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LINE//식욕 못지 않게 호기심이 폭발하는 기자 한 마리가 한번쯤 해보고 싶은 쓸데없는 일을 대신 해드립니다. 에이드실험실 po오픈wer.
# 열다섯번째 궁금증: 대대손손 물려줄 나의 컨실러
기자는 블러셔와 같은 이유(피부가 매-우 건조함)로 컨실러를 안쓴다. 과거, 한 4년 전쯤 나도 어디 한 번 다크서클을 가려보겠다며 컨실러를 구입했으나 사용 첫 날부터 큰 좌절감을 느끼고 서랍에 고이 간직했다. (원래 또 이런 건 못버리잖아요...) 잘만 사용하면 잡티와 다크서클, 주근깨를 감쪽같이 가려주는 마법의 아이템 컨실러,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으니 어디 한 번 용량이나 파보련다. 컨실러 한 통으로 과연 몇 개의 점과 잡티를 지울 수 있을까? 제2의 아이라이너 실험이 될 것 같은 두려움을 안고 겸허히 출발.
# 실험대상
이번 실험의 주인공. 더 샘 커버 퍼펙션 팁 컨실러 1.5호 내추럴 베이지. 가격은 5000원. 선정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컨실러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했더니 가장 먼저 결과가 나왔고 놀랍게도(?) 인터뷰를 하러갔던 삼청동 카페 1분 거리에 매장이 있었다. 운명의 데스티니. 용량이 용기에는 적혀있지 않아서 직원님께 물어봤다. 직원님이 매우 당황하며 "저, 저도 모르는데요"라고 대답했다. 더 샘 홈페이지에서 찾은 제품 용량은 6.5g. 굉장히 적은 느낌이지만 생각해보라, 아이라이너가 4g이었다.
얘 만으로는 실험을 진행할 수 없다. 강제로 가릴 점을 만들어야한다. 가짜 점을 만들어 줄 아이템은...
...얩니다. 클리오 워터프루프 프레쉬 라이너 킬 블랙. 01호 블랙. 효리언니가 광고하던 바로 그것이다.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오래 전 구입했고, 한 서너번 사용했다는 것만 기억할 뿐. 찍을 도구를 찾았으니 이번에는 도화지를 선택해야 한다.
실험의 마지막 재료, 내 팔뚝 되시겠다. 짧지만(ㅠㅠ) 넓고, 내 팔뚝이니까 돈도 안든다. 사실 종이에 해볼까 했으나 흰 종이에 찍은 점을 커버하는 건 피부와는 꽤 차이가 있었다. 이 외에도 가짜 점과 컨실러를 지울 화장솜과 클렌징워터도 꺼내왔다. (사실상 컨실러보다 클렌징워터를 훨씬 많이 사용한 듯)
# 실험방법
매우 원시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의미없는 실험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점을 찍고, 그 위에 컨실러를 찍고, 톡톡 두드리고, 지운다. 이렇게! (환공포증 주의)
생각보다 색이 짙어서 당황. 커버가 아주 완벽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사실 우리 피부에 있는 점이 저렇게 진하지도 않다. 방법을 정했으니 기나긴 실험 시작.
# 항생제와 함께하는 에이드실험실
이왕 점을 찍을거라면 약간의 예술성(?)을 부여하고 싶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무것이나 그려봤는데, 공교롭게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강참치. 역시 참치는 동원이지.
강참치를 시작으로 기자의 뻘짓이 수도 없이 반복되는데...
별별 것들을 다 써봄. 믿기지 않겠지만 뉴스에이드 맞고요...코앞으로 다가온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여 하트도 쪼개 봤다. 대체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지만 떠오른 김에 로다주도 한 번 지워줬다. 로다주, 하우아유?
왜 정신을 놨다 생각해보니 이날 기자는 사랑니를 발치했다. 아팠다. 에프엑스의 '첫사랑니'는 사랑니를 너무 쉽게 본 노래인 것 같았다. 사랑니에 대한 분노도 아이라이너로 표현해봤다.
# 규격화 시도
이런저런 '뻘짓'을 하던 중 규격화를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일단 점들을 개수를 일일이 세는 것이 너무나 귀찮았고, 이걸 적었다가 나중에 계산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매우 뒤늦게 깨달았다. 이건 다 강참치 때문이다. 그래서, 남은 기나긴 실험이나마 편리하도록 규격화를 시도했다.
이렇게 한 줄에 10개의 점, 총 30개의 점을 한 판(?)에 작업하기로. 재미는 줄었지만 효율은 늘었다. 일단 죽어라 찍고, 덧바르기를 반복. 처음에는 마를 때 까지 기다렸는데 점점 견딜수가 없어졌다. 마르기 전에 지워버리는 걸로 나와 극적 타협.
여하간 죽어라 바르고 지우기를 반복, 1000회를 가뿐하게(?) 돌파했다. 슬프게도 아직도 컨실러 팁은 촉촉했다. 얼마나 줄었나 열심히 케이스를 흔들어봤는데...
"안알랴줌"
벽에 묻어있는 컨실러들때문에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 반쯤 왔는지, 아니면 아직 멀었는지도 모르는 채 다시 실험 재개 ㅠㅠㅠㅠ
이렇게 팔뚝을 지운 화장솜이 점점 무덤을 형성하게 되는데...
# 2일차 돌입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실험은 2일차로 넘어갔다. 그럴 줄 알았다. 눈물을 머금고 다시 실험 시작.
2일차 실험의 서막을 알리는 점들을 지우는 것으로 시작...
규격화 된 3줄로 끊임없이 실험...찍어놓은 사진들을 보니 다 똑같이 생겨서 대체 뭐가 언제쯤 찍은 사진인지 혼란스러웠다.
역시나 쌓여가는 화장솜. 점점 실험은 클렌징워터 한 통으로 몇 개의 팔뚝을 지울 수 있을까로 변질되어 가는데...
경축!! 바닥비침!!!! 이걸 굳이 찍겠다고 온갖 앵글을 잡아봤다. 일단 바닥은 보였으나 벽면에 남아있는 것이 대체 얼만큼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서...
...털어봄. 격렬하게. 꽤 많은 양이 나왔다. 울면서 다시 실험을 진행해서 도출된 총 사용 횟수는!
...총 3278개의 점을 지웠다. 물론 사용환경에 따라, 지우려는 점 혹은 잡티의 크기에 따라 사용량은 달라질 수 있다. 팁을 종종 세척하는 깔끔한 사람이라면 사용횟수는 더 적어질 것이고, 점이 아니라 다크서클 커버를 위한 사용이라면 아마도 적어질 것이다. 여하간 4000번을 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작은 행복을 느끼며...는 개뿔, 힘들다!!!!!
# 결과보고
실험일시: 2016년 2월 3일~4일
실험주제: 컨실러 한 통으로 몇 개의 점을 가릴 수 있을까?
실험결과: 3278개의 점을 커버 가능. (사용 방법에 따라 물론 유동적임)
기타보고사항
1. 다크서클 가리기에 최고 좋은 촉촉한 컨실러 좀 추천해주세요. 제발.
2. 팔뚝 피부가 의외로 매우 별 문제 없었다. 벅벅 문질러서 벌겋게 된 걸 빼곤...
3. 모 선배가 틴트 실험 언급을 무려 세 번이나 하셨다. 조금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