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드 = 안이슬 기자] 미치겠다. 이 언니, 이제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걷기만 해도 남다른 스웨그가 느껴지고 좋아서 입은 옷 한벌에도 분량을 뽑아낸다. 요즘 핫한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그 중에서도 예능신이 내린 듯한 홍진경 얘기다.
얼마 전 아는 동생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홍진경이 모델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았단다! MBC '무한도전',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본 그 모습이 너무나 예능인 같았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모를 법도 하겠다 싶었다. 2000년 생이 사회생활(아이돌이라던지...)하는 시대가 아닌가. 발랄했던 홍진경의 그 시절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너희들이 모르는 바로 그 홍진경의 과거다.
# 스타등용문 슈퍼모델 선발대회
물론 지금도 있지만 1990년대의 슈퍼모델선발대회(그때는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라고도 불렀다)는 그야말로 스타등용문이었다. 1회 1위 이소라는 그 시절 엄청난 톱스타였다고! 홍진경은 1993년 2회 대회에서 베스트포즈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열일곱 나이에! 사실 높은 순위는 아니었지만 10대의 당돌함과 개성강한 마스크로 모델 데뷔 1년 만에 꽤 인지도를 높였다. 데뷔 1년 후인 1994년 의류브랜드 베네통의 모델로 발탁됐다. 한국인 모델 최초였다.
# 영자의 전성시대
'예능인'으로의 경력에 엄청난 임팩트를 주는 프로그램을 1994년에 만나게 된다. 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코너 '영자의 전성시대'다. 통통한 이영자와 비쩍 말라 길쭉하게 키가 큰 홍진경의 조합은 예상외의 케미스트리로 인기를 끌었다.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안 계시면 오라~이!" 이후 홍진경은 KBS '슈퍼선데이'의 '금촌댁네 사람들'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단순히 인기만 가져다준 것이 아니었다. 절친 이영자를 만났기 때문. 예능 콤비에서 절친이 된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소울메이트로 지내고 있다.
# 알고보면 영화배우
들어는 봤나. '천재선언'이라고... 그렇다. 이 언니, 알고보면 영화배우다. 홍진경이 맡았던 역할은 뭔가 수상한, 독특한 여고생. 함께 출연한 배우는 안성기, 김명곤, 김보연 등 쟁쟁했다. '수상한 여고생'이라는 설정답게 패션도, 행동도 예사롭지 않았다.
당시 프랑스 유학 예정이었던 홍진경은 일정까지 미루고 '천재선언'에 출연했다(홍진경은 SBS '힐링캠프'에서 유학을 가게 된 이유에 대해 "입방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로 유학이 아주 간절한 것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홍진경은 당시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안성기 선배와 이번 영화 안하면 한 번은 꼭 후회 할 것 같았다"고 출연이유를 밝혔다. 영화가 잘됐느냐고? 음... 노코멘트 하겠다.
# 열려라 삐삐창고
정말이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무려, 어린이프로그램 MC도 했었다. SBS '열려라 삐삐창고'의 진행을 맡았었는데, 당시에는 꽤 파격적인 캐스팅이었다. 당시 어린이 프로그램 사회자들은 아담한 키에 사랑스러운 외모, 똑부러지는 이미지의 연예인들이 대부분이었으므로. 당시 PD는 인터뷰에서 "꺽다리에 말투도 어눌한 홍진경을 사회자로 확정하기까지 반대가 대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참고로 '열려라 삐삐창고' 진행을 맡은 1995년, 홍진경의 나이는 만 18세였다(그는 1977년 생이다).
# 김치 CEO
워낙 방송에서 많이 언급되다보니 전국민이 알고 있지 않을까. 홍진경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키워드, 김치다. 2004년 김치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도 여전히 운영 중. 더 김치로 출발해 더 만두, 더 장, 더 죽 등 '더' 시리즈로 확장 중이다. 연예계 대표 '김치 CEO'가 되며 다른 연예인들이 식품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기사나 방송에 '강제 소환' 되기도. 단골 문구는 '***, 제2의 홍진경 될까?'다.
# 가수 홍진경
정말 인생 알차게 살았다. 가수로도 활동했었다. 언니쓰를 말하는 것이냐고? 아니다. 태초에 에다호가 있었다. 1994년에 활동했던 댄스그룹이다.
에다호가 끝이냐고? 아니다. 싱글앨범도 내며 은근히 많은(?) 가수 활동을 했었다. 2008년 캠페인 테마송 '안암동', 2009년 '그대에게 가는 길', 2010년 '양심있는 유부녀'를 발표했다. '양심있는 유부녀'라는 제목이 범상치 않지만 곡 자체는 잔잔한 어쿠스틱 느낌의 노래다.
# 글 짓는 홍진경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홍진경은 참 맛깔스럽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싸이월드 시절부터 그의 글들을 몰래 염탐(?)해오던 네티즌들도 꽤 될 것이다. 요즘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데, 전처럼 긴 글들을 볼 수 없는 건 못내 아쉽다.
실제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혼자는 아니고 장윤주, 나얼, 김진표, 임상효, 정신과 함께 출간한 'CmKm'다. 글과 노래, 사진이 어우러진 독특한 여행기다.
사진=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공식 홈페이지, 홍진경 인스타그램, '천재선언' 스틸, '양심있는 유부녀' 앨범 재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