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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⑫] “고발합니다, 강제로 키스 시도한 나의 직장상사”
//BYLINE// SNS의 활성화로 ‘성(性)’에 관한 이야기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고백하고 동성애 지지발언을 펼친다. 그런데 현실에서 우리의 삶은 어떤가. 특히 대다수 가정에서, 직장에서 성은 여전히 꽁꽁 묶인 주제다. 자유롭게 성에 대해 이야기하던 젊은 청춘이 능구렁이 상사의 성희롱에는 꿈쩍하지 못하는 현실, 당신도 공감하는가.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12년 공공기관 성희롱실태 조사결과’에서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 피해 대처법으로 ‘참고 넘기는’ 것을 선택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90.8%였다. 인사고과상 불이익을 받거나 평판이 나빠질 것을 두려워해서다. 피해자가 어마어마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겨우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성희롱으로 마음 고생한 네 명의 사람들에게 가상의 고소장을 접수받았다. 모두가 성희롱에 당당히 대처할 수 있게 될 그 날을 고대하며. # 사건번호 2015-01 진정인 : 29세 미혼 여사원 피진정인 : 40대 후반 유부남 미디어사 대표 접수내용 : 입사 3일 차에 첫 번째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회식분위기가 매우 엄했고 대리기사를 불러 집 근처에 태워다주겠다는 상사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습니다. 집 앞 맥주가게에서 30분만 이야기하자던 상사는 술에 취해 자신의 옆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고 “내 눈에 네가 너무 예쁘다”며 키스를 시도했습니다. 손은 자연스레 가슴을 향했고요. 소스라치게 놀라 뛰쳐나온 후 이대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일까 고민했습니다. 고소여부도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혼자 타지생활을 하던 저는 당장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야할지 막막했고 좋은 직장을 그만둔 것에 대한 부모님과 주위사람들의 실망도 견뎌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내가 주의하면 되겠지, 하고 계속 회사를 다녔습니다. 물론 회식이 반복될 때마다 상사의 주사는 심해졌습니다. 외부미팅을 핑계로 불러내 10시간 동안 술자리에 끌고 다니기도 했고 술에 취하면 ‘사랑한다’며 손을 잡고 볼을 만지는 것은 이제 유난스러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외부인들 앞에서 “네가 여자라는 걸 증명해보라”고 언어적 성희롱을 가했고 아주 심하게 술 취한 날에는 “너는 쉬울 것 같은데 어렵단 말이야. 한 번 자줄 것 같으면서도 안 그래”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여러 남자랑 자보는 게 나쁘냐, 많이 만나봐라”는 등의 발언을 즐겼고요. 다른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는 무시했습니다. 자신이 관여해 이득될 것이 하나 없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다른 직원들은 “네가 그럴 만한 행동을 하고 다닌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마저 보냈고 저는 매일 밤 죽고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피해자가 속출하며 나중에는 많은 동료들이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제가 받은 상처는 어마어마하게 자란 상태였습니다. 점점 바닥으로 내려가는 기분이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같은 업종에서 일해야 하는데, 피해를 입을 것이 두려워 끝까지 신고하지 못한 것이 끝내 후회됩니다. # 사건번호 2015-02 진정인 : 28세 미혼 여사원 피진정인 : 60세 유부남 무역업계 회사 사장 접수내용 : 저 외에 모든 여직원이 당하고 있는 일입니다. “열심히 해” 하면서 등을 칠 때 꼭 브래지어 있는 곳을 만집니다. 그리고 스치듯 손을 아래로 쓰윽 내리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목걸이나 브로치, 머플러 등 장신구를 착용하면 꼭 가슴 있는 쪽으로 손을 내밀며 “이건 뭐야?”하고 묻습니다. 대놓고 하는 것보다 훨씬 혐오스럽게 느껴져요. 한 여직원은 티셔츠 가슴 부위에 영어로 프린팅이 돼있었는데 손으로 하나하나 짚으면서 읽더라고요. 독불장군 스타일로 평소 거래처나 은행 사람들에게도 큰 소리로 욕하는 것은 기본이라 항의하기도 어렵습니다. 가끔 친한 척 하며 “나이 상관없이 다 친구고 직장동료”라며 손을 잡는데 너무 추접하고 더럽게 느껴집니다. # 사건번호 2015-03진정인 : 28세 미혼 여사원 피진정인 : 40대 유부남 광고회사 대표 접수내용 : 전 회사 대표 이야기입니다. 여자직원이 저를 포함해 딱 두 명인 소규모 회사였습니다. 저희가 아침마다 본인 자리를 치워야하는 사실을 알면서 야동을 켜놓고 퇴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일부러 콘돔을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퇴근하는 사람에게 전화해 “회 먹자”고 불러놓고 바에 데려가 다트를 던지며 허리를 만지는 등 스킨십을 일삼았습니다. 자신의 옷을 들어 올려 복근을 보여주며 즐겼고요. 능력 없는 총각을 만날 바엔 유부남도 괜찮다며, 유부남 만나는 사람 의외로 많다고 적극 추천했습니다. 남자직원과 여자직원이 썸을 타는 관계였는데, 그들을 손가락질하며 “쟤네 어제 떡쳤다”는 말을 서슴없이 했습니다. 누가 늦게 출근한다든지 문제를 일으킬 경우 “쟤네 어제 분명히 떡쳤어”라고 비난하고 여직원에게 “재미있는 거 보여줄까?” 하더니 셋이 성관계하는 사진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대표 부인이 경리 담당으로 함께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를 낳아 집에서 일을 처리했는데, 본인 남편이 굉장히 애처가라고 생각해 애처로울 정도였습니다. 싫은 티, 저만 냈습니다. 정말 싫었거든요. 퇴사 직전까지 대표의 그런 성격으로 마찰이 일어났는데 “네가 아직 어려서 뭘 모른다”, “순진한 척 하지 말라”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저 말고도 주위에 성희롱 당하는 여성들, 정말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말을 안 해서 그렇지요. # 사건번호 2015-04진정인 : 28세 남자 대학원생 (전 공익근무요원) 피진정인 : 30대 유부녀 의료기관 재직 간호사 접수내용 : 공익근무요원으로 의료기관에서 복무하던 시절, 유부녀 간호사 C씨 때문에 매일 힘들었습니다. C씨는 모든 공익근무요원들에게 전화해서 “누나와 한 잔 하자”며 일대일로 술 마시기를 요구했습니다. 전체 회식자리에선 비싼 술을 마시며 “아무리 비싼 술이 맛있어도 얘(본인)가 더 맛있을 것 같다”는 발언을 해 수치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탈의실이 남녀공용이었는데(제가 근무했던 의료기관은 간호사 탈의실만 있고 공익 탈의실은 따로 없었습니다) 제가 옷을 갈아입는 도중 일부러 커튼을 걷고 들어온 C씨는 “같이 입자”고 하더군요. 수치심이 들었지만 그때는 20대 초반이라 확실한 대처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또, C씨는 내놓은 문제의 인물이라 주위 사람들도 그러려니 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냥 넘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성을 향한 여성들의 성희롱도 꽤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한 친구는 여자 상사의 짓궂은 농담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여 상사는 은근히 야한 이야기를 유도하며 “우리 남편은 요즘 3번은 힘들어한다, 너는 젊으니 3번 이상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동성인 남자 상사들의 성희롱도 많습니다. 특히 나이 어린 사회초년생일수록 장난인 듯 수위 높은 장난과 농담을 자주 합니다. 저도 꽤 많이 당했는데, 회식 자리에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면 두 손을 모아 받쳐놓고 “여기에 해”라고 말합니다. 이 정도 장난은 성희롱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정도지요. 술을 억지로 먹이면서 “이걸 마셔야 오늘 밤에 여자친구랑 뜨거운 밤을 보내지, 이것도 못 마시면 너 오늘 하다가 죽는다”는 말도 들었고 “술을 많이 마셔야 오래한다”며 억지로 술을 먹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의학적 상식과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젊은 남자의 경우 그런 장난에 발끈하거나 싫은 티를 내면 남자답지 못하다고 놀림 받고 문제화시킬 경우 속 좁은 사람으로 치부합니다. 신고하고 싶어도 마땅히 해야 할 곳을 모르겠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의 분석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는 20대가 36.3%로 가장 많고 30대도 25.3%에 달한다.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성희롱에 대한 대처능력이 약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 지침 (여성가족부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표준교재) 1. 명확한 거부의사 표시와 전달2. 증거자료 확보 (상황발생당시의 구체적 장소, 날짜, 시간, 내용 등 자세히 기록)3. 주변에 도움 청하기4. 성희롱 전문 상담기관에 상담하기5. 사내 고충처리위원에게 문제제기6. 법적 구제절차 활용 (국가인권위원회, 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민사손해배상, 형사고소) ※ 사업주의 의무 및 벌칙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37조, 제39조에 의거) 1.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의무 위반시 300만원 이하 과태료2. 사업주의 성희롱 금지의무 위반시 1000만원 이하 과태료3.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 징계조치의무 위반시 500만원 이하 과태료4.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조치 금지의무 위반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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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⑪] 제대 후에도 우릴 지배하는 군대 문화
