있다.그렇다면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국위선양하고 있는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한 눈에 볼 수 있게 모아봤다.▷ 초신성(현 슈퍼노바)지난 2007년 데뷔한 초신성은 2년 후 활동 반경을 일본으로 넓힌 뒤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다만, 지난해 이뤄진 재계약에서 성모가 빠지면서 팀명을 슈퍼노바로 변경하고 재데뷔했다.이후 발표한 '챕터(Chapter) II'로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인기를 보여줬다. 이에 앞서 초신성으로 활동할 당시 '그리운 날에', '나나이로' 등을 발표해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으며, 지난 2015년 약 1만6천명을 동원한 부도칸 공연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갓세븐퍼포먼스부터 라이브까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자랑하는 갓세븐. 해외에서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세계 17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 '갓세븐 2018 월드 투어 -아이즈 온 유'를 통해 인기를 실감했는데, K팝 그룹으로는 최초로 미국 뉴욕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공연을 열며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 때 폭스 5 채널 토크쇼 '굿모닝 뉴욕'에 출연했고, 빌보드, 피플, 포브스, 엔터테인먼트 매거진 J-14, 버즈피드와 인터뷰를 갖는 등 현지의 남다른 관심을 받았다.지난해 12월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 '프레젠트 : 유앤미'의 타이틀곡 '미라클' 로는 아이튠즈 앨범 차트 전 세계 11개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고,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에서 4번이나 1위를 기록했다. 이 곡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방송 활동 없이 KBS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 몬스타엑스몬스타엑스는 방탄소년단의 뒤를 잇는 케이팝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덕분에 새 앨범 '위 아 히어(WE ARE HERE)'가 지난 18일 발표되자마자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몬스타엑스. 지난해 세계 20개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열었고, 미국에서도 톱스타들만 참석한다는 '징글볼 투어'에 함께 했다. 특히 이 '징글볼 투어'는 케이팝 그룹으로는 최초로 이룬 쾌거라 의미가 남달랐다.▷ 카드2016년 데뷔한 카드. 프리 프로모션 차원의 선공개 디지털 싱글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데뷔 전 미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2017 와일드 카드 투어'를 가졌다. 데뷔 후에도 인기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매 회 5~6천석 규모로 남아메리카 투어를 열었다. 이와 관련해 카드는 SBS '본격연예 한밤'에 출연해 "특히 브라질 공연의 경우 "콘서트 예매 동시접속자 수가 10만 명이나 됐다"고 밝혔다.▷ 드림캐쳐화려한 퍼포먼스와 독보적인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는 드림캐쳐는 최근 발매한 네 번째 미니 앨범 '디 엔드 오브 나이트메어(The end of Nightmare)'로 아르헨티나, 핀란드, 홍콩 등 9개국에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했다.지난해에는 첫 월드투어 '플라이 하이(Fly High)'를 진행했는데 브라질에서 전석 매진을 이뤄내며 현지 인기를 확인했다.사진 = 윤학 인스타그램, 갓세븐 트위터, 갓세븐 인스타그램, 몬스타엑스 트위터, KARD 인스타그램, 드림캐쳐 컴퍼니 제공최지연 기자 cjy88@news-ade.com
ETC 정지훈이 스스로 '옛날 사람'이라고 말한 이유 "저도 옛날 사람 다 됐나 봐요. 하하하." 인터뷰 도중에 갑자기 튀어나온 정지훈의 한 마디였다. '자전차왕 엄복동'의 주인공이자 과거 실존 인물 엄복동을 연기했기 때문에 나온 말은 아니었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만큼,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정지훈. 그가 들려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탈탈 털어봤다.Q: 엄복동을 준비한 과정은?"그분이 어떤 삶을 사셨는지 자료를 많이 찾아봤는데요, 남아있는 기록이 거의 없더라고요. 아카이브에 남아있는 옛날 기사 및 사진 몇 장이 전부였어요. 그래서 당시 살았던 분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자문을 구했습니다.""캐릭터의 행동이나 제스처, 억양 등은 제 아버지의 유년기를 참고했어요. 엄복동처럼 시골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셨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Q :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건?"자전차 선수 역할이다 보니 자전거 훈련이 가장 힘들었어요. 촬영 전부터 한체대에 들어가서 3개월간 선수들과 합숙 훈련받았어요. 7개월간 촬영하면서 하루 8시간씩 꾸준히 탔어요.""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쉴 틈 없이 자전거를 타고 촬영 해야만 했어요. 그래서 종종 빨리 해가 떨어지길 바랐던 적도 많았습니다. (웃음)"Q : 엄복동을 연기하면서 공감되는 부분은?"공감보다는 그 분이 살아온 이야기가 연예인들이 겪는 일과 비슷한 게 많다고 느꼈어요. 자전거 하나로 주목받아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가, 한 순간의 잘못으로 추락하는 과정이 닮았달까요.""개봉 전부터 논란됐던 엄복동의 말년 이야기는 저도 다 읽어봤어요. 그릇된 행동은 바로잡아야 하고, 혼나야 하는 게 마땅해요. 한편으로는 어떤 삶을 살았기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어요."Q: 엄복동 과거사 이외 여러 가지 논란이 많았다. 아쉬움은 없는지?"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기 때문에 논란은 반드시 생기기 마련인데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저는 무사히 촬영을 끝마쳤다는 점에 만족해요.""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프로답게 제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결과물은 관객들이 평가하는 것이기에 제가 감히 논하거나 아쉬워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Q : 과거보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결혼의 영향인가? (웃음)"확실히 영향은 있어요. 가정이 생기면서 안정감을 찾았고, 다른 데 신경 쓸 필요 없이 제 분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그리고 보는 시야가 많이 달라졌어요. 과거에는 오로지 목표 하나만 보고 달렸다면, 요즘에는 주위도 돌아보고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게 많아졌어요. 결혼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었거든요."Q : 그렇다면,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다양성영화나 단편영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요. 젊은 감독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많이 배우고 있고요. 이제 주연보다는 신스틸러나 악역 등도 해보고 싶어요.""가끔 그분들이 '전화기'로 영상을 찍어 편집을 거쳐 유튜브에 게재하는 과정은 볼 때마다 신기해요. 저도 옛날 사람 다 됐나 봐요. 하하하."Q : '전화기'라는 표현을 쓰는 걸 보니, 옛날 사람 맞는 것 같다. (웃음)"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스마트폰'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입에 잘 안 붙어요. (웃음) 전 전화기 세대거든요. 하하하. '전화기'라고 말하면, 못 알아듣는 분들도 있더라고요."Q: 가수 비로서 향후 활동 계획은?"지난번 '아는 형님'에서 오랜만에 춤췄는데... 댄스 가수로서는 힘들 것 같습니다. 몸이... 예전과 달리 아픈 곳이 많아졌거든요. 하하하. 그렇다고 가수 은퇴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때가 되면, 비로 돌아오겠습니다."사진 = '자전차왕 엄복동' 스틸, 레인컴퍼니 제공석재현 기자 syrano@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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