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덕안내서] 가랑비에 옷 젖듯 안재홍에 빠졌다

기사입력 2015.11.27 3:0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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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LINE//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분명히 이 배우를 기억할 것이다. 분량은 5분 미만인데 존재감은 주연 못지않은 안재홍(김정봉 역)을.

 

체육복 바지에 상의를 집어넣고, 배를 내밀고 다니면서 복권과 우표를 모으는 덕후 정봉. 성덕선(혜리 분)의 남편 후보가 아니지만 나올 때마다 시선을 빼앗고, 대사 없이 무심한 듯 지나가지만 눈길이 간다.

 

우리를 제대로 사로잡은 신 스틸러 안재홍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본인에게 직접 확인한 내용들만 모은 배우 안재홍의 입덕 안내서를!

 

 

86년생으로 딱 서른 살. 부산에서 태어나 부모님은 해운대구에 살고 있고, 건국대 입학 후 학업을 위해 혼자 서울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본인 스스로 데뷔작은 2011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북촌뱡향’이라고 말했고, 이외에도 많은 단편,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이 작품 중에 안재홍의 매력이 폭발하는 보석 같은 영화가 제법 있다. 안재홍과 족구공이 하나된 물아일체의 경지를 보여준 ‘족구왕’, 호평을 받은 ‘1999, 면회’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눈에 띄는 부분이 연출이다. 건국대 영화과 출신으로 연출도 할 줄 아는 남자다. ‘열아홉, 연주’에 이어 지난 2월 ‘검은 돼지’ 촬영을 마치고 해외 영화제 출품 중이다. ‘검은 돼지’를 작업하며 연출, 주연, 제작, 투자까지 1인 4역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더 이상의 연출 작품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연기자로서 컷, 프레임 등을 공부하려고 했을 뿐, 감독의 꿈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입덕 시동을 거는 ‘응답하라 1988’. 방송 3주 만에 쌍문동 정봉은 유명인이 됐다. 안재홍이 어찌나 맛깔스럽게 연기하는지 나오기만 하면 시선 집중이다. 관계자에게 들은 기쁜 소식은 앞으로 정봉의 분량이 점점 늘어날 예정이라는 것.

 

# 정봉의 매력은 이제 시작입니다

 

 

‘응팔’ 대입 6수생인 정봉은 집안의 애물단지다. 그러나 라미란이 구박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3년 전, 복권 모으기 덕후력을 발휘해 올림픽 복권 1등에 당첨, 가난한 집안을 일으켰기 때문. 반전과 한 방을 가진 인물이다.

 

정봉은 마지막 남은 큐브를 맞추기 위해 밤을 새우고, 드라이기와 핀셋을 이용해 정교하게 우표를 수집한다. 1판에 50원인 오락실 게임에도 집착한다. 이후 어떤 분야에서 덕후력을 보여줄지, 이 덕후력은 10년 뒤 정봉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굉장히 기대된다.

 

안재홍은 마땅한 취미가 없는 자신과 달리 원조 덕후 정봉을 연기해 “즐겁고 재밌다”고 했다. 이어 “‘응답하라’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만약 다음 시리즈가 기획되면 오디션이라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감히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못 했다”고 털어놨다.

 

 

정확히 2년 뒤 ‘응답하라 1988’ 오디션을 보고 제작진과 첫 미팅을 가진 그는 “오디션 병신인 것 같다”라는 솔직한 심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홍은 “‘응팔’을 향한 관심이 너무 높아서 외부에 알려질까 봐 캐스팅 사실을 얘기하지 못했다. 서로 캐스팅되고 (고)경표와 술을 마셨는데 둘 다 끝까지 말 안 했다. 기사를 통해 경표가 출연한다는 걸 알았다. 먼저 알리고 싶어서 간질간질했지만 꾹 참았다”며 웃었다.

 

# 제 매력은요?

 

안재홍에게 자신의 매력을 꼽아달라고 했더니 몹시 부끄러워했다. 그는 이 질문을 듣고 3일 가까이 고민했다. 깊게 고심하는 모습이 뭔가 ‘정봉’스러웠다.

