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모공보다 작다 하고, 황사, 노폐물은 허구한 날 쓰나미처럼 피부를 덮친다.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써도, 부지런히 홈케어를 해도 피부가 갈수록 예민해진다. 내 스킨케어 루틴이 잘못된 걸까? 정답은 ‘클렌저’에 있다.
최근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를 비롯한 뷰티 업계에서는 민감해진 피부를 보드랍게 달래주기 위해 ‘약산성’의 ‘젤’ 클렌저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건드리기만 해도 발악하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예민한 시기를 겪고 있는 피부를 생각해 약산성 젤 클렌저로 한 번 바꿔보자!
<젤? 약산성? 뭣이 중헌디>
클렌저는 오일, 폼, 버블, 밤, 로션, 워터, 젤 등 다양한 제형이 있다. 유분이 많은 편이라면 피지를 잘 녹여내는 오일이나 개운한 폼 형태의 제형이 추천되지만 다소 자극이 있는 편이다. 그리하여 민감성 피부에는 부드러운 워터, 로션, 버블, 젤 제형의 클렌저가 추천되곤 한다.
뽀드득 거리는 비누 성분들은 알칼리성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깨트릴 수 있다. 이때 정상적인 피부의 PH와 유사한 약산성의 클렌저는 피부의 유수분을 앗아가지 않으면서 균형을 맞춰준다!
<비교 제품>
그리하여, 저자극으로 입소문난 약산성 젤 클렌저 5종을 모았다. 모두 PH 5~6 사이의 약산성이다.
올리브영에서 세일을 한다기에 덥석 구매해 온 더마 브랜드 아벤느, 바이오더마와 코스알엑스의 젤 클렌저다. (대용량 비쉬 젤 클렌저를 겟 해보려 했으나 매진 매진..)
니슬은 강력한 미세먼지 세정력을 자랑한다는 홍보문구에 반하여 홈페이지에서 구매했고, 더말로지카는 홈쇼핑을 보다가 무언가에 홀리듯 소장하게 된 제품이다.
코스알엑스 ‘약산성 굿모닝 젤 클렌저’ 8500원, 150ml
먼저 코스알엑스 제품부터 성분을 살펴보자. 티트리 오일이 함유돼 유분 컨트롤, 모공 수렴 기대해볼 만하다. 천연 BHA를 함유해 피부 각질 정리까지 싹!
아벤느 ‘클리낭스 클렌징 젤’ 9900원, 100ml
풍부한 아벤느 온천수를 함유해 피부 진정 및 자극 완화에 탁월하단다. 모공을 막지 않는 논코메도제닉 테스트, 안과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니슬 ‘에코 베리어 젠틀 젤 클렌저’ 2만 7000원 270ml
다음은 미세먼지 세정력 99.54%를 자랑한다는 니슬 젤 클렌저다. 히알루론산, 병풀추출물과 함께 코코넛 유래 계면활성제, 천연 BHA를 함유해 피부의 보습력, 재생력은 높이고 손상은 최소화했다고.
바이오더마 ‘세비엄 젤 무쌍’ 9900원 100ml
등드름과 가드름 케어에 효과적이라며 입소문 난 제품이기도 하다. 쿠퍼 설페이트, 만니톨, 피부 장벽을 강화해주는 자일리톨, 람노오스 성분이 들어있다.
더말로지카 ‘스페셜 클렌징 젤’ 4만 6000원 250ml
천연 계면활성제 성분인 퀼라야 사포나리아와 밤민트, 라벤다 성분 등이 함유됐다. 풍성한 거품은 물론 항염 효과, 피부 진정 효과까지 선사한다고!
<제형>
더마 브랜드 제품에선 왠지 약 냄새가 날 것 같다는 동료 기자의 말. 그래서 ‘냄새’부터 맡아봤다. 킁킁.
아벤느, 더말로지카, 코스알엑스, 바이오더마는 뭔가 유기농 유기농(?)한 냄새가 나는 듯 했고, 니슬은 레몬과 솔잎이 섞인 듯한 프레시한 향이 감돌았는데 모두 향이 강한 편은 아니었다. 다음은 제형별 무게감도 엿보자.
코스알엑스의 젤은 굉장히 점도가 강한 편이었다. 반면, 아벤느는 거의 워터 클렌저를 코스프레 했다.
<거품>
젤 클렌저라고 하면 왠지, 미끄리하면서 거품은 잘 나지 않을 것 같단 편견이 있는 바.
