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LINE// 로맨틱 코미디 공식이라는 것이 있다면, 여기 SBS ‘미녀 공심이’에 다 있다.
14일 첫 방송된 ‘미녀 공심이’. 현실성을 조금 덜어내니 자유로운 캐릭터 연출이 가능했으나, 대거 등장한 로코 클리셰들은 스토리의 밀도가 더 높아져야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왠지 공심(민아 분)과 안단태(남구민 분)가 우여곡절 끝에 사랑에 골인하게 될 것 같은 (물론 느낌일 뿐이다.) ‘미녀 공심이’ 속 클리셰를 뽑아봤다.
# 오해
공심와 안단태는 처음부터 서로를 ‘오해’했다. 공심은 안단태가 동네 양아치들 돈 뜯어내는 ‘왕 양아치’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안단태는 공심이 사과할 줄 모르는 뻔뻔한 성향의 소유자라고 여겼다. 그래서 공심은 안단태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둘 사이에 또 다시 큰 소리가 오가고, 그렇게 공심은 ‘정의의 사도’가 돼 가고....
이런 가운데 살던 방을 급하게 내놔야 했던 공심과 그 방에 들어가려는 안단태의 공방전(?)은 '오해' 속에 심도깊게 그려졌다. 결국 계약을 한 두 사람은 이 방 덕분에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 액션
전지전능한 남자 주인공의 액션신을 놓고 갈 수가 없다. (이건 초능력인 건지, 아니면 남들보다 5만 배쯤 발달한 동물적 본능인 것인지 확실하게 선을 긋고 가야 할 필요가 있겠다.)
안단태는 공심이가 옥상에서 실수로 떨어뜨린 화분을 보지도 않고 피했고, 날아오는 칼도 손으로 잡아냈다. 이건 어벤져스에서 스카우트를 해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안단태에게는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는 아픈 기억이 있다. (첫 회에서는 석준수와 관련이 있을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한량 같고 걱정 고민 없이 사는 것 같은데 트라우마가 있는지, 울고 있는 어린 아이가 나오는 꿈을 꿨다.
# 정상과 비정상 사이
여주인공을 못난 여자로 그리려는 의도는 항상 행동도 못난 여자로 이어지곤 한다. 길 막는 연인이 보기 싫다고 자전거 벨을 울리면서 길거리를 걷는 모습은 이질적이다. 하지만 지금 시청자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설정들을 훗날 남자 주인공들은 귀엽다며 피식 할 것이다.
아, 이미 벌써 한 번 피식했다. 석준수는 병원에서 만난 공심이 자신을 경계하자 귀엽다는 듯 '훗' 하고 웃었다.
# 동정심
공심은 집에서 구박 덩어리다. 미운 오리 새끼다. 스트레스 많이 받는 취업준비생이라 원형탈모도 생겼다. 그래서 클레오파트라 같은 가발을 쓰고 다니고 있다. 잘 나가는 로펌 소속 변호사인 언니 공심(서효림 분)하고 늘 비교 당하면서 살고 있다. 평생 상처가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공심은 가족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다 있는 집 사모님한테 폭행을 당했는데 언니는 고소를 못하게 했다. “이번에도 엄마, 아빠는 언니가 잘 했지? 진짜 어이가 없다.”
공심이에게 시청자들의 안쓰러움이 집중되는 구조다.
# 혼외자식
석준수다. 할아버지가 외도로 낳은 아들에게서 나온 자식이 바로 석준수다. 할머니 남순천(정혜선 분)는 늘 석준수를 괄시한다. “내 아들 내 며느리가 왜 죽었는데! 내 하나 밖에 없는 손자가 왜 유괴를 당했는데! 준수 네 돌잔치 때문이야!”
할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착한 손자로 살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출생의 한계는 석준수의 가장 큰 아픔이다. 다 가진 석준수에게 없는 한 가지가 바로 사랑이다.
# 동침
설마 했던 마지막 클리셰. 가족들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했던 날, 공심은 만취했다.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은 공심은 안단태에게 세를 준 그 방에 들어가 잠을 자버렸다. 우연의 일치로 안단태도 그 날 만취를 했다.
그렇게 동침을 했다. 나체로 한 이불 안에 있었던 두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될 것이다.
사진 = '미녀 공심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