//BYLINE// “사회에서는 폭력만 없을 뿐이지 군대와 똑같아.” ‘까라면 까야 한다’라는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2년간 다녀오는 군대가 한국 남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회에서도 이어진다. 피라미드형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조직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천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지 않을까. 오늘도 사회의 한 자리를 차지한 채 열심히 땀 흘리는 ‘아저씨’ 다섯 명이 모여 한국사회에 뿌리내린 군대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금융업계 종사자인 리얼러버(29, 이하 가명), IT업계 종사자 달콤상큼남(28), 자영업자 용서받을자(28), 프리랜서 데이비드(28), 취업준비생 식빵군(28)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헬조선’의 한 단면을 움켜쥔 군대 문화는 어떨까. # 군대 문화에 젖어 있는 한국 사회 Q. 자신이 있는 조직에 군대 문화가 얼마나 짙게 배어있는 것 같아? 리얼러버 : 완전 진하지. 당장 나부터 그런 걸. 얼마 전 신입이 들어왔는데 나보다 나이가 많더라고. 처음엔 친하게 형, 동생하면서 지냈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앉아있는 자세가 점점 뒤로 넘어가네? 심지어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고, 어이가 없었어. 그래서 ‘군대 안 다녀왔냐’고 물어봤는데 갔다 왔다는 거야. 하하.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잘 대우해줄테니까 긴장 좀 하자고 그랬더니 자세를 딱 고쳐 잡는 거야. 그때부터 선, 후배로 계급이 딱 잡혔어. 식빵군 : 그 사람은 군대에서 많이 맞았겠는데? 용서받을자 : 너 같은 생각도 군대 문화의 하나라고 생각해. 군대 문제로 볼 게 아니라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매너를 그냥 가르쳐 주면 되잖아? 리얼러버 : 사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선배가 이러더라고. ‘리얼러버씨 완전 군인이네 군인.’ 괜히 혼자 뜨끔한 거야. 달콤상큼남 : 사실 그런 부분은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인 것 같아. 특히 남초 조직이라면. 거기에 더해서, 나 같은 경우는 보고 체계나 책임 관계가 너무 윗사람 편의대로 바뀌는 게 힘들어. 나는 막내니까 지시가 내려오는대로 일을 할 수밖에 없거든. 그런데 다 된 일이 한 단계씩 보고를 거쳐서 올라가면 틀린 게 돼버려. 그럼 다시 밑으로 나까지 ‘내리갈굼’이 시작돼. 결국 책임은? 내가 잘못한 거지 뭐. 데이비드 : 나는 프리랜서잖아.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는데 하나 같이 시간을 미루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 군대에서 딱 그러잖아.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는 일’이라는 생각. 이병, 일병 거치면서 상병, 병장이 되면 하루하루 시간만 때우려는 것처럼 말이야. 용서받을자 : 영업도 똑같아. 군대가 계급에 따라 상명하복이 분명하다면 사회에서는 주로 나이에 따라 갑을관계가 나뉘잖아. 내가 어려 보여서 그런지 초면부터 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나는 납품을 위해 영업을 하지만, 너무 ‘군대식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랑은 관계를 딱 끊어버려. # ‘군필’이라는 계급장 Q. 실제로 ‘군부심’을 가진 사람이 많아? 식빵군 : 나는 취업스터디를 하는데 스터디장이 아직 미필자거든. 그런데 그 이유만으로 팀원들한테 무시를 당하더라고. 그러면서 스터디장이 해야 할 일들이 내게 다 옮겨 온 거야. 내가 스터디장한테 어떻게 행동하라고 조언까지 해줬는데 군필자와 미필자로 나눠진 계급이 쉽게 무너뜨려지는 게 아니더라고. 용서받을자 : 맞아. 현역으로 다녀온 사람, 공익으로 다녀온 사람, 면제된 사람을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데이비드 : ‘군부심’이라고 하잖아. 10명 중 9명이 현역이고 나머지 1명이 공익이면? 그 상황에서 공익 1명이 업무상 실수를 해버리면, ‘너는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래’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이게 심해지면 그 공익은 바로 왕따가 되는 거야. Q. 개인 능력과는 상관없는 문제잖아. 용서받을자 : 다수가 소수를 핍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 군대는 누구나 가기 싫어하고, 가더라도 각자 나름의 힘든 일들이 많았을 거야. 그런데 현역이냐 공익이냐, 보직이 무엇이냐에 따라 신분이 나뉘어 버리거든. 이게 사회적으로 이어지면 계급화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 달콤상큼남 : ‘네가 뭔데?’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이런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해. 자기 계급을 과시하고 싶고, 남의 일에는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 리얼러버 : 나는 해경을 나왔는데 ‘어디 경찰XX가 군대 얘기를 하느냐’고 놀림도 많이 받았어. 누군 행정병이라고 하면 ‘엑셀병’이라고 놀리기도 하지. 하하하. 친구들끼리 농담처럼 넘어가면 괜찮은데 사회에서 진지하게 받아 버리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용서받을자 : 제대하면 22살~23살 그쯤이잖아.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못해본 상황에서 군대를 다녀오면 그 2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 되는 거지. 거기서 이미 ‘군부심’이 생기고. 새로운 조직에 가더라도 내세울 게 그것뿐인 거야. # 나도 어느새 ‘꼰대’가 됐더라 Q. 나이나 지위에 따른 계급 구분이 곧 군대 문화다? 용서받을자 :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해. 지금은 돈도 빼놓을 수 없고. 보통 사람을 하대하고 갑 행세를 하려는 사람은 ‘졸부’ 같은 느낌이 강했거든. 청담동의 고급 하우스웨딩 업주와 거래를 튼 적이 있는데 처음부터 나를 을도 아니고 병, 정 취급하더라고. 뭐, 바로 거래를 끊었지만. 리얼러버 : 사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잘 안 돼. 어디서든 ‘얘는 행동을 왜 이렇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십중팔구 군대를 안 갔다 왔더라고. 나이나 지위를 떠나서 말이야. 군대에서 보직에 따라 제몫을 잘 해낸 사람은 보통 사회에 나와서도 자기 일을 잘한다고 생각해. 달콤상큼남 : 리얼러버는 완전 ‘군대식 꼰대 마초남’이네. 하하. 식빵군 : 20대 사이에서도 리얼러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많을 걸? 한 세대 윗사람들, 직장 상사들은 얼마나 심하겠어. 우리보다 나이도 많고, ‘우리 때 군대는 너희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라고 말하잖아. 달콤상큼남 : 우리나라는 군대 문화와 유교 문화가 이상하게 짬뽕된 것 같기도 해. 데이비드 : 맞아. 군대 문화와 유교 문화가 짬뽕이 되니까 갑을만 남은 세상이 된 것 같아. 서로 존중해주는 의식이 부족해. 나이가 많으니까 대우받아야 한다? 지위가 높으니까 인정받아야 한다? 그건 아니지. 열심히 하는 실력 좋은 사람이 평가를 잘 받고 대우를 잘 받아야지. Q. 한국 남자 대부분은 군대를 다녀왔는데 ‘꼰대’만 있는 건 아니잖아. 달콤상큼남 : 분명히 평소에는 ‘군대 마인드’가 없어. 가끔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그 순간 꼰대가 되는 거야. 용서받을자 : 난 꼰대 느낌을 너무 잘 알아.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 막내들이 청소 같은 허드렛일을 하잖아. 그걸 안 하는 후배들을 보면 화가 나는 거야. 그런데 나는 신입생 때 그런 일을 안 했거든. 어느새 나도 ‘군인 마인드’를 장착한 거지. 그런 내가 싫어지더라고. 데이비드 : 이병, 일병 땐 움츠려 살다가 계급이 높아지면 편해지잖아. ‘병장놀음’이라고 하지. 제대할 땐 그 습성을 없애고 나와야 하는데 그대로 가져 나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식빵군 : 조직 내에서 누군가 군대 문화를 없애도, 그 후임에 후임에 후임은 역시 군대를 갔다 온 남자일 가능성이 크거든. 누군가 군대 문화를 다시 만들어버리면 소용없는 일이 돼버려. # 군대 문화 속 여성들의 삶 Q. 그럼 도대체 한국 여성들은 어떻게 산다는 거야? 달콤상큼남 : 힘들 거야. 엄청 힘들 거야. 유리천장? 그건 나중 이야기고. 당장 생활부터 엄청 빡빡할 걸? 용서받을자 : 일단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기본적으로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잖아. 여기에 군대 문화가 합쳐지고, 여자들끼리의 경쟁이 심해지고, 거기 위협받는 남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여기에서 최근의 ‘여혐 현상’이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리얼러버 : 그런데 여초 사회에도 군대 문화가 빡빡하다고 하더라고. 우리 윗세대 여성들은 남초 사회에서 배우고 성장한 사람들이니까 그게 대물림 됐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하더라고. 나도 친구한테 들은 얘기야. 식빵군 : ‘헬조선’이라는 말처럼 ‘김치녀’라는 말도 흔히 쓰이고 있을 정도니까. ‘김치녀’ 때문에 ‘헬조선’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리얼러버 : 콕 집어 ‘김치녀’라고 하긴 그렇지만, 그런 경우가 있어. 최근에 우리 부서가 두 팀으로 분할됐거든? 여직원 때문이었지. 15명 중 여자가 3명이었는데 남녀가 똑같은 잘못을 했다고 치면 여자에게는 쓴소리를 못한다는 생각이 많았어. 그래서 여자를 한 팀으로 몰아버렸지. 그러고 우리 팀이 첫 회의할 때 가장 먼저 나온 말이 ‘우리는 남자조직’이라는 거였어. 여자랑 갈라져서 서로 불편해질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거였어. Q. 여성 문화라고 해야 할까? 딱딱한 분위기에 완충 작용을 해줄 수도 있잖아. 리얼러버 : 아니야.