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드 = 강효진 기자] 다들 날씨가 포근해지는 게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10cm의 ‘봄이 좋냐’가 그 대단한 ‘태양의 후예’도, 쟁쟁한 아이돌 그룹도 단박에 꺾어버렸다.
생각해보면 봄 시즌송 중에 롱런하는 곡은 다들 연애 분위기가 만연한 이 계절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노래들이다.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봄이 좋냐’st를 모아봤다. 대놓고 지질하게 ‘쒸익,,쒸익,,’ 거리는 곡도 있고, 말로 내뱉기에는 좀 자존심 상하고 구질구질해 보이지만 우리도 속으로는 하고 있던 생각들이 담긴 노래들이다.
1. 딕펑스 ‘마이 프레셔스(My Precious)’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는 신나는 리듬의 노래다. 가사를 보니 한없이 구질구질하다. 안 돌아올거면 내가 사준 물건이라도 돌아오게 해달라는 게 주제인 것 같다. 공감 가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솔직히 헤어지면 그거 다 아까우니까!
(니가 지금 끼고 있는 그 반지는 내 반지다) 오 내놔! (구두,시계,반지,가방 내 카드로 18개월)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사줬던 게 구두랑 시계랑 반지랑 내가 그거 다 합치면 내가 지금 차도 사고 집도 사고 다 사는데 너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너 때문에 나 망했어~~~
저와 그녀는 결국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배운 게 있어요.
결혼하기 전까지 절대 애인한테 비싼 선물 같은 거 하지 마세요!
2. 형돈이와 대준이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
프로젝트 듀오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곡. 이별‘당한’ 사람에겐 잔인해 보이는 가사지만 이 두 사람 말이 맞는 말이라 더 열 받는 게 함정. 제목처럼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다.
어제 헤어진 남자 듣지마 네가 못나서 헤어진 것 같겠지만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네가 진짜 못난거야 듣지마
비처럼음악처럼 노래 듣지마 너는 비가오면 소주를 마시겠지만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걔는 비가오면 클럽에서 양주 따!
헤어진 여자의 소식도 듣지마 다신 다른남자 못만날것 같겠지만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너랑 사귈때도이미 너는 남자3
오빠 잘지내? 음성메세지도 듣지마 혹시 그여자가 아닐까 하겠지만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김미영팀장이니까 듣지마
3. 디템포 ‘안 생겨요’
연애 중인 사람들 사이에 홀로 남은 심경을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그린 가사다. 그리고 결국은 어떻게 해도 ‘안 생긴다’고 결론을 지어버렸다.
내 핸드폰은 내가 잘때나 아닐때나 잠자지
낮이나 밤이나 시간표 아님 알람이고
비행기 탈 때 꺼놓을 필요 없지
그러다 연락이 온다면 그건 김미영 팀장님
대출은 안 받아요 커플들과는
다르게 돈 남아서 적금 부어
이런 씁쓸한 얘기는 말해 뭣혀
답을 알고 있잖아 우린 안생겨요
4. 지드래곤 ‘니가 뭔데’
유명한 곡이라 순간 ‘왜?’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 노래의 후반부 래핑은 엄청나게 구질구질한 구남친의 심정이 현실적으로 녹아있다. 이런 얘길 듣는다면 일말의 아련한 마음도 싹 가실 것 같다. 물론 여긴 그냥 구남친이 아니라 지드래곤이라 상황이 다르겠지만!
어머? 앵간히 좀 해라 에라이 거리에서 핀 한 쌍의 더러운 개나리
내가 너에게 못 사준 비싼 백에 구두 대신 사버린 눈물 젖은 베개왜 넌 행복하고 난 불행해야 하는 건데 대체 니가 뭔데
…
싸워라 빌어 헤어져라 빌어 내게로 다시 돌아와 달라고 늘 빌어
동네마다 거리마다 애써 찾아 다니며 걔네 요즘 안 좋던데 라고 일러
구차하고 찌질해 나 원래 찌질해 몰랐어 너도 마찬가지야 나쁜 기집애
내가 더 잘할게 한번 만나 줄래 귀찮게 안 할게 제발 돌아와줄래
5. 빅병 ‘오징어 된장’
웃긴 제목에 웃긴 가사지만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녹아들어있는 좋은(?) 노래다. 사람들을 비하하는 용어와 편견에 대한 반박을 해준다. 다만 노래를 부르며 ‘오징어’라고 주장하는 빅병 멤버들이 지나치게 잘생긴 게 흠이라면 흠.
사람들이 나를 보고 오징어래 누가 옆에 바로 서 있으면 그냥 오징어래
난 못생겼다고 생각 안 해 만일 내가 오징어면 진짜 오징어면
너네들은 문어냐? 너네들은 광어냐?
너네들은 도다리냐? 너네들은 도대체 나보다 뭐가 낫냐!!
…
여자들이 그녈 보고 된장녀래 손에 뭐만 들고 있으면 그냥 된장녀래
나는 된장녀라고 생각 안 해 만일 그애가 된장녀면 진짜 된장녀면
너네들은 치즈녀냐? 너네들은 마가린녀냐?
너네들은 발사믹녀냐? 너네들은 그녀보다 뭐가 더 낫냐!!
가방 하나 바꾸면 된장녀라고 놀려 커피한잔 마셔도 된장녀라고 놀려
진짜 된장 먹는데도 된장녀라고 놀려 뭐만 하면 그냥 된장녀라고 놀려
6. 백아연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현대인(?)들의 연애 키워드인 ‘썸’과 ‘어장관리’에 당한 여자의 심경을 솔직하게 녹여낸 곡이다. 구차해보이지만 가사처럼 ‘구차해도 묻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던 덕에 역주행에도 성공한 곡. 진짜 이럴 거면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 모두들 명심하자.
이럴 거면 바래다주었던 그날 밤
넌 나를 안아주지 말았어야지
설렘에 밤잠 설치게 했던 그 말
그 말도 말았어야지
7. 아이유 ‘봄 사랑 벚꽃 말고’
너무나 유명한 아이유와 하이포의 봄 연금송. 모두가 사랑에 빠져 봄을 찬양할 때의 외로움을 봄과 벚꽃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여긴 지질하진 않지만 뭔가 꽁해있는 듯한 불만이 귀엽기도 하고 공감이 간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아닌가요?’ 싶은 사람들이라면 시즌마다 챙겨들을 노래.
나만 빼고 다 사랑에 빠져 봄노래를 부르고
꽃잎이 피어나 눈앞에 살랑거려도
난 다른 얘기가 듣고 싶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버릴
오오 봄 사랑 벚꽃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