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LINE//식욕 못지 않게 호기심이 폭발하는 기자 한 마리가 한번쯤 해보고 싶은 쓸데없는 일을 대신 해드립니다. 에이드실험실 po오픈wer.
# 열여섯번째 궁금증: 질소칩의 진실
기자는 탄수화물을 아주 좋아하는 아시아형 돼지이고, 튀긴 음식을 아주 좋아하는 지용성(?) 돼지다. 고로, 감자칩을 매우 사랑하는 돼지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튀긴 건 신발을 튀겨도 맛있고, 감자는 소금만 쳐도 맛있는 법, 이 둘이 만났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말한다. 감자칩은 20%의 감자와 80%의 질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애증의 과자 감자칩. 과연 감자칩 한 봉지에는 몇 개의 감자가 들어있는 걸까. 감자칩은 정말로 질소로 이뤄진 과자인걸까. 내친김에 직접 만들어봤다.
# 실험대상
실험의 주재료 감자, 국내산이다. 회사 앞 GS슈퍼마켓에서 766g에 3049원에 구입했다. 100g당 가격은 398원. 신선한 감자만 담았다고 포장지에 써있었다. 자취 한 달 차인 기자는 신선한지 아닌지 판단 할 수 없었다. 신선한 것 같기도 하고.
이번 실험의 비교대상은 농심 포테토칩. 감자칩의 스탠다드라고 할 수 있겠다. 권장 소비자가격은 표기되어 있지 않았지만 대부분 마트에서 1200원에 판매되는 것 같다. 용량은 60g.
혹시 몰라 저울에 올려봤다. 정확히 60g. 칼 같은 감자.
튀겨질 감자 등장. 크기는 여자 주먹 정도. 두께와 길이에 따라 감자 크기가 달라지니 정확한 측정을 위해 무게를 쟀다. 168g. 생각보다 묵직하다.
# 실험방법
실험 방법도 매우 심플하다. 자르고, 튀기고, 무게를 잰다. 레시피는 포테토칩의 뒷면이 알려주는 대로. 소금은 치지 않았다. 포테토칩 봉투에 있는 원재료 표기에 소금이 몇% 함유되어 있는지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감자를 씻어서 껍질을 벗겨봤다. 껍질만 벗겼는데 149g으로 무게 감소.
감자를 최대한 얇게 썰어야하는데 칼질이 자신이 없었다. 다이소에서 다용도 감자칼 구입. 얇게 써는 것도 되고 강판도 있고 채칼도 있는데 정작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감자칼(껍질 벗기는 칼)의 기능은 없는 오묘한 제품이다. 샥샥 밀어줌. 오오오오오. 생각보다 얇게 잘 잘리긴 하는데, 손도 잘려버릴까봐 무섭다.
겁이 많은 기자는 결국 끝부분을 포기했다. 안전제일.
얇게 썬 후 잠깐 물에 담가뒀다. 사실 왜 굳이 전분기를 뺐는지 지금 생각하니 모르겠다. 그냥 뭔가 감자는 그래야 할 것 같았다. 한 20분 담가뒀다가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했다. 촉촉한 무언가를 기름에 퐁당 넣었을 때 벌어지는 대참사를 막아야하니까.
미처 얇게 썰지 못한 조각을 일부 빼고, 수분을 제거한 후 최종 무게는 138g. 이제 튀긴 후 무게와 이걸 비교하면 된다.
거실 한 가운데에 신문지 등장. 갑작스러운 명절분위기. 주방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끓고 있었다. 기름을 붓고...
감자 투하. 보글보글 튀길 때의 쾌감. 크-.
...?! 내가 상상한 비주얼이 아니다. '노릇노릇'을 상상했는데...이 색이 아닌데...여하간 튀겨지긴 했으니까 놀란 가슴 진정시키고 다음 감자도 투하.
짜잔. 완성샷. 색깔이 다소 공격적이지만 느낌은 완전 바삭바삭하다. 기름을 뺀 후 무게를 측정해봤다.
오?! 수분이 날아가니 무게가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튀긴 후 무게는 46g. 138g에서 46g으로 무려 92g이나 무게가 감소했다.
감자칩 한 봉지는 60g이니 사실상 감자칩 한 봉지에는 주먹만한 감자 약 1.2개가 들어있는 셈이다. 껍질을 좀 과하게 벗기거나, 상한 부분을 깎아내는 등의 변수를 생각하면 1.5개 까지도 가능하겠다. 여하간 우리가 먹는 감자칩에는 하나 이상의 감자가 들어간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감자 외에 기름 가격, 유통비, 포장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아주 배은망덕한 가격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같고...에라이 모르겠다. 각자 판단에 맡기련다.
# 결과보고
실험일시: 2016년 2월 19일
실험주제: 감자칩 한 봉지에는 감자가 몇개 들어있을까?
실험결과: 여자 주먹만한 감자 기준 1.2개~1.5개
기타 보고사항
1. 실험이 끝난 후 내가 튀긴 감자칩과 파는 감자칩을 둘 다 먹어봤다. 소금의 힘은 대단하다.
2. 항상 생각하는 것인데, 사먹는 게 맛있고 싸다. 인생의 진리.
3. 에이드실험실이 아니라 기미요리 같겠지만, 아마 기분 탓이다.
사진=안이슬, 저작권자/Shutter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