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에게 실내체육관은 좁았다..단독 콘서트 '필더보이스'

기사입력 2015.12.28 1:0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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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LINE// 여성 보컬리스트로서 큰 규모의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거미에게 만큼은 달랐다. 왜 이제야 그가 실내체육관에 입성했는지 의문일 만큼 관객석은 3층까지 가득 찼다. 호소력 짙은 거미의 목소리는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웠으며, 그의 성량은 공연장 밖까지 빠져나갈 만큼 풍부했다. 거미에게 실내체육관은 너무 좁아 보였다. 이 모든 건 대체 불가한 보컬을 지닌 거미였기에 가능했다.

 

거미는 지난 27일 오후 6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단독콘서트 '필더보이스(Feel the Voice)'를 개최했다.

 

이날 가슴이 파인 미니 블랙 드레스 의상을 갖춘 거미는 정규 2집 타이틀곡 '기억상실'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그를 기다리던 관객들은 환호했고, 거미의 풍부한 감성과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화려한 폭죽 효과는 곡의 극적인 효과를 뒷받침했다.

 

소름 돋는 무대를 선보인 거미는 이어서 '내 생각날거야', '날 그만 잊어요', '아니', '사랑은 없다'를 연달아 열창했다. 특히 '날 그만 잊어요'는 댄서 한선천과의 현대무용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꾸며져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쉬지 않고 다섯 곡을 잇달아 선보인 거미는 관객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데뷔한지 13년째 되는데 이렇게 큰 공연장은 처음이다. 자리를 가득 채워주신 여러분을 보니까 감격스럽고 설렌다"며 "강렬한 입장을 하기 위해 5곡을 연달아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이 오늘 하루만 진행되기 때문에 내일이 없는 것 처럼 노래를 선곡했다"며 관객들의 환호를 받은 거미는 '남자라서'와 '미안해요'를 불렀다. 특별히 '미안해요'에서는 랩 파트를 직접 소화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거미는 OST 세 곡 '눈꽃', '님은 먼 곳에', '통증'을 불러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거미는 "수입 적으로 가장 결과가 좋았던 '눈꽃', '통증'은 내 효자곡"이라며 농담하는 여유를 보였다. 또한 그는 "저는 알앤비의 여왕, OST의 여왕 등 좋은 수식어가 있다. 공주는 아니다"라고 말해 관객들을 웃게 했다.

 

다음 무대는 첫 번째 게스트 휘성이 꾸몄다. "거미 친구 휘성"이라며 등장한 휘성은 거미와 함께 '스페셜 러브(Special Love)'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무대 후 휘성은 "3층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봤다. 거미가 이렇게까지 잘될 줄 몰랐다"며 공연장의 열기를 증언했다. 그는 "콘서트를 약 150번 해보니까 다음 곡부터는 달리는 곡이 나올 느낌이 온다"며 '가슴 시린 이야기', '인썸니아(Insomia)'로 단독 무대를 선보였다.

 

이후 강렬한 핫핑크 색상의 의상으로 갈아입고 나온 거미는 휘성의 말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이의 꿈'과 이승철의 '소녀시대', 신승훈의 '로미오&줄리엣'을 열창했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을 위한 그의 배려심이 돋보였다.

 

두 번째 게스트는 에픽하이였다. "죽는 순간까지 가족일 것이다"라며 거미에게 애정을 표현한 에픽하이는 '본 헤이터(Born Hater)', '돈 헤이트미(Don’t Hate Me)'와 함께 유쾌한 멘트로 열광적인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1, 2, 3층의 관객들과 함께 "거미 파이팅!"을 외치며 콘서트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숨을 고른 거미는 분위기를 바꿔 주현미의 '추억으로 가는 당신', 박정현의 '몽중인',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등의 커버곡 무대를 선보였다. 그의 말처럼 '내일이 없는 것' 같은 무대의 연속이었다. 애절한 거미의 음색은 원곡이 주는 감동 그 이상을 선사했다.  화려한 무대 연출과 구성, 밴드 7인조, 코러스 3인조, 스트링 12인조로 구성된 대형 세션의 풍부한 사운드와 이에 어우러지는 거미의 소울풀한 가창력은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공연의 끝을 앞둔 거미는 "제가 초반에 '내일이 없을 것처럼 공연 순서를 짰다'고 했는데, 좀 그런 것 같지 않냐"며 "경연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던 어려운 곡들을 지금 연거푸 하고 있다. 다 여러분 덕이다. 많이 환호해주셔서 감사하다. 잠깐의 슬럼프가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교만이었다. 오늘 공연을 통해 더 많이 느끼고 배웠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연 프로그램을 하면 명이 줄어드는 것 같다"며 유쾌함을 잊지 않았다.

 

거미는 연인 조정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 저의 그분께서 두 가지 예언을 했다. 한가지는 공연이 아주 좋을거라는 것. 또 하나는 제가 울 거라는 것이었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지금 위태 위태 하다"며 공연에 대한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본 공연 이후 앙코르 무대에서 거미는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HAPPY)'를 시작으로 '어른아이', '그대 돌아오면',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까지 총 4곡을 선보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날 그는 공연 초 "여러분의 마음속에 뭐 하난 남겨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거미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기에 충분했다. 날카로운 외모와 달리 친근하고 귀여운 그의 성격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였다.

 

한편 거미 '필더보이스' 콘서트는 내년 2월 13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부산에 이어 3월 26, 27일 서울 앙코르 공연까지 총 5개 도시 전국 투어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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