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지. 우리 부서에 주말 당직이 있거든? 사무실만 지키는 일인데 2년 전쯤에 여사원이 투입됐다가 노숙자한테 추행을 당한 적이 있었어. 그 뒤로 당직은 무조건 남자만 하는 걸로 바뀐 거야. 윗사람들은 ‘너희가 일하는 만큼 더 받잖아’라고 대충 넘어간다고. 이러면 남자만 억울한 거지. 솔직히 주말 당직 하루 해봤자 들어오는 돈도 얼마 안 돼. 용서받을자 : 그렇게 따지면 남자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말이야. 적당히 대책을 세워주고 남녀가 똑같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도 회사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여자는 무조건 빼버린다니. 달콤상큼남 : 난 여자랑 지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하하하. 사실 이것도 문제야. 여자들과 함께 있게 됐을 때 혹시라도 나의 ‘군대식 꼰대 마인드’가 나오진 않을까 걱정하게 돼. ‘여자에겐 이런 행동을 하면 안 될 거야’라는 인식이 나를 부자연스럽게 만들어. 그럼 인간관계도 꼬이게 되는 거고. 데이비드 : 똑같은 상황이라도 군대를 다녀온 남자는 우리나라 조직 문화에 맞게 사회화가 1차적으로 되잖아. 여자는 그게 아니니까 이질감이 느껴지겠지. 식빵군 : 군대 문화를 사회화라고 하기엔 조금 어색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야. 간혹 친한 여자애들이 식당에서 ‘물 좀 떠와요’라고 시킬 때가 있어. 거기서 내가 발끈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잖아? 그래도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최소한 ‘물 좀 떠주세요’라고 부탁하듯 한단 말이야. 남자가 버릇없이 굴면 잔소리라도 할 텐데, 여자애들에겐 그럴 수도 없어. Q. 식빵군이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그건 군대 문화가 아니라 기본 예의잖아. 용서받을자 :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 없는 게 거기서 만약 뭐라고 했으면 이상한 선배가 되는 거야. ‘저 선배 완전 꼰대’라고. 나도 대학생 때 그런 적 있어. 여자후배랑 친해졌는데 어느 날 걔가 내 별명을 부르면서 막 놀리는 거야. 심지어 ‘오빠’라는 호칭도 안 붙여. 나를 너무 만만하게 보나 싶더라고. 그럼 혼낼 수도 있는 문제인데 그 후배에게 밉보이면 여자후배 전체의 눈밖에 나는 거였거든. 도저히 내 목소리를 못 내겠는 거야. Q. 여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억울하지 않을까? 엄연히 자기 잘못은 아니잖아. 리얼러버 : 바로 그런 거지. 사회에서도 여자 한 명 눈치를 보느라 조직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우리 부서가 분할된 것처럼 말이야. 조직이 여자 눈치를 보는 것만큼 여자도 조직의 눈치가 보이겠지. 그런데 불편한 걸 어떡해? 방법이 없어. 식빵군 : 여자는 잘못을 지적해도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남자는 언제나 이해해줘야 하는 입장이고, 여자는 대우 받아야하는 입장이랄까? 아, 나도 벌써 ‘꼰대 마초’가 된 것 같아. # 군대 문화를 없애는 완벽한 방법? Q. 참, 군 복무는 2년이지만 예비군 훈련은 6년이 더 있잖아. 데이비드 : 그러네. 한국사회의 남자들은 상시 군인이야. 그리고 예비군 훈련장에 가보면 왠지 모르겠는데 ‘양아치’가 되는 사람이 많아. 나이 많은 동대장한테 반말하는 사람도 있고 나이 어린 교관을 자기 후임 부리듯 대하는 사람도 있어. 군복만 입으면 군대 시절의 습성이 되돌아오는 걸까? 달콤상큼남 : 그게 사회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해봐. 그런 사람을 상사로 만나면 정말 최악이지. 그런데 현실엔 그런 사람이 되게 많거든. Q. 어떻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리얼러버 : 군대를 없앨 순 없잖아. 군인에 대한 프라이드를 높여주는 무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허세’ 말고 ‘자부심’ 있잖아. 억압된 군대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가 사회로 나오면 박탈감이 생겨서 더 대우받고 싶어 한다고. 2년간 시간을 때우는 곳이 군대가 아니라, 진짜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시스템이 필요해. 용서받을자 : 사실 진짜 해답은 남북통일이지. 하하. 달콤상큼남 : 회사도 마찬가지야. 내가 이 회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줘야 해. 그게 인정을 못 받으니까 똑같은 직원들끼리 계급이나 지위에 따라 서로 갑질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식빵군 : 맞아. 이건 돈 문제가 아니야. 자존감의 문제라고 봐야지. 군대 문화가 사회나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 그 조직은 그냥 군대 수준에 머무는 거야. Q. 시스템 개선이 중요할까? 인식 개선이 먼저 아닐까? 데이비드 : 나는 시스템이 먼저라고 생각해. 좋은 시스템 안에 좋은 사람이 있을 수 있거든. 윗사람들이 먼저 좋은 시스템을 만들고 이끌어야 아랫사람들도 따라갈 수 있잖아. 구호처럼 ‘우리는 평등하다’고 외치면 누가 따르겠어? 용서받을자 : 나는 다르게 생각해. ‘까라면 까’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먼저라고 봐. 리얼러버 : 사람이 군인인거지 군인이 사람인 건 아니잖아. 직업도 마찬가지야. 나는 금융맨이기 전에 사람이거든. 누군가에게는 하찮게 보이더라도 나는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이거야. 사진=강태명 기자, 셔터스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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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⑧] 야근, 대출, 이직..상실의 시대를 사는 아빠들
//BYLINE// 세월이 흘러도 처자식하고 먹고 살기 힘든 아빠들 처지는 변함이 없다. '국민첫사랑' 수지도 연애를 하고, '국민여동생' 아이유도 연애를 하는 이 말랑말랑한 2015년에 팍팍한 아빠들의 갈증은 가실 줄 모른다. 출근길에, 등교길에, 놀러가는 길에 한 번쯤은 지나쳤을 것 같은 평범한 아빠들과 만났다.'퇴근과 동시에 야근'이라는 윗집 병아리(가명, 34세, 결혼 3년차, 이하 윗집), 옆집 강아지(가명, 35세, 결혼 6년차, 이하 옆집), 뒷집 코끼리(가명, 35세, 결혼 6년차, 이하 뒷집)다. 회사에 다닌 지는 10년이 넘었고, 결혼을 한 지는 3년, 6년으로 각각 달랐다. 지겨운 회사 생활보다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 보는 낙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는 세 사람. 이들이 체감하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 그래서 요즘 살기 어떠냐면... 윗집: 난 매일 야근이야. 다들 야근쟁이들일걸.뒷집: 나는 한 마디로 정신이 나가서 일하고 있는것 같아. 보통 밤 12시에 퇴근. 바쁘면 그렇다는 거고, 좀 한가할 때는 좀 일찍 끝나지.옆집: 난 밤 10시쯤? 좀 늦어진다 하면 새벽 1시정도. 뉴스에이드(이하 N): 야근을 하는 날이 일주일에 며칠 정도? 윗집: 안 하는 날 세는 게 빠를 텐데.옆집: 정답! ㅋㅋ 일 년에 반 년은 야근하는 것 같아. 보통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고, 그래도 금요일엔 안 한다! 하하. N: 주말 보장! 이걸 다행이라고 좋아해야 하는지. 옆집: 바쁘면 주말에도 출근해야지. 그래도 주말에는 좀 일찍 끝나서 오후 6시나 7시 정도면 마무리 되는 것 같은데. N: 야간근무 수당, 휴일근무 수당은. 옆집: 없어진 지, 아니 없다고 생각하고 산 지 한 6~7년 됐나.윗집: 맞아. 퇴근하고 집에 가자마자 자고, 일어나자마자 출근하고 그런 패턴이야. 어쩌다 일찍 퇴근하면 그냥 자기 아까우니까 악착같이 깨어있어. 그럼 또 다음 날 피곤하고. # 먹고 사는 일이 최고 고민 N: 그럼에도 계속 일을 하는 건 역시? 윗집: 가족이지. 혼자면 이렇게 안 살아! 하는 마음 다 있을걸!뒷집: 그런데 가족들과 일상 생활을 공유하기 어려워져. ㅠㅠ윗집: 주말에는 거의 붙어 있어. 피곤해도 애들 옆에 착! 그런데도 애들은 엄마하고 정서적으로 훨씬 가깝더라. 서운하게.옆집: 나는 전문 분야(건축 설계)다 보니, 나름 보람이 있어. 꼭 급여라든가 금전적 보상 때문에 있는 건 아니야. 뒷집: 난 아냐.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더더더 가족들하고 먹고 사는 일이 신경 쓰여.옆집: 음, 하긴 난 대출이 없으니 그런 걸 수 있겠다. 대출이 있었다면 다른 길을 생각해봤을 거야. N: 아이를 키우면서 걱정이 되는 건 어떤 게 있을까. 옆집: 내 얘기를 해야겠네. 스압주의 예고. ㅋㅋ 난 요즘 정말 고민이 많은데. 우리 집은 맞벌이야. 양가 부모님은 지방에서 3시간 이상 떨어져서 사시고. 그래서 사실상 육아를 아내하고 나, 둘이 직접 해야 돼. 그래서 5일을 맡기고, 주말에 추가 수당을 부담하면서 아이를 부탁해. 그럼 한 달에 140만 원이야. 분윳값, 기저귓값까지 포함하면, 이유식 식재료를 빼더라도 우리가 계산한 것만 200만 원이 넘더라. 아내 월급 대부분이 여기에 들어가. 그러면 내 월급만으로 생활해야 하는 건데, 그럼 저금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지.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대출이 없으니까 살만한 거야. 전세 대출금이나 월세를 부담했다면 남는 게 없었겠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 애한테 들어가는 비용이 줄었지만, TV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돌아다니긴 힘들어. N: TV라 하면? 뒷집, 옆집, 윗집: ‘슈퍼맨이 돌아왔다’지!윗집: 예전에 엄태웅이 딸 업고 다니는 배낭 편해보여서 살까하고 봤더니 백만 원이 넘더라.옆집: ‘슈퍼맨’은 아빠들 입장에서는 막장 드라마지. 에휴.윗집: ‘슈퍼맨’ 보다가 우리 애들 보면 너무 초라해보여서 상실감, 박탈감 같은 게 생겨.뒷집: 오히려 ‘아빠를 부탁해’가 아빠들 심리가 좀 더 표현된 것 같더라. # 주말? 차라리 회사 행사에 참석하겠어! N: 주말에 아이하고 같이 보내는 시간이 어느 정도 되나. 옆집: 주말에 하루 정도는 종일 같이 있고, 남은 하루는 오후 저녁까지. 나는 좀 특수한 경우인데, 아내가 하는 일이 주말에 바쁘거든.뒷집: 나도 가능한 많이. 주중에는 같이 있기 힘드니까.윗집: 맞아. 집에 오면 자고 있어.옆집: 그래서 힘든 게, 개인 시간이 없어. 윗집: 난 행복해.........ㅠㅠ옆집: (울지마) 대신 월요일에 회사 가서 휴식을 취하지. N: 회사에서? 옆집: 주말에 쌓인 피로를 회사에서 멍 때리면서 푸는 거야. 생각해보니까 잠도 월요일 밤에 제일 잘 자는 거 같다? ㅋㅋ윗집: 나는 매주 금요일만 되면 집에 가서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100인데, 토요일 저녁만 되면 넋이 나가 있어.