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LINE//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쌍문동 골목 4인방만큼 남다른 존재감을 빛내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의 부모다. 신원호 PD는 전 시리즈에 비해 ‘응팔’에서 가족 이야기에 무게를 실었고, 어른들의 에피소드 역시 극을 이끄는 핵심 요소가 됐다.
이에 택이 아빠와 선우엄마로 출연 중인 최무성, 김선영 역시 골목 4인방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했는데,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으며 의지하는 모습으로 애틋한 중년 로맨스를 형성해 보는 이들의 열띤 지지를 받고 있다.
혹자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최무성과 김선영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 사실 '응팔'이 방송되기 전까진 이들이 지금처럼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 기회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생소했기에 신선한, 최무성과 김선영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봤다.
# 최무성, ‘악마를 보았다’ 인육 먹는 남자 기억하시나요?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택이 아빠’ 최무성의 본명은 최명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때부터 개명한 이름인 최무성으로 활동했다. 지난 2002년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다.
여느 배우가 그렇듯 최무성 역시 어린 시절부터 배우에 대한 꿈을 키웠다. 소속사 일광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10대 시절부터 연기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고, 이후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2005년 문소리, 이선균 주연의 영화 ‘사탕’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어느 작품이건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최무성은 특유의 연기 색깔이 있다. 분량이 몇 안 되는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것으로 승화시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영화 ‘악마를 보았다’인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살인마 최민식(장경철 역)의 친구로 나온 최무성을 기억할 것이다. 자신의 아내가 최민식과 부엌에서 성관계를 나누는 것을 알고도 씩 웃으며, 감정이라고는 없는 ‘짐승’같은 연기를 보여줘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꾀죄죄한 옷차림에 덥수룩한 수염으로 스테이크를 먹듯 인육을 우아하게 먹는 모습 역시 최무성이기에 가능한 연기였다.
악한 듯 선한 얼굴, 양면성을 지닌 마스크가 메리트인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영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서는 김명민(명탐정 김민 역)에게 패한 뒤 이 수모를 기억하겠다며 자신의 팔을 물어뜯어 흉터를 남기는 등 서늘한 연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는 라미란과 코믹한 불륜 커플로 완벽한 호흡을 맞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고, KBS 드라마스페셜 ‘상권이’에서는 유일하게 상권(이문식 분)을 돕는 정호 역으로 열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무성은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줄 아는 영리함을 지녔다.
# 김선영, 늘 누군가의 엄마? 존재감은 주인공
김선영 역시 최무성과 마찬가지로 연극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연극계에서는 연기 잘하기로 손에 꼽는 배우 중 한명이다. 김선영의 남편은 영화 ‘소통과 거짓말’을 연출한 이승원 감독으로, 지난 2004년 단편영화 ‘모순’ 촬영으로 처음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
김선영은 연극 ‘뷰티퀸’, ‘연극열전3’ ‘경남창녕군길곡면’ 등의 무대에 섰다. 영화 데뷔작은 2005년 ‘잠복근무’로 단역인 선생님으로 출연했고, 이후 ‘아이스케키’ ‘위험한 상견례’ ‘음치클리닉’ ‘또 하나의 약속’ 등의 영화로 활동을 이어갔다. 매 작품마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연기로, 한 번 인연을 맺은 감독들이 다음 작품에서 또 찾는 배우다.
부산 출신인 그는 정겨운 사투리 연기를 주로 보여줬다. 현재 ‘응팔’에서도 아들 선우(고경표 분)이라면 꼼짝 못하고, 봉황당 택이 아빠 최무성을 알뜰살뜰 챙기는데, 농익은 사투리 연기가 일품이다. 남편과 일찍 사별해 홀어머니가 된 선우엄마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짠내’를 풍기고 있기도 하다.
tvN ‘꽃할배 수사대’에서도 그의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사투리 연기는 빛났다. 남편과 딸을 향한 거침없는 타박과 구타(?)를 남발하는 엄마로 억척스럽지만 정겹고 웃긴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또 마지막 회에서는 늙어버린 아들 이준혁(이순재 분)을 “그동안 속여서 즐거웠냐”며 자동으로 무릎을 꿇게 만드는 포스를 발휘했다.
이렇게 김선영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극의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기력을 과시, 주인공 부럽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해왔다.
# 최무성-김선영, ‘중년썸’ 결실 맺게 해주세요
‘응팔’에서 최무성과 김선영의 멜로는 덕선(혜리 분), 정환(류준열 분), 택(박보검 분)과 선우-보라(류혜영 분) 러브라인 못지않은 시청자들의 관심사다. 앞서 두 사람은 ‘꽃할배 수사대’에서 스치듯이 짧은 분량이지만,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런 그들이 ‘응팔’ 속 청춘남녀의 신선한 로맨스와는 또 다른,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따뜻한 멜로를 형성한 것. 설렘보다는 익숙함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공략한 이들의 ‘중년 썸’은 ‘응팔’을 보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최무성과 김선영은 서로의 결핍과 상처를 이해하고, 이를 채워주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홀로 자식을 키운 강인함으로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숨긴 두 사람이 밥상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신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설렘보다는 익숙함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공략한 이들의 ‘중년 썸’은 ‘응팔’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 11회 방송에서는 김선영이 아들이 또 생긴다는 점괘를 듣는 모습이 그려지며, 그 아들이 택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 최무성과 김선영이 가정을 합친다면, 자연스럽게 친구 사이였던 선우와 택이 형제가 된다.
게다가 12회에서는 최무성과 김신영의 관계를 눈치 챈 선우가 혼란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져 앞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최무성과 김선영의 ‘썸’이 결실을 맺어 두 가정이 합치게 될 것인지는 앞으로 남은 8회 방송을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응팔’을 끝까지 봐야 할 이유가 또 생겼다.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영화 '연애의 온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