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PD들이 웹툰을 열심히 보는 이유

기사입력 2017.01.12 11:4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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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이드 = 윤효정 기자] 요즘 뜬다는 그 웹툰, 잘 나간다는 웹툰 작가의 신작 준비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드라마 기획PD들이다.


콘텐츠 무한 경쟁 중인 드라마 제작사, 방송사의 기획PD들은 항상 눈에 불을 켜고 신선한 소재를 찾는다. 대본 공모전을 통해 들어온 시나리오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좋은 콘텐츠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드라마화 검토 대상'이 된다. 특히나 네티즌들에게 검증 받은 '웹콘텐츠'라면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왜냐하면 이미 작품에 대한 탄탄한 팬덤이 확보됐음은 물론, 그 자체가 드라마의 기본 콘티이자 시놉시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드라마 제작사, 방송사의 기획PD들은 누구보다 웹툰에 '빠삭'하다.



# 웹툰에서 드라마 찾기


아이템을 찾는 것이 일인 드라마 기획PD들에게 소재란 무궁무진하다. 아침뉴스, 다큐멘터리, 관계자들의 대화, 네티즌들의 제보 등 일상과 관련되어 보고, 듣고, 알게 되는 모든 것들이 아이디어가 된다는 설명이다.


"웹콘텐츠 분야는 '소재'의 단계를 넘어 영상화 될 수 있는 기본 구조와 형식을 갖춘 결과물이거든요. 요즘에 워낙 실력 좋은 작가들이 '그쪽'에 많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참신한 소재들을 웹툰에서는 그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체크를 하죠."(드라마 제작사 기획PD A)


웹툰이라고 다 같은 웹툰은 아니다. 기획PD들이 선호하는 웹툰이 있다. 흥행이 보장된 배우를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라고 하듯, 어느 정도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믿보작(믿고 보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인기 있는 '전통의 강호' 작가들 작품, 그리고 작품성이나 호평을 받은 작품들을 위주로 봅니다.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 관계자들의 추천을 받기도 해요. '랭킹순위'가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성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경우 랭킹 상위가 거의 '19금' 콘텐츠거든요. 그 작품들은 TV 드라마로 옮겨지기에는 제약이 많으니까요."(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




# 모든 웹툰이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인기 있는 작품들이 드라마화 검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길이, 제작비, 대중성 등 드라마를 만들 때 고려하게 되는 모든 기준을 적용해본다.


"일단 현재까지 웹툰이 어느 정도의 길이로 나왔는지 체크를 해요. 드라마는 최소 16부작 미니시리즈 정도로 각색할 수 있는 작품인지 검토하는 거죠. 이야기가 좋아도 웹툰이 너무 짧거나 강력한 설정이 일회성에 그친다면 각색이 어려워요."(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


분명히 웹툰으로 보면 재미있는데, 드라마화 됐을 경우 기대에 못 미칠 소재들이 있다. 장르에 제한이 오는 것인데 이럴 때는 과감히 제껴야 한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드라마로 했을 때 어색한 장르가 있거든요. 동물들이 많이 나오는 웹툰이라든지, SF 장르는 드라마 제작이 쉽지 않아요. 또 CG도 많이 사용해야 하고, 제작비도 올라가니까요."(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C)



# 웹툰이 드라마가 되기까지


그렇게 '드라마로 만들 수 있는 웹툰'이 눈에 띄면, 기획PD들은 곧바로 작가 에이전시나 웹툰 제작사에 '판권 판매 여부'를 확인한다.


"'이 작품 판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다른 곳이 있는지' 체크를 하는 정도의 전화는 기본적으로 많이 받아요. 작가가 사업권을 맡긴 경우에는 제작사나 플랫폼 관계자가 '에이전시' 개념으로 제작사와 연결을 해줘요."(웹툰 제작사 관계자 D)


이후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면, 그때부터는 판권계약이 진행되는데 수많은 '경우의 수'가 등장한다. 판권료, 작품 결말, 바뀌지 않아야 할 설정, 캐스팅 등 다양한 이야기가 협상 테이블 위에 오른다. 특히 '미완결' 된 웹툰의 판권을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결말에 대한 논의가 필수다.


"웹툰보다 먼저 드라마가 끝나게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웹툰의 결말이 이러이러한데, 절대 (드라마로는) 스포일러는 없게 해달라'든지 논의하죠. 원작의 배경, 설정, 캐릭터의 어떤 부분은 지켜달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고, 드라마는 웹툰과 별개라고 생각하고 아예 터치 안 하는 작가도 있고요."(드라마 제작사 기획PD A)


그렇다면 드라마 캐스팅은 어떨까.


"작가가 캐스팅에 대해서 '꼭 이 배우로 해주세요'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제작사에서 '이 캐릭터를 만들 때 어떤 이미지를 생각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더 많아요. 작가가 생각했던 부분을 참고하기 위함입니다."(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E)



# 부르는 게 값이 된 웹툰 작가의 몸값


웹툰 원작 드라마가 많아지면서 웹툰 작가들의 몸값도 '폭등'했다. 관계자들은 "이름 난 작가들의 작품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기본적으로 판권료의 기본선도 매우 뛰었다.


"이 부분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요. 포털이나 플랫폼에 따라 제시하는 비용 가이드라인이 차이가 나거든요. 아무래도 큰 플랫폼일수록 비용이 더 높은 경우가 있어요. 또 작가의 네임밸류에 따라 달라집니다."(드라마 제작사 기획PD A)


"한 2, 3년 전 정도부터 웹콘텐츠의 가격이 폭등했어요. 보통 기본 판권료가 수천만원 정도이고요. 이름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상한선이 없죠."(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


'몇 년 안에 영상화가 되는지' 여부도 계약 조건이다. 기본적으로 3년, 5년 단위로 기한을 잡는다. 이안에 영상화가 되지 않는다면 작가는 계약한 제작사가 아닌 다른 제작사와 영상화 계약을 할 수 있다. 또 드라마가 해외 수출이 되는 경우도 고려 사항 중 하나다.


"(국내, 해외 방영권) 전권을 다 사들이거나, 국내 방영만 하고 그 이후의 판권에 대해서는 추가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때는 국내 방영을 맡은 제작사에게 우선협의권이 주어지죠."(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C) 



# 웹툰 확보 경쟁


워낙 웹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들이 많아지는 추세라 판권을 확보하는 경쟁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수많은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한 인기 작가의 작품은 방송사, 제작사들이 판권을 사려고 엄청 싸웠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전작이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대박'이 났던 작가였거든요."(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


웹콘텐츠 시장도 드라마 시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과거 영화 배급사에서 신인 감독, 신인 작가에게 투자하고 그들의 작품을 독점적으로 제작, 확보했던 것처럼 이제 드라마 제작사가 '키우는', 혹은 방송사에 소속된 웹툰 작가가 나올 지도 모르는 일이다.


"완결 작품을 찾다가, 이제는 미완결된 작품이 검토 대상이 돼요. 그러더니 인기 있는 작가들은 신작이 시작되기도 전에 판권이 팔리거든요. 제작사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사들이고, 작가들은 보다 편한 환경에서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 이해관계가 맞죠. 머지 않아서 그런 방식의 제작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싶어요."(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E)


사진 = 넷플릭스 제공, tvN '미생' 포스터, KBS '구르미 그린 달빛' 포스터, JTBC '송곳' 포스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포스터, tvN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그래픽 = 안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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