옆집: 완전 공감. 솔직히 주말에 아내가 친척집에 가자고 하면 진짜 좋아. 신나서 따라간다니까. 가면 불편하고 힘든데 안 가면 아이한테 100프로 집중해줘야 하잖아. 혼자서 힘들어. 친척집 가면 또 봐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멍 때리고 좋아.뒷집: 나도. 어제 회사 체육대회 했는데 가족들 다 같이 하는 행사였거든. 좋았어. N: 완전 반전. 회사에서 하는 건 무조건 싫은 줄 알았는데. 뒷집: 진짜 아이하고 둘이 있는 거하고, 아내하고 나하고 애하고 있는 거하고 체력 소모 차이가 엄청 나다고. # 저출산 해결책? 일단 좀 웃자 N: 얼마 전에 국가에서 저출산 해결책을 위해서 의료비(출산비), 주거문제 지원을 한다고 발표했는데. 윗집: 아, 좀 웃자. 그렇게 해주면 애를 낳고 싶어진다는 거야?뒷집: 나는 너무 보편적인 지원이 문제인 것 같아. 차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기 낳은 다음에 조리원에 가거나 베이비시터를 부르잖아. 아님 뼈 빠지게 양가 부모님이 도와주시든지. 뭐가 됐든 전혀 지원이 안 돼. 싼 가격에 몇 시간 맡기는 프로그램이 있는 걸로 아는데 이런 거에 대한 홍보는 전혀 안되더라.옆집: 어린이집을 제외 하면 사실상 지원이 거의 없는 셈 아냐? 의료비, 교육비, 특수교육비 등등. 남동생이 아이를 한 명 더 가질까 생각했는데 안 낳는 쪽으로 했대. 굉장한 모험이잖아. 윗집: 아이가 한 명인 거 하고, 두 명인 거 하고. 들어가는 돈 보면 체감은 하늘과 땅 차이라더라.옆집: 특수한 경우긴 하지만, 우리 애가 언어 발달이 좀 늦어져서 언어 치료를 받고 있어. 그런데 이건 국가보조가 전혀 안 돼. 그래서 매달 4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거야. 10개월 정도 예상하고 있으니 이것만 해도 400만원이네. N: 아이를 키우면서 앞으로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뒷집: 첫째도 둘째도 교육. 단,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준다는 전제 하에. 애가 이제 유치원에 들어가니까 아무래도 그 쪽이 신경 쓰여. N: 유치원 들어가려고 대기자 명단 달아놓고 몇 달 씩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던데. 뒷집: 운이 좋아서 한 번에 됐지! 주변에서 로또 됐다고 하더라.윗집: 얼마나 대단하면 당첨된 거 뉴스에도 나왔어. N: 대박. 그렇게 한 번에 될 수도 있나. 뒷집: 일단 지원을 해놓고 무작위로 추첨을 하는 방식이라. 결혼 안 한 사람 입장에서는 웃기지? N: 그럼 마지막에 지원해도 될 수 있는 거네. 뒷집: 그렇지. 안 된 부모는 울기도 해. 공립 유치원은 경쟁이 심하기도 하고, 빈자리도 잘 안 나오니까 사립으로 몰리는 수 밖에. 내가 듣기로는 소화 유치원에 몬테소리 교육이 겸해지면 유명인도 별 수 없다더라. 똑 떨어진대.옆집: 그런데 유치원 사이에 급 나누는 건 정말 이해 안 되지 않아? '임신 확인증' 들고 편법으로 대기번호 끊고 말이야.뒷집: 그 유치원 서열이 초등학교로 이어진다는 얘기를 들었지? 그래서 부모들이 더 유난스럽게 유치원에 목을 매지. 한 4~5군데 있지 않아? 그런 유치원이. # 제일 무서운 건 상대적 박탈감 N: 끼리끼리 노는 문화가 그때부터 만들어지는 거네. 옆집: 그 유치원 보낼 수만 있다면, 아니 들어가기만 하면 좋은 거지만 아니면 그때부터 부모들은 박탈감을 느껴. 내가 내 애들한테 이런 것도 못해줬구나 이런 마음 때문에.윗집: 그때부터 유치원 들어간 부모들은 ‘슈퍼맨’ 찍는 거지. 현실판 ‘슈퍼맨’.뒷집: 박탈감이 무서워. 예전 경기고-서울대 공식이 유치원으로 확장된 거 아냐.옆집: 특수 중학교 들어가려고 우리 동네 사람들은 영국문화원에 가더라. N: 문화원도 동원되는군. 옆집: 밤 10시에 나는 회사에서 퇴근 하고, 그 분들은 문화원에서 퇴근을 해. 아, 내가 아는 초등학생 애가 있는데 마포 쪽에 살거든. 학교는 서초동이야. 뒷집: 부모가 아이 행복을 손을 대기 시작한다는 거. 나는 조심해야 하고 신경 쓰기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뒷집: 무섭지.옆집: 응. 스스로 한계를 만드는 거야. 아이의 한계를. 나중에 아이가 한계에 부딪히면 더 크게 좌절할걸. N: 맞아, 아이의 상처는 어쩌지. 옆집: 아니, 부모가. N: 아?! 뒷집: 난 그래서 해외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야. 어린이집, 유치원 들어갈 때 마다 대기번호 뽑고 기다리고 뺑뺑이 돌리는 거 기다리고, 임신 확인증으로 어린이집부터 편법으로 대기 시켜놓는 나라잖아. 왜곡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면, 이민도 괜찮은 육아법이라고 생각해. # 한 회사에 오래 있으면 무능력하게 봐 N: 보면 우리 아버지 세대를 보면 한 회사에서 쭉 일하다 명예롭게 퇴직하는 걸 의미있고, 멋있게 보는 느낌(?)이었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지. 옆집: 이직은 연봉인상과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필수지. 솔직히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면 ‘넌 우리 아님 갈 곳이 없지’ 하면서 바라보는 것 같아. 그렇게 회사에서 뒷전이 되는 사람을 많이 봤어.뒷집: 난 혼자일 때는 이직에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요즘은 굉장히 신중해졌어. 집사람이 신경을 쓰니까 나도 같이 그렇게 되네. # 나도 놀고 싶지. 애는 누가 봐? N: 아빠들은 스트레스 어떻게 풀나. 옆집: 술이지, 뭐. 또 있나?윗집: 아냐, 눈치 보여서 마시지도 못해. 낚시 가본 지가 어언...옆집: 하긴. 어디 애를 좀 맡길 수 있으면 좋은데 아내 아니면 내가 봐야 하잖아. 술 마시고 컨디션 엉망이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술을 포기하지. 가끔은 어디 맡기고 싶다.뒷집: 맡기면 5~7만원 그냥 날아간다. N: 다 돈이네. 옆집: 그러니 몸으로 때우지. 술 마실 돈, 누구한테 맡길 돈 아껴서, 그 돈으로 입장료 내야 하는 곳 가는 거야. 차 끌고 입장료 내야 하는 곳에 놀러. 그리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힐링~ N: 결혼을 해야 한다, 안해야 한다 조언을 해준다면? 옆집: 해야지. 나는 해야 한다고 봐. 아이가 태어나면, 세상의 중심에서 나 혼자 잘났다고 하면서 살다가 세상의 변두리로 빠지는 느낌도 받아. 하지만 누구의 아빠로 산다는 건, 기쁨과 혼돈이 공존하는 일인 것 같아. 힘들지만 행복한. 많이 행복한.뒷집: 나, 막판에 좀 뜬금없는데 결혼해서 아이 낳고 복귀하는 엄마들, 경력 단절 때문에 장난 아니게 홀대 받지 않아? 와이프가 그랬거든. 그런 거 보면 결혼, 출산, 육아...글쎄. 확신이 안 서. N: 엇! 그 얘기, 다음에 한 번 더 해주실까요? 사진 = 셔터스톡, '슈퍼맨이 돌아왔다', '미생',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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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⑥] 나는 왜 사랑하지 않는 회사에 목을 매나
//BYLINE// 지난해 tvN ‘미생’에 이어 올해 영화 ‘오피스’, JTBC ‘송곳’까지. 조직 생활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들이 회사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안의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다. 취업난을 뚫고 사원증을 목에 걸었지만, 치열한 경쟁 혹은 불안한 고용에 시달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여기에 직장인 3종 세트라는 위염, 식도염, 허리나 목 디스크까지 ‘달성’해야 진정한 대한민국 직장인이 될 수 있다. ‘먹고 살기’ 각박해진 오늘날 그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본 기사는 개별 인터뷰 진행 후 대담형식으로 재구성 했습니다.) 회사원A: 은행 / 남 / 입사 5년차 / 미혼“첫 직장이다. 주5일은 지켜지지만, 주중엔 하루 12시간씩 근무한다. 초과근무 수당은 존재하지만 전부 받을 수는 없다.” 회사원B: 홍보대행사 / 여 / 홍보 6년차 / 미혼“사무직 2년 후 홍보로 직종을 전환했다. 이후 두 번째 회사다. 주중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최소 12시간 이상이다. 프로젝트가 발생하면 주말 근무, 밤샘도 불사한다.” 회사원C: 공사 / 여 / 입사 3년차/ 미혼“첫 직장이다. 올해 초 ‘빡센’ 부서로 옮기면서 강도 높은 업무를 맛보고 있다. 주5일은 지켜지는 편이지만, 야근은 생활이다.” 회사원D: 방송국/ 여 / 방송 9년차 / 기혼“세 번째 회사다. 프로젝트가 없을 때는 정시퇴근하지만, 프로젝트가 있을 때는 주말 근무, 밤샘은 기본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근무시간은 유동적이다.” 회사원E: 외국계 기업 / 남 / 입사 8년차 / 기혼 “첫 직장이다. 1주일에 이틀 꼴로 야근이다. 회식은 거의 없고, 팀원끼리 저녁을 먹는 정도다.”#우린 모두 미생 뉴스에이드: 현 회사에 만족하나요?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표현해주세요. 회사원A: 불만족에 가깝죠. 30점 정도? 주중엔 잠자는 것 외에 나를 위해 쓸 수 시간이 전혀 없어요. 다른 지점이나 은행과 비교해서 업무량에 비해 사람이 적은 편이예요.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은 자꾸 생겨나는데, 이를 공부하고 적응할 시간은 부족하고요. 신입 때는 한 두 번 정도 환경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 적 있어요. 그래봤자 돌아오는 이야기는 똑같더라고요. 그때마다 좌절감을 느꼈고, 이제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됐어요. (웃음) 회사원B: 아뇨. 45점을 주고 싶네요. 과도한 업무와 잦은 야근이 주이유예요. 주5일 중 주4일이 야근이에요. 금요일에는 정시퇴근을 하는데 일이 없어서 퇴근하는 게 아니에요. 스스로 정한 원칙이죠. 홍보라는 일의 특성상 클라이언트의 주문이 갑자기 생길 수 있어요. 그럼 원래 업무는 제쳐놓고 그것부터 우선 해결해야 하죠. 그건 제가 예상할 수도 없고, 제어할 수도 없어요. 홍보라는 일의 어쩔 수 없는 특성이죠. 야근은 필수예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해요. 회사원C: 회사에 대해서는 60점을 주고 싶어요. 하지만 올해부터 부서가 바뀌면서 일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어요. 그전에도 나름 고충이 있었지만, 회사가 끔찍하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어요. 일은 많고 사람은 없는 것이 문제인데, 부서 인원을 늘려달라고 건의도 해봤어요. 부서에 적응한 것인지, 현실을 깨닫게 된 것인지 어느순간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대신 부서 업무에 대한 보람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마냥 일이 하기 싫었는데, 지금은 제 생각을 바꿔 보려고 해요. 