 

 

수줍어하던 그는 “아무리 고민해도 특별한 매력이 없는 것 같다. 매력이 없는 게 매력이다”라고 했지만 ‘응팔’ 열혈 시청자들은 A4 한 장도 꽉 채울 수 있다.

 

특히 정봉의 인기가 치솟은 이유 중 하나는 캐릭터와 딱 맞아 떨어지는 안재홍의 외모도 한몫했다. 유일하게 분장을 하지 않아 홍조를 띤 양볼, 텔레토비 닮은 몸매, 짙은 쌍꺼풀까지 매력 화수분이다.

 

여기에도 숨겨진 비하인드가 있다. 안재홍은 “신원호 PD님이 정봉은 6수생이고 야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피부도 하얗고 살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목이 1988이라서 88kg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족구왕’과 비교해 10kg을 찌웠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와 함께 자신의 외모를 얘기하던 안재홍은 “쌍꺼풀 수술한 거 아니냐고 오해하는데 정말 안 했다”며 성형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 10년 자취 요리왕, 부타동 만드는 남자

 

연기 잘하고 매력 넘치는 안재홍은 요리도 잘한다. 개인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여기가 배우 SNS인지, 맛집 블로거 SNS인지 헷갈릴 정도다.

 

 

지방 촬영 가면 그 지역 맛집부터 검색하는 안재홍은 음식 사진을 SNS에 올려 인증샷을 남긴다. 이유는 “맛있는 음식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또한, 10년 자취 생활의 내공이 느껴지는 부타동(돼지고기를 올린 일본식 덮밥 요리), 닭봉은 직접 만들어 SNS에 올렸고, 부산 소고기 국밥, 남원 꽃게장, 전주 물짜장, 신사 아구찜, 안동 찜닭, 대전 튀김소보로 등 각 지역 맛집 음식 사진들이 가득했다.

 

안재홍은 “보통 10년 정도 자취를 하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매일 시켜먹거나, 직접 만들어 먹거나. 난 후자다. 요리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나만을 위한 간을 맞추고, 나만을 위한 플레이팅을 멋지게 한 뒤 혼자 먹는다. 최근 차슈 요리에 빠졌는데 잘 만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안재홍 필모 정복

 

마지막으로 안 보면 후회하는, 안재홍의 매력이 철철 넘치는 작품을 셀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북촌방향’ ‘1999, 면회’ ‘족구왕’을 꼽았다.

 

 

- ‘북촌방향’ 학생1

 

안재홍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은 거장 홍상수. 홍 감독은 안재홍이 졸업한 건국대 영화과 교수라서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다. 안재홍은 자원해 홍 감독의 촬영장에 나가 심부름을 하고 현장 통제를 하기도 했다. 홍 감독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북촌방향’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도 단역인데 왜 이 작품을 추천하는지 물었다. 그는 “학생 1, 2, 3 중에서 1을 했다는 건 의미가 크다. 3~4장면 나오는데 집중해서 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유준상 선배님과 막걸리 마시는 학생이 나다. 이 영화의 정서가 너무 좋다”고 답했다.

 

- ‘1999, 면회’ 승준

 

안재홍의 첫 장편영화 주연작으로 대학에 떨어진 재수생 승준을 연기했다. 꽃미남은 아니지만 어리숙하고 우직한, 신선한 얼굴 안재홍을 발견하게 된다.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남자 배우상을 수상했다.

 

- ‘족구왕’ 만섭

 

안재홍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족구에 살고, 족구에 죽는 족생족사’ 홍만섭으로 분해 대역을 쓰지 않고 영화 속 현란한 기술을 직접 소화했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건 바보 같다”라는 대사를 남겼고, 제15회 디렉터스컷 신인연기상, 제2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 번외편, 놓치면 안 되는 ‘응팔’ 정봉의 명장면

 

 

안재홍은 ‘응팔’이 방송되는 매회 명대사, 명장면을 남겼다. 단 1분을 나와도 덕후 정봉의 캐릭터가 그대로 설명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2화 “어머니 백원만 주십시오”, 5화 “할아버지께서는 말하셨습니다”, 6화 “난 아저씨가 아니야” 등의 대사는 배꼽을 잡게 했다.

 

 

 

 

사진=tvN ‘응답하라 1988’ 화면 캡처, 안재홍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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