그러나 이번 실험해볼 제품들은 모두 산뜻한 젤 타입으로 물에 닿으면 거품으로 변해 이중세안이 필요 없다고 하니 기대를 해보자.
같은 양의 클렌저와 물을 준비, 똑같이 2분씩 저어 거품을 내봤다.
거품의 양이 가장 많았던 클렌저는 니슬과 더말로지카였다. 코스알엑스, 바이오더마가 뒤이었고, 제형이 묽어 워터 클렌저를 연상케 했던 아벤느는 거품 양이 다소 아쉬웠다.
양보단 질이지! 하는 독자들을 위해 이번엔 거품 입자를 살펴봤다.
고르고 고운 거품을 품은 니슬. 양과 질을 모두 만족했다. 그 다음으로 바이오더마 거품 입자가 작고 조밀했으며, 더말로지카, 아벤느, 코스알엑스는 크기가 제각각인 거품들이 밀도 낮게 형성된 모습.
<세정력>
다음은 세정력은 어떨지 실험해봤다.
파데부터 틴트, 펄 섀도, 워터프루프 붓펜, 펜슬 라이너, 파이버가 함유된 마스카라를 팔에 ‘진하게’ 발색해봤다. (2분 롤링)
아무래도 워터프루프와 마스카라는 해도 해도 너무 했나 싶고... 그러나 틴트와 번쩍이는 펄 섀도 등 기대 이상의 세정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아벤느는 코스알엑스보다 틴트 착색이 조금 더 선명하게 남았다. 워터프루프, 마스카라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모습.
틴트 착색이 희미하게 남았지만 워터프루프의 마스카라와 라이너를 꽤 지워냈다.
바이오더마도 니슬 못지않게 세정력에서는 선전한 모습. 틴트는 역시 역부족.
더말로지카도 성심성의껏 워터프루프 제품들을 지워줬다.
메이크업을 진하게 했을 땐 아무래도 젤 클렌저로 올인원 클렌징이 어려울 수 있겠다. 그러나 가벼운 내추럴 메이크업 정도라면 젤 클렌저로도 충분히 올인원 클렌징이 가능하겠단 결론이다.
예민해진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를 유지해주고 자극을 덜 주는 게 젤 클렌저의 최대 강점인 만큼, 번거롭더라도 메이크업을 진하게 한 날에는 포인트 메이크업 리무버로 1차, 부분 클렌징을 해주는 게 좋겠다.
<유분>
사실, 유수분 측정 실험을 해봤으나 결과 도출이 무의미 할 만큼 전 제품 속당김, 번들거림 없이 만족스러웠다. 동료 기자의 우려와 달리 미끄리한 잔여감 역시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용감 비교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제형 자체의 유분만을 측정해봤다.
제형에 유분이 가장 많았던 것은 바이오더마, 다음으로 더말로지카, 코스알엑스였다. 아벤느와 니슬은 마무리감이 산뜻한 편이었다.
<실험 결과>
스킨케어 제품은 피부 고민에 따라, 계절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를 주면서도 클렌징 루틴은 시종일관 변함없는 이들 꽤 많다. 피부가 민감할수록 스킨케어의 첫 단추, 클렌징부터 세심히 신경 쓰는 습관을 가져보길!
-거품 양 : 니슬 > 바이오더마≒더말로지카≒코스알엑스 > 아벤느
-거품 밀도 : 니슬 > 바이오더마 > 아벤느 > 더말로지카 > 코스알엑스
-거품 크기 : 코스알엑스≒더말로지카 > 아벤느 > 바이오더마 > 니슬
-세정력 : 니슬 > 바이오더마≒더말로지카 > 아벤느 > 코스알엑스
-점성 : 코스알엑스 > 더말로지카 > 바이오더마≒니슬 > 아벤느
-1ml당 가격(원) : 더말로지카(184) > 니슬(100) > 바이오더마=아벤느(99) > 코스알엑스(56)
실험 결과, 거품의 양이 많고 밀도가 조밀할수록 세정력이 뛰어났다. 거품의 크기는 상관관계가 보이지 않았고, 제형의 점성이 높을수록 물에 녹아 거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총평>
뽀드득한 마무리감에 익숙하다면 마무리감이 다소 낯설 수 있다. 젤 클렌저를 처음 사용해본다면 묽은 제형인 아벤느, 산뜻한 향과 마무리감의 니슬을 추천하겠다.
사진=최지연 기자
By. 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