회사원D: 만족하지 못해요. 40점을 주겠어요. 3년차에서 5년차까지는 사람이나 업무 때문에 만족하지 못했다면, 그 이후에는 연봉이 이유예요. 업무량에 비해 보상이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업무가 많아도 그만한 보상이 따르면 감당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해요. 콘텐츠 산업 자체가 노동집약적인, 원가가 많은 드는 일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해요. 회사를 다니는 데는 3가지 이유가 있어요. 일, 돈, 사람.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어디가나 똑같고, 일은 무엇이든 업(業)이 되면 재미없죠. 결국 돈이에요. 하지만 나의 젊음과 청춘을 받쳐서 돈으로 바꾼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회사는 지옥이죠. 회사원E: 만족하는 편이에요. 70점 정도. 그래도 30점을 깎은 이유는 업계 대비 적은 연봉 때문이에요. 노조가 없다는 점에서 직원들이 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편이에요. 이게 연봉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업계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외국계 회사이다 보니 본사에서 철수하면 그만이거든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고요. 입사 1년차까지는 애사심이 정말 상당했어요. 대만족이었죠. 입사 3년차가 되면서 회사나 업계의 숨겨진 모습을 보게 되면서 만족도가 조금 떨어졌죠. 뉴스에이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회사원A: 내 열정과 노력 등을 희생할 만한 직업이나 직장을 찾지 못한 것 같아요. 또 지금 회사를 그만뒀을 때 전혀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아직 없고요. 대안 없이 그만두면 아무래도 금전적인 손실도 발생할 테니까요. 아주 드물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재테크나 대출에 대해 도움을 청해올 때 상담을 해줄 수도 있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거든요. 회사원B: 홍보를 처음 시작했을 땐 일을 배우느라 바빴어요. 내 상황이나 회사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1년 정도 지나니까 업무나 업계의 환경을 직시할 수 있었죠. 그것이 쉽게 개선되거나 나아질 수 없다는 걸아니까 갑갑하더라고요. 그렇지만 홍보라는 일은 여전히 사랑해요. 주어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을 때 오는 쾌감과 성취감이 있어요. 그럴 때는 굉장히 드물고, 대부분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량에 허덕거리는 게 문제죠.회사원C: 생계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소속감의 상실이라든지,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생기겠죠. 한편으론 혼자만 힘든 게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서 불평을 잊기도 하고요. 하기 싫었던 일도 완수하고 나면 성취감이 생기기도 하고요. 회사원D: 생계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 때문에 그만두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요. 업무량이 많아서 그렇지 하는 일은 재미있어요. 가끔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요. 내가 만든 콘텐츠가 인기를 끌거나 주목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죠. 회사원E: 생계인거죠. 또 회사에 대한 아쉬움이 이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는 아니에요.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동료들이 많아요.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이 있어요. 회사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은 편이고요. 뉴스에이드: 인생의 목표와 현재 회사가 연관이 있나요? 회사원A: 전혀 상관없어요. 회사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한 곳이예요. 그래서 늘 욕먹는 것 같아요.(웃음) 회사원B: 없죠. 제가 원하는 삶은 정적인 삶이고, 홍보의 세계는 그보다 동적일 수 없거든요. 어느 정도나 각오를 가지고 홍보라는 일을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그 이상이더라고요. 매일 극적인 상황들에 시달리다 보니까 반작용으로 편안하고 차분한 삶이 인생의 목표가 됐어요. 일 자체는 재미있으니까, 대안을 찾을 때까지 할 생각이에요. 가까운 목표는 업무와 내 삶을 분리하는 거고요. 스스로 일만 하는 기계라는 생각을 지우고 싶거든요. 회사원C: 간접적인 연관이 있죠. 행복한 삶이 인생의 목표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반적인 기업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니까요.회사원D: 이렇다 할 관련은 없는 것 같네요. 회사원E: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죠. 일단 아이를 키워야 하고요, 은퇴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그 일을 그걸 경제적인 부담 없이 자유롭게 하려면 회사를 계속 다녀야겠죠. 그러려면 20년 이상 회사를 다녀야 하는데, 이왕이면 내 일을 사랑하면서 다니고 싶어요. # 야근 is 일상 뉴스에이드: 지금 회사를 입사하기 전에 생각했던 업무를 하고 있나요? 회사원 A: 처음엔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었어요. 꿈꾸던 일은 따로 있었지만, 현실적인 상황들로 인해 취업을 더 늦출 수 없었어요. 은행 입사를 간절히 원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들을 지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 회사는 어쩌다 보니 얻어 걸린 거예요. 그렇다 보니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죠. 회사원 B: 지금 회사는 같은 직종에서 이직했어요. 업계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생각한 그대로 일하고 있어요. 그러나 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놨을 때는 그렇지 않았죠. 홍보일을 하기 전에 생각했던 일과 실제 내가 했던 일은 많이 달라요. 업무 자체도 그렇지만 근무 강도가 상당해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을 넘어설 거예요. (웃음) 회사원 C: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서로 발령을 받았어요. 생각과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죠. 뭐, 그게 조직생활이니까요. 회사원 D: 그렇죠. 큰 차이가 있죠. 방송국이라고 하면 현장 업무부터 떠올리잖아요. PD가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기자가 취재하거나. 하지만 그런 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한 사무직이 생각보다 많아요. 서류 업무도 상당하죠. 회사원 E: 첫 부서에서는 처음에 생각한 그대로의 일을 했어요. 몇 년 뒤에 부서 발령을 새롭게 받았는데, 즉 지금 업무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에요. 그렇지만 하고 싶은 일과 완전히 빗나가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어요. 뉴스에이드: 입사 초기와 현재를 비교하면 회사에 대한 태도나 자세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회사원 A: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그때도 지금도 회사에서 시키는 일은 무조건 해요. 다만 처음에는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면,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확실히 보게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 정책이 생기면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무엇인지, 소비자와 판매자 중 누구에게 이득인지 등을 알게 됐어요. 물론 인식한다고 해서 하는 일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요. 회사원 B: 홍보라는 일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나 태도는 똑같아요. 여전히 좋아하는 일이예요. 그렇지만 과중한 업무량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예요. 회사원 C: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모든 일이든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을 꿈꿨어요. 막상 들어오고 오니까 생각한 것과 다르더라고요. 개인적인 삶의 소중함도 느꼈고요. 처음에는 회사에 100% 헌신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회사와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려고 하고 있어요. 회사원D: 때가 묻었죠. 요령이 생겼어요. 책임지지 않는 방법이랄까. (웃음) 예전에는 시키는 대로 했지만, 지금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도 해요. 비효율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거든요. 비효율을 비효율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해보려고 노력해요. 노력을 한다는 건 중요하거든요. 회사원E: 현실적인 시각을 갖게 됐죠. 처음에는 교과서에서 배운 이상적인 부분만 생각했어요. 대부분 회사에서 원하는 건 그렇지 않은 것들이죠. 현실적인 타협점이란 걸 알게 됐지만, 이상을 놓지 않으려고 해요.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뉴스에이드: 보상을 잘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휴가나 복지는 잘 활용하고 있어요? 회사원 A: 월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 역시 돈 받는 만큼 일하겠다는 생각이고요. 