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LINE// 인터넷 개인방송이 대중적인 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유명 BJ는 연예인 못지않은 명성을 떨치며 인기를 모은다. 마이크 앞에서 떠드는 일이 얼핏 쉬워 보이지만 BJ들은 콘텐츠 전문가다. 그들은 체계적인 방송 시스템 아래에서 콘텐츠를 연구하고 개발한다.
다만 수많은 스태프가 연예인과 함께 하듯, 수많은 아프리카TV 본사 직원들이 BJ 뒤에 포진해 있다. 아프리카TV 직원들은 BJ와 어떤 관계이고 어떤 일을 할까? 어떻게 아프리카TV에 입사할 수 있을까?
김영종 인재개발팀 부장을 만나 아프리카TV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탈탈 털었다. 또 보다 확실한 채용 과정의 검증을 위해 지난 6월 진행된 공채를 통과한 입사 1개월차 유은아 홍보팀 신입사원도 모셨다. 아프리카TV 채용에 관한 두 사람의 말, 얼마나 일치할까?
※ 사전 협의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뷰는 각자 따로 진행했고, 글은 재구성했습니다.
Q. 아프리카TV 직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 : 미디어사업부에서는 BJ와 함께 유저(사용자)들에게 어떻게 전문지식을 쉽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유저커뮤니케이션팀에서는 열린 자세로 고객상담을 맡고요. 홍보팀에서는 한 명의 유저로서 자신만의 시각을 갖고 회사를 알리고 있죠.
유 : 홍보팀으로서 언론 응대, 취재지원 등을 기본적으로 맡고 있어요. 최근에는 역사 방송을 하는 BJ 한나와 함께 희망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요. 희망프로젝트 중 하나로 BJ 한나의 방송을 본 아프리카TV 유저들이 기부금을 모아 위안부 관련 방송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Q. 방송 경험이 많을수록 좋겠네요?
김 : 직무에 따라 달라요. 개발팀 지원자 중에는 스타트업이나 창업에 도전했던 사람이 꽤 있는데요. 경력 한 줄보다 자신이 어떻게 주도적인 기여를 했느냐가 중요하죠. 힘든 곳에서 역량을 보여주던 사람이라면 훨씬 훌륭한 인프라를 가진 아프리카TV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죠?
유 :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 그것들로부터 전문성을 뽑을 수 있거든요. 만약 봉사활동을 하는데 내가 홍보에 관심이 있다? 그럼 이 봉사활동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해보면 돼요. 여행을 가더라도 ‘나의 여행기를 어떻게 재미있게 써야 사람들이 많이 볼까’를 고민한다든지요.
Q. 역시 ‘이력 < 자소서’ 겠군요.
김 : 네 그렇죠. 좋은 자소서의 예시를 들면 다음 공채에서 비슷한 자소서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말씀 드리기 어려워요. 단, BJ 체험을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콘텐츠를 만들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느끼는 점이 많으니까요. 거기에서 나만의 이야기가 나오는 거겠죠.
유 : 다른 회사의 홍보팀에서 했던 인턴 생활이 큰 도움이 됐어요. 아프리카TV는 미디어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곳이니까 영상을 제작하는 곳에서도 일 해봤고요. 직무와 관련된 활동을 했던 경험을 잘 녹였죠.
Q. 그래도 고스펙은 필수죠?
김 : 아닙니다. 스펙에 기준을 맞추고 미달자를 잘라내면 간단하겠지만 아프리카TV의 서비스를 제대로 알고 도전하는지는 스펙만으로 알 수 없거든요. 6월 공채에 1500여 명이 지원했는데 모든 서류를 다 봤습니다. 실제로 많은 지원자들이 이력서 취미란에 ‘아프리카TV’를 썼는데 물어보면 딱 티가 나요. 그게 진짜 취미인지 아닌지.
유 : 물론 높으면 좋겠지만 스펙이 전부가 아닌 건 확실해요. 면접이 끝나고 다른 지원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저보다 훌륭한 것 같은 사람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선택받은 사람은 저니까요.
Q. 면접이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들었어요.
김 : 공채는 서류, 1차 면접, 2차 면접, 합격자 발표 순서로 진행되는데요. 1차 면접에서 집단면접, PT면접, 토론면접이 있어요. 셋 중 하나를 지원자가 선택합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1차, 2차, 3차로 나눠서 면접관과 대면하는데, 그 방식이 훌륭한 사람을 모시는 데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선택권을 넘긴 겁니다.
유 : 저는 집단 면접을 선택했어요. 집단 면접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까 짧은 시간에 저를 많이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죠. ‘고객에게 사진을 보내줘야 하는데 카메라 메모리가 몽땅 삭제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직접 모바일로 촬영한 다음 방송을 캡처해서 보내면 좋겠다고 대답했어요.
(여기에만 신미래 홍보팀 대리의 말을 덧붙인다. 유은아 사원의 면접관이었기 때문이다.)
신 : 황당한 질문처럼 들리지만 현장에서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거든요. 아프리카TV와 잘 접목해서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서비스를 잘 이해하고 들어왔다는 게 느껴졌어요. 6월 공채의 PT 면접 질문 중 하나는 ‘아프리카TV 사보가 있다면 어떻게 만들겠는가’였어요. 이것 또한 아프리카TV의 서비스를 잘 알아야 하는 주제죠.
Q. 2차 면접은요?
김 :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는 부분이 2차 면접입니다. ‘비 더 비제이(Be the BJ)’라는 전형인데요. 직접 BJ가 돼 서비스 주체로서 경험을 해보는 거죠. 그 경험이 어떤 부서에서든 일과 연관이 되고,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밑거름이 되거든요.
유 : 비 더 비제이에서 상담방송을 진행했어요. 혼자 먹방을 보여주는 것 보다 채팅으로 소통하는 게 나을 것 같았거든요. ‘5cm 힐과 9cm 힐 중 뭘 신을까요’ ‘치킨, 피자 중 뭐가 더 좋을까요’ 별별 질문이 다 있었어요. 힐 질문에는 ‘이왕 발 아플 거 높은 신발 신고 가세요’라고 대답했더니 막 웃더라고요. 유저들과 제대로 소통했죠.
Q. 나이 제한은 없나요?
김 : 정말 정말 정말 없습니다. 개발팀에 있는 소피는 스물셋이고요. 이번 공채에서도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제한이 없는 이유는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성장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학력 제한도 없앨 예정이에요. 공채 전형에 포함된 고졸자 채용 전형을 만들 계획입니다.
유 : 저는 올해 스물여덟…. (분명 말을 한 번 삼켰다가 다시 꺼냈다) 음,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뭘 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보통의 남들보다 늦은 만큼, 넋 놓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물론 사람마다 처지가 다르겠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아프리카TV,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회사일까요?
김 : 내 능력과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사람. 주도적이란 말의 뜻은 일의 근원과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끄는 것입니다. 내가 사원이라고 한계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잘 될 수 있도록 이끌어가야 한다는 뜻이죠.
유 : BJ들을 봐도 느낄 수 있어요. 그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할수록 인기가 높아져요. 직원들도 다른 팀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서로 뭘 원하는 걸 알고, 그 속에서도 내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돼요. 물론 저는 아직 그 점이 부족해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