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LINE//식욕 못지 않게 호기심이 폭발하는 기자 한 마리가 한번쯤 해보고 싶은 쓸데없는 일을 대신 해드립니다. 에이드실험실 po오픈wer.
# 열일곱번째 궁금증: 내 파우치에 있어야 할 것이 없을 때
여행, 혹은 출장을 갔을 때 여자를 가장 당황시키는 것은 있어야 할 것이 없을 때다. 파우치에 있어야 할 것들이 없을 때 (가장 멘탈 붕괴가 되는 건 역시나 파우치 자체가 없을 때지만) 여자들은 절망한다. 화장은 하는 것 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잖나. 클렌징 제품을 모조리 두고 왔을 때 우리는 선택을 해야한다. 비누에 의존할 것인가, 혹은 비누 전에 1차 세안을 할 대체품을 찾을 것인가. 파우치 안에 있는 제품 중 클렌징오일과 폼, 밀크, 크림...여하간 클렌징 전용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이것은 나의 파우치
자, 이것은 기자가 여행을 갈 때 이용하는 파우치. 내용물도 여행갈 때 가져가는 것들로만 채웠다.
미니멀리즘을 여행에서도 실천하는지라 (는 개뿔 그냥 짐 많은 걸 싫어한다) 단거리 여행에는 대부분 샘플들을 들고 간다. 리얼리티를 위해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렌즈통도 넣었다.
로션과 토너, 수분에센스는 미샤, 보습크림은 토니모리, 오일타입 에센스는 더 페이스샵이다. 작은 사이즈의 바디로션은 예전에 묵었던 호텔 어매니티. 실제로 여행 갈 때는 스킨, 크림, 선크림이 끝이지만 제품 다양성을 위해 이것저것 추가했다.
이 중에서 선밀크와 핸드크림은 실험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바디로션이 핸드크림 겸용). 제형이 겹치는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다.
# 실험방법
실험방법은 매우 단순하다. 베이스메이크업과 색조 메이크업 제품들을 손등에 바르고 건조시킨 후 손을 이용해 각 제품으로 롤링한다.
화장솜을 쓰는 게 낫지 않냐고? 클렌징 제품도 안챙겨 간 사람이 화장솜을 챙겨갔겠나. 적당히 문지른 후 휴지로 표면을 한 번 닦아내고 지워진 정도를 비교하겠다.
이것들이 사용할 메이크업 제품들. 아이오페 쿠션팩트와 아리따움 모노아이즈 아이섀도우, 토니모리 젤아이라이너, 에스쁘아 노웨어 터치 립스틱. 평소에 사용하는 것들이다.
# 실험돌입
첫 번째 실험대상은 토너. 사용한 제품은 아주 약간의 점도가 있는 제형이다. 그러다보니...
대참사 발생. 이렇게 묽은 줄 몰랐다. 흘린 것들을 잘 거두어(?) 문질문질.
꽤 여러번 문질렀음에도 아이라이너는 거의 안지워졌다. 립스틱은 손으로 문지르니 좀 지워지긴했지만 역시나 남아있었다. 펄도 여전히 번쩍번쩍. 솔직히 실험 전 가장 기대했던 건 토너였는데 1차 당황.
두 번째 실험대상은 로션. 아주 보통의, 평범한 느낌의 로션이다. 찹찹찹 털어서 열심히 문질문질.
짜잔. 아이라이너까지 완벽하게 지워지는 건 아니지만 토너에 비하면 훌륭한 수준.
세 번째 실험대상, 보습크림. 토니모리 뉴질랜드 산양유 프리미엄 보습크림 이란다. 이름이 엄청나게 길다.
요런 느낌의 꽤 진득한 제형. 짜면 짠대로 모양이 유지된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오오오오. 크림도 로션과 비슷한 수준의 결과. 꾸덕해보였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게 문질문질 가능했다. 아이라이너가 남아있는 건 아쉽지만 토너에 비하면 대 만족.
네 번째 선수 바디로션. 핸드 앤 바디 로션이라고 친절히(?) 적혀있다. 정확히 어느 국가 호텔에서 가져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더 화이트 컴퍼니라는 영국 회사 제품. 그럼 런던에 갔을 때 가져온건가? 모르겠다.
로션과 질감과 제형이 비슷해서 은근히 기대를 걸었으나 역시 아이라이너에서 fail. 립스틱도 아주 깨끗하게 지워진 건 아니었다.
너무 유분감 가득한 제품들만 등판한 것 같아 급박하게 수분 에센스 등장. 놀라운 건 이번 편에 등장한 미샤 샘플들은 아이라이너 브러시 하나 샀는데 한 큐에 받은 것들이다. 직원언니가 그날 기분이 좋으셨던 모양...
아앜! 또 대참사. 예...그래요...이거 한 번도 안써봐서 이런 줄 몰랐어요. 굉장히 토너느낌.
느낌도 토너였는데 결과도 토너급. 립스틱도, 아이섀도우도, 아이라이너도 지워지지 않았다. 애초에 클렌징을 위한 제품이 아니니까 미워하지 말아야지. 확실히 유분감이 있어야 잘지워지는 모양이다.
이게 뭐냐고? 민감한 눈을 위한 편안함을 준다는 리뉴. 얘도 파우치에 있는 것(정확히는 파우치 속 렌즈케이스 안에)이니까 한 번 끼워주기로 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
일반적(?) 클렌징 상황을 위해 클렌징오일 소환. 평소 쓰는 제품인 애플주이시 클렌징 오일.
아...넘나 상쾌한 것. 말끔하다. 역시 말끔하다.
# 실험결과
실험일시: 2016년 3월 4일
실험주제: 클렌징 제품이 없을 때 나를 구원할 파우치 속 화장품은?
실험결과: 눈으로 보시길
기타 보고사항
1. 뭔 짓을 해도 목적 확실한 클렌징 제품은 못 따라 간다.
2. 짐을! 잘싸자! 짐을! 잘싸자!
3. 근데 솔직히 단체로 놀러가면 화장지울 틈이 없지 않나? 밤 새지 않나? 나만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