휴가를 다 쓸 수 있는 건 장점이에요. 휴가 아닌 다른 복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잘 활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알아보기부터 귀찮아서…. 회사원 B: 아니요. 어느 날 급여를 시급으로 계산해보니까 1시간당 1만원이 나왔어요. 연차나 휴가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데, 주어진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도저히 쓸 수가 없어요. 회사원 C: 급여만 놓고 보면 나쁜 수준은 아니죠. 근무 시간으로 따지면 아쉽죠. 지금 속한 부서의 근무량이 상당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회사원 D: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받는 만큼 일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주어진 휴가도 다 쓸 수 없어요. 휴가 결재를 올리면 직접적으로 ‘휴가 그만 써라’라고 지적을 듣는 경우도 있어요. 조직문화부터 휴가에 대해 눈치를 주죠. 휴가 외 육아휴직 등이 존재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누군가 선례를 남기면 달라지겠지만, 선례 자체를 만들 수 없는 구조예요. 회사원 E: 월급은 많이 주면 무조건 좋은 거죠. (웃음) 업무적인 스트레스는 있지만, 나쁘지 않아요. 주어진 휴가를 전부 쓸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에요. 회사에서 휴가 사용을 장려하는 것도, 막는 것도 아니지만 다들 눈치껏 사용하고 있어요. 뉴스에이드: 근로 계약서대로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원 A: 입사할 때 연수원에서 근로계약서를 보긴 봤는데...노조에서 알아서 해주고 있어요. 회사원 B: 꼼꼼하게 읽어보는 편인데, 업무 시간에 대해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어요. 연봉 협상이라는 게 있긴 한데, 그게 협상인가요? 그냥 통보죠. 회사원 C: 입사할 때 사인을 하긴 했지만,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다시 볼 일도 없었고, 찾아보지도 않다보니 정확히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회사원 D: 근로계약서 자체가 불평등 조약이죠. 애매한 표현도 많고, 갑의 권리만 존재해요. 근로계약서대로 일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근로기준법대로 일하는 건 아닌 것 같네요. 회사원E: 입사할 때 보긴 했겠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어요. 어차피 연봉도 협상이 아니라 통보잖아요.#저녁이 있는 삶은 가능한가 뉴스에이드: 회사로 인해 나의 삶은 (풍요롭다/피폐하다/연관없다/균형을 이루고 있다) 회사원 A: 정신적으로 피폐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롭죠. 회사가 저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요. 집안 경제 사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니까요. 물질적으로 플러스라면, 정신적으로는 마이너스죠. 평일에는 저녁이 있는 삶은 불가능한 이야기예요. 보통 저녁 10시에 퇴근해요. 집에 오면 밤 11시 정도고, 아침 일찍 출근하니까 자는 게 급선무예요. 나만의 시간을 찾기란 어려워요. 그나마도 깜박한 업무가 갑자기 떠오르면 속상해지죠. 주말에 출근을 하지 않지만,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혹은 회사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을 위해 계속 공부를 해야 해요. 회사를 위해 ‘자기계발’이라 부르는 걸 해야 하는 거죠. 아니면 야유회나 운동회, 봉사활동 등 회사 관련 행사들에 참여해야 해요. 개인 사정이 있으면 빠질 수 있다고 말하지만 단합을 내세우면서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쓰도록 종용하죠. 그게 대기업 문화인 것 같아요.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 회의가 들곤 하죠. 회사원 B: (단호하게)피폐하다! 주중 12시간 근무는 기본이고, 퇴근한 후에도 관계자들에게 연락 오는 경우가 허다해요. 주말에 출근하지 않더라도 업무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많아요. 쉬어도 쉬는 게 아닌거죠. ‘내 삶을 살 줄 모르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면서 공허해져요. 회사원 C: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죠. 현재 부서의 일이 많다보니 회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조직생활이 80%, 개인적인 삶이 2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주중 야근은 기본이고, 한 달에 2번 정도는 주말 출근이 있거든요. 물론 수당은 없어요. 이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회사원D: 피폐하다! 저녁이 있는 삶이 전혀 아니죠. 회식은 별로 없지만 야근이 잦다보니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세달 정도 주말 없이 일해요. 그게 끝나면 또 다른 프로젝트가 주어지죠. 야근이나 주말 근무에 대한 수당이 있긴 하지만, 큰 액수는 아니에요. 대휴가 존재는 하지만 써본 적 없고요. 업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회사원E: 피폐한 수준은 아니지만, 회사로 인해 포기하는 것이 많죠. 정시퇴근이 보장된 회사라면 오후 6시 이후에는 무엇이든 원하는 걸 할 수 있겠죠. 야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언제 야근을 할 줄 모르니까 학원을 다니거나 마음 편히 약속을 잡을 수 없어요. 그냥 집에서 쉬거나 육아를 하는 거죠. 정시퇴근이 보장되면 은퇴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지금부터 할 수 있겠죠. 뉴스에이드: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불만족 등은 어떻게 해소하고 있어요? 회사원 A: 예전에는 영화를 보거나 사우나 가거나 일종의 취미 생활로 해결이 됐어요. 입사 3년차까지는 그게 가능했어요. 그 시점을 지나니까 그것으로도 해결이 안되더라고요. 좀처럼 공허하고 헛헛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요.(주의: 연애를 쉬고 있음) 회사원 B: 취미생활로 해결해요. 취미에 몰입하는 그 순간 자체는 회사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때만은 행복해요. 회사원 C: 잠을 자거나 주변 사람들과 회사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예요. 취미 생활을 가지려고 노력은 하는데, 쉽지 않아요. 회사원 D: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거나 하죠. 취미 생활을 가지거나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시간은 없어요. 설마 시간이 되더라도 피곤하기 때문에 쉬고 싶죠. 회사원E: 가족 혹은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거죠. 원래 취미생활이 있었지만, 회사와 가정이 있으면 아무래도 어려워요. 뉴스에이드: 지금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요? 그 이후의 삶이나 노후는 준비하고 있나요? 회사원 A: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 10년 정도 더 다닐 것 같아요. 그 후에 짤리겠죠. 임원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없고, 시켜주지도 않을 것 같아요. 그 이후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준비는 하지 못하고 있어요. 갑자기 암울하네요. 회사원 B: 지금 업무량을 생각하면 오래 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 홍보라는 일 자체는 가능한 계속 하고 싶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노후나 그 이후의 삶에 대해 걱정은 하고 있지만 준비는 하고 있지 않아요. 회사원 C: 지금 회사를 정년까지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한다는 인식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막연한 상태예요.회사원 D: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앞으로 5년에서 10년 정도 방송 일을 더 할 것 같아요. 그 이후 삶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진 않아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막연히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요. 회사원 E: 정년까지 일하고 싶어요. 그게 가능할지는 미지수죠. 50세까지는 무난하게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은퇴 이후에 대해서는 인식을 명확하게 하고 있는 편이에요.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요. # 내 삶을 되찾고 싶어요 뉴스에이드: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는 무엇인가요? 회사원 A: 일과 개인적인 생활이 철저히 분리되는 회사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정시퇴근이 보장된 삶이예요. 이직을 할 기회가 생기면 정시퇴근 보장이 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 필요 없고 오직 정!시!퇴!근! 회사원 B: 기본이 지켜지는 회사요. 업계 기준 적절한 보상과 함께 주5일, 오전 9시 출근과 오후 6시 퇴근. 더 많이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정해진 시간에 퇴근할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홍보라는 직종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다른 직종 전환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어요. 회사원 C: 일단 사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줘야겠죠? 평일에 잠도 적당히 자고, 주말에도 쉴 수 있고. 그게 기본이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많으니까요. 그런 부분이 보장되면서 회사에서 돈만 버는 게 아니라, 회사가 잘되는 걸 보면서 함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회사가 이상적인 것 같아요. 회사원D: 회사와 회사 밖의 삶을 분리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은 퇴근을 해도 퇴근이 아니에요. 전화와 문자가 계속 와요. 일과 생활을 명확하게 나눌 수 없는 게 지금이죠. 지금 회사에 바라는 게 있다면 주어진 휴가라도 다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회사원 E: 회사와 함께 개인이 발전을 이루는 회사겠죠. 경제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행복도 이룰 수 있고요. 개인적으론 정년이 보장되면 좋겠어요. 뉴스에이드: 지금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누군가도 있을 텐데요,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회사원 A: 조건만 보고 은행원이란 직업을 택하는 건 말리고 싶어요. 은행원이란 직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요. 주변에 훌륭한 동료들도 있어요. 은행의 공익적인 역할에 대해 인지하고 그를 위해 힘쓰는 친구들이요. 이는 극히 일부이예요. 대부분 자신들의 실적에만 관심이 있어요. 요즘 금융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좋으니까, 혹은 단순히 연봉이 높은 편이라 은행원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입사하면 오래 다니기 힘들어요. 대부분 들어오기 전에 생각하는 업무와 실제 하는 일은 다르거든요. 돈에는 감정이 없어요. 그저 흐를 뿐이에요. 예를 들어 세월호처럼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존재하는 거예요. 바로 ‘그레이브 댄서(grave dancer·남의 불행으로 득을 보는 사람)’죠.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아요. 은행원이 된다는 것은 그런 감정적인 부분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해요. 강자만 이익을 보는 게 아니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는 태도나 자세가 필요할 것 같아요. 회사원 B: 무슨 일이든 상상과 실제는 달라요. 특히 신입 때는 자신이 생각하는 일을 하기 힘들죠. 예를 들어 하루 종일 물건을 포장하거나, 라벨지만 붙이거나 봉투만 접는 날이 있어요. 아르바이트생이 할 법한 일은 홍보사 막내들이 하는 거죠. 내가 무엇을 하는지 그것에 대한 이해나 고민이 선행돼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회사원 C: 처음엔 어느 회사든 받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입사하면 생각이 달라져요. 회사를 선택할 때 나랑 맞는 곳인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회사는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잖아요. 추구하는 가치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해요. 입사지원서를 내기 전에, 혹은 입사를 결정하기 전에 지인을 총동원해서 조직문화나 사내 분위기를 많이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회사원D: 방송국에 대한 화려한 이미지가 있는데, 막상 들어오면 괴리가 클 거예요.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요. 겉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처음에 하는 일은 그렇지 않아요. 생뚱맞은 일을 할 수도 있고, 뒤치다꺼리만 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실망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끈기 있게 하다보면 길이 보일 수도 있거든요. 회사원E: 구직활동을 할 때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자 동기가 해준 말이 있어요. ‘무조건 취업’은 위험하다고요. 어디든 가는 게 아니라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해요. 입사 후 몇 년이 지나면 완전히 진로를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는 게 중요해요. 이건 제 경험과 연관이 있는 이야기인데, 당초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걸 밀고 가야해요. 현실적인 이유들로 다른 일을 선택하면 계속 미련이 남아서 자신의 일에 온전히 열정을 쏟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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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⑤] 감정노동자, '화받이'가 된 사람들
//BYLINE//백화점 직원들이 고객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항공 승무원은 라면이 맛있게 끓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일정한 태도를 유지하며 사람을 대하는 직종을 '감정노동'이라고 일컫는다. '서비스 정신'이라는 명목 하에 많은 이들이 매일 비상식적인 일들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감정노동 종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은행원인 올리비아 핫바(이하 가명), 내과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클레오빡돌아, 학원강사 지량이, 편의점 점장 삼각김밥. 고객, 환자, 학생과 학부모들의 '화받이'가 되곤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스에이드: 다들 감정노동 하면 빠지지 않는 직종들인데, 하루에 나를 힘들게 하는 고객은 얼마나 만나? 올리비아 핫바: 많은 날은 여섯, 일곱명 정도? 클레오빡돌아: 꼭 나한테 오지 않더라도 총량이 있어. 항상. 올리비아 핫바: 내가 안걸리더라도 옆 창구에서 화내고 있고. 클레오빡돌아: 딱 보면 들어올 때부터 얼굴에 별이 보여. 아, 5성급이 오고 있구나. 삼각김밥: 정확하게 셀 수는 없는데 보통 전체 고객은 한 500명 정도 만나는 것 같아. 뉴스에이드: 기억에 남는 진상 손님 있어? 클레오빡돌아: 너무 많은데? 지량이: 그런 건 원래 빨리 잊어야해. 올리비아 핫바: 난 잘 안 잊혀지더라.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한테 말하면서 풀었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얘기하면 또 생각이 나고 또 짜증이 나니까 말 안하게 돼. 잊은 것 같다가도 그 손님이 오면 확 떠올라. 어제 난리를 치고도 다음 날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하는데, 난 다 기억이 나. 지량이: 아무래도 은행은 돈을 다루는 데니까 더 심할 것 같다. 올리비아 핫바: 일단 은행은 뭐가 안돼서 오는 사람들이 많잖아. 예전에는 입출금을 하러 왔는데 요즘은 인터넷 뱅킹이나 카드나 그런 문제로 오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미 올때부터 화가 나서 오는거야. 자기는 비밀번호 맞게 눌렀는데 틀렸다고 나왔다고 우기고. 삼각김밥: 알바 중에도 편의점 알바는 최하층으로 보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 유통업 중에서도 뭔가 면세점> 백화점> 아울렛> 마트> 편의점 이 순서로 알게 모르게 등급을 매기는? 내가 하대해도 되는 공간이라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일단 최고 많은 건 봉투값 때문에 시비 거는거. 물건 다 골라놓고 봉투값 때문에 더러워서 안산다고 욕하고 가기도 하고, 거스름 돈을 두손으로 안줬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고. 뉴스에이드: 학원은 어때?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하고 학부모를 동시에 상대해야 할텐데. 지량이: 우리는 엄마들이 슈퍼갑이지. 진상보다는 말도 안 되는 요구가 많아. 학원을 집안일 때문에 빠졌는데 보충을 해달라는거야. 내 학생이니 그건 해줄 수 있어. 근데 다시 잡은 보충 날짜에도 안 와놓고 또 보충을 해달래. 수업 잘 못 따라오는 아이들 보충을 해주잖아? 그럼 개인 사정으로 빠져놓고 또 보충을 해달라는 경우도 있고. '보충의 보충'을 해달라는거야. 말이 돼? 올리비아 핫바: 애들도 알지? 엄마한테 말하면 선생님이 불리하다는 거. 지량이: 장난 아니야. 애들이 다 알아. 자기 아이 굉장히 감싸는 엄마들이 있잖아? 그럼 엄마 성향을 알고 아이들이 훨씬 과장되게 얘기를 해. 되게 약았어. 요즘 아이들. 엄마가 전화해서 뭐라고 해줄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 '갑질'에 남녀노소 없다 뉴스에이드: 반말이나 욕설을 하는 사람도 많은 편이야? 올리비아 핫바: 어른들은 많이 반말 하시지. 나 처음에는 반말 되게 싫어했거든? 이제는 적응이 되서 반말은 괜찮아. 그런데 말투가 되게 기분 나쁜 반말을 하는 분들이 있어. 이름 써달라고 하면 "못 써. 네가 써" 이렇게 말하고. 클레오빡돌아: 남자들 중에는 50대 이상 어르신들이 제일 많은 듯. 자기가 말하면 다 된다고 생각해. 삼각김밥: 50대~60대 남성이 진짜 제일 심한 것 같아. 반말로 담배사는 사람의 대부분은 50대~60대야. 아, 전에 겨울에 온장고에 넣은지 얼마 안된 음료를 사서 마신 사람이 있는데, 미지근하니까 가격을 깎아달래. 그래서 뜯으셔서 어쩔 수 없다고 다음에 오시면 꼭 따뜻한 걸로 준비해 놓겠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욕을 하면서 카운터 안으로 쳐들어오는데, 진짜 무서웠어. 웃긴건 뭔지 알아? FC(점포 관리자)가 100원주니까 그거 받고 나가더라? 그게 더 어이 없었어. 지량이: 최근에 우리 학원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과학 선생님이 새로 오셨는데 나이가 많은 분이셨어. 애들이 대놓고 무시를 하는 거야. 수업에 대놓고 늦게 들어오면서 "아, 과학 X나 싫어"하고 다 들리게 말하고. 결국 그 선생님 그만두셨어. 애들 성질에 못 버티셔서. 클레오빡돌아: 30대 여자들도 엄청나게 깐깐해. 지량이: 요새 젊은 엄마들은 아는 게 많아서 그런가? 클레오빡돌아: 문제는 그 정보들이 되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오는거야. 그게 아니라고 설명해도 안 들어. 얼마전에 나라에서 토요일 진료비를 올렸어. 딱 500원 올랐거든? 그런데 어떤 여자분이 왜 진료비 올랐는데 토요일로 예약을 잡아줬냐고 그러는 거야. 나라에서 정한거고 딱 500원 오른거라고 설명을 하니까 이제 다른 걸로 꼬투리를 잡더라. 올리비아 핫바: 젊은 사람들은 나이 많은 분들하고는 좀 달라. 조금만 기분 나쁘면 바로 인터넷에 올리거든. 보통 인터넷에 글이 올라오면 직원한테 전화가 와서 손님하고 통화해서 해결하라고 해. 콜센터로 불만 접수된 건 기록이 안남아서 잘 해결되면 그나마 괜찮은데 인터넷에 글이 올라온 건 고객이 글을 내려줄 때까지 계속 빌어야 하는거야. 결국 안 내려주면 팀 전체 고과가 깎이는 거지. 삼각김밥: 어딜가나 다 똑같구나. 50대 남성은 '인터넷? 그까이꺼 필요없고 내 하던대로만 하면 너네를 열받게 할수 있어!'의 느낌이라면 30대 여성은 '아...인터넷에서 보던거다' 이런 느낌이야. 유후라고 인기 캐릭터가 있어. 주말마다 어머니들이 많이 오는데 전부 주물럭거리는거야. 정말 비닐 포장이 거의 찢어질 정도로. 만지시면 안된다고 했다가 '똑같은 거 나오면 돈 대신 내줄거냐'하는 소리 듣고 포기 했어. # 화 많은 사람들 올리비아 핫바: 요즘은 진짜 사람들이 화가 많은 것 같아. 일단 인사부터 안 받아줘. 클레오빡돌아: 맞아. 인사 받아주는 경우 거의 없어. 올리비아 핫바: 나도 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다들 금방 화를 내. 실수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같아. 조금만 무시를 받는 것 같다고 느끼면 바로 돌변해. 근데 그 포인트를 모르겠어. 삼각김밥: 우리 같은 감정노동자들은 감정의 배설구가 되는 것 같아. 욕 먹은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진짜 이유가 없어. 뉴스에이드: 왜 이렇게들 화가 많은 걸까? 생각해 본 적 있어? 삼각김밥: 이게 어디서 시작된건지 잘 모르겠는데 모든 사람들이 갑의 위치만 되면 있는 힘껏 갑질하려는 성향이 커진 것 같긴 해. 뉴스에이드: 경제적인 이유도 있을까? 삼각김밥: 글쎄. 단순히 돈을 못 번다기보다 소득에 비례하지 않는 노동강도? 이런 것에 화가 나는건가. 뉴스에이드: 다른 요인도 있어? 어느 상황에서 고객들이 더 심하게 군다던지. 클레오빡돌아: 12월까지 직원들이 검진을 안하면 회사가 불이익을 받아. 그럼 12월 31일에 난리가 나는거야. 근데 급하다면서 금식도 안하고 오는 사람들이 있어. 금식을 안하면 못해준다고 하면 막 따지지. 회사랑 자기한테 불이익이 가면 책임 질거냐고. 그걸 왜 우리가 책임을 져? 나라에서 정한거라 안된다고 해도 안 먹혀. 문진표를 던져서 내 얼굴에 맞은 적도 있어. 삼각김밥: 욕하는 사람들이 여름에는 진짜 많더라고. 확실히 계절을 타는 듯. 뉴스에이드: 아는 사람이 더 하다고 하잖아. 감정노동자들이 더 한 경우도 있나? 지량이: 미국에 있을 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어. 어떤 손님이 난리를 치고 갔는데 나중에 보니까 다른 식당에서 서빙을 하고 있는거야. 그런 사람이 더 무섭더라. 대부분은 고충을 아니까 더 잘해주려고 하는데 알면서도 더 그러는 사람도 있어. 삼각김밥: 전에 어떤 사람이 아르바이트생 자르라고 컴플레인 글을 써서 본사에서 정말 자른 적이 있단 말이야. 사실 그 아르바이트생이 주변 점포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그런 사람이 컴플레인 걸린다는 게 말이 안되잖아? 알고보니 같은 계열사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생이더라. 매장에서 진상 고객한테 털리고 여기 와서 진상 부린거지.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지 그 방법과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거야. 올리비아 핫바: 나 같은 경우는 어디 가서 직원이 실수를 해도 그냥 넘어가는 편이야. 내가 컴플레인을 건다고 해서 직원이 해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걸 아니까. # 견디는 방법? 그냥 참는 거지 뉴스에이드: 직원들도 사람인지라 정말 못 참겠다 싶을 때가 있잖아. 그럴 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있어? 지량이: 그냥 흘려야지 뭐. 클레오빡돌아: 그냥 한 번 꿀꺽 삼키지. 올리비아 핫바: 주변에서 내 상태 보고 '물 한 잔 마시고 와'하고 챙겨주는 경우도 있고. 그냥 일상인거야. '또 왔네' 하면서. 삼각김밥: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아. 그냥 노동이라고 생각을 해. 내가 돈을 받는 이유가 이걸 참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 노동이구나, 하고. 올리비아 핫바: 일 한지 한 3개월 쯤 됐을 때 였나? 살면서 술을 제일 많이 마신 날이었어.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우리 언니가 내가 엄청 울면서 일하기 싫다고 했다고 하더라고. 돈 벌기 싫다고 했대. 남의 돈 버는 게 쉬운 게 아닌 것 같아. 정말. 뉴스에이드: 회사에서 뭔가 해결해주는 건 없어? 삼각김밥: 고객 응대 매뉴얼이 따로 없어. 그냥 각자 알아서 하는거지. 아르바이트생 뽑을 때 성희롱 교육도 하는데 거기에 보면 성희롱 하면 싫다고 단호하게 말하라고 나와있는데 솔직히 20대 초반 여자가 아저씨들이 와서 '예쁘다, 사귀자' 이런 얘기를 하는데 무서워서 거기에 대고 싫다고 단호하게 어떻게 말해. 올리비아 핫바: 우린 고객이 신고를 하면 맞고소를 하려고는 했었어. 영업방해보다는 무고죄로.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신고는 또 안해. 그냥 깽판만 치고 가는거야. 지량이: 법적으로 가면 자기들도 피곤하거든. # 나를 웃게 하는 고객들 뉴스에이드: 매번 진상 고객들만 있는 건 아닐텐데, 좋은 손님들도 있었어? 클레오빡돌아: 단골 손님들 중에는 조금 기다리더라도 이해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그렇지 않은 몇 사람 때문에 훨씬 힘든거지. 직접 농사 지으신 감자도 가져다주시고, 직접 만두를 빚어서 가져다주시는 분들도 있고. 지량이: 맞아. '우리 아이 가르치기 힘드시죠? 저도 알아요'하는 학부모님들도 많거든. 삼각김밥: 인사 하면서 들어오는 손님들은 고마워. 진짜 인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서로 기분이 좋은 것 같아. 내가 하는 인사말을 무시하지만 않아도 고맙지. 클레오빡돌아: 그런 분들이면 한 번 더 신경 써드리게 돼. 숨차하시면 '어머니, 숨차세요?'하고 물도 한 잔 떠다 드리고. 나에게 나쁘게 대하면 나도 딱 내 할일만 하게 되지. # 고객이 언제나 옳은 건 아니다 뉴스에이드: 매일 고객들의 '화'를 상대하는 입장에서 회사에 바라는 건 없어? 올리비아 핫바: 사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민원들보면 어이없는 것들도 많아. 직원이 실수도 하지 않았고 불친절했던 것도 아닌데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냥 불친절로 올리는 거야. 명분이 없으니까. 회사에서 그런 민원에 대해서는 너무 고객 말만 듣지 말고 좀 융통성 있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삼각김밥: 컴플레인 처리할 때 그냥 무조건 알아서 빌어라 하는데 보통 컴플레인을 보면 한쪽 입장만 있으니까 왜곡되어 있단 말이야? 전후사정 봐가면서 컴플레인 처리하면 좋겠어. 회사가 직원 보호를 너무 안하는 것 같아. 최소한 전후사정 알아본 후에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아까 얘기한 서비스 매뉴얼도 있으면 좋을 것 같고. 올리비아 핫바: 사람들이 점점 더 바라는 게 많아지는 건 회사에서 자꾸 다 해주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아? 지량이: 그런 사례가 생기면 '누구는 그렇게 해줬다는데요?'하면서 똑같이 하지. 올리비아 핫바: 기억나? 예전에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무릎을 꿇고 주문 받는 거 처음에는 우리 다들 기겁했었잖아. 그런데 지금은 익숙해졌어. 그런 것처럼 당연한 것 처럼 여겨지는 서비스 탓도 있지 않나 싶어. # 이것만 지켜줘도 숨통 트일 것 같아요 뉴스에이드: 고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클레오빡돌아: 한 번만 이해하려고 해줬으면 좋겠어. 내 말은 아예 들으려고도 안하니까. 얘기라도 한 번 들어보고 이해해보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 올리비아 핫바: 원칙은 좀 지켜줬으면 싶어. 순서 기다리는 것, 신분증 확인하는 것 같은 건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이잖아. 자신들의 편의는 들어달라고 하면서 기본적인 것도 지켜주지 않는 건 말이 안되지. 지량이: 내가 할 수 없는 무리한 부탁은 진짜 난감해. 아이가 하지 않는 건데 그것까지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거잖아. 삼각김밥: 반말 안하는 거? 난 군대도 늦게 다녀오고 그래서 반말에 관대한 편인데 일하는 알바생들은 반말 들으면 많이 기분나빠 하더라고. 약자에게만 강하게 굴지 않는 세상이 오길. 사진=셔터스톡, 지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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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 헬조선③] “청년 일자리지옥 여전해…직접 나섰다”
//BYLINE// 지난 9일, 거리에 선 건실한 청년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헬조선’이 적힌 커다란 딱지를 내리치는 모습이 각종 매스컴에 올랐다. 이 지옥 같은 한국사회를 뒤집어버리고 싶다는 분노의 표현일까. 이들은 누구이며 왜 이런 행위를 했던 것일까. 캠페인을 기획한 청년단체 ‘청년공감’의 핵심멤버, ‘청년하다’ 유지훈 대표를 만나 청년들이 왜 분노했는지, 그들에게 왜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돼버린 건지 물었다. ※ ‘청년하다’ : 청년들의 정치적 힘을 모아 청년문제 전반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 ‘청년공감’ : ‘청년하다’와 ‘한국청년연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한국대학생문화연대’, ‘KYC한국청년연합’ 등 20여개 단체가 2016 총선을 앞두고 ‘청년의 목소리를 직접 담은 정책을 만들자’는 취지로 한 달 전 설립한 네트워크. Q.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우리나라는 왜 헬조선이 되었나. A. ‘헬조선’이라는 단어는 이 시대에 대한 냉소의 표현이다. 우리는 조선시대 계급사회로 회귀했으며 나는 헬조선의 한낱 ‘쇠수저’, ‘흙수저’일 뿐이라는 것이다. 신조어 ‘N포세대’라고 들어봤나. 이 시대는 청년들을 자꾸만 ‘포기’하게 만드는 시대다. 취업, 연애, 결혼 심지어 꿈과 희망까지도. (지난 7월 13~17일 청년전략스페이스 연구기획단에서 전국 42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그룹인터뷰에서 청년들은 힘든 점으로 ‘취업의 어려움’, ‘감당 안 되는 지출’, ‘일등 제일주의, 즉 무한경쟁시스템’ 등을 꼽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취업 낙방, 턱없이 적은 일자리. 최저시급은 적은데 등록금과 생활비는 말도 안 되게 많이 든다는 하소연이다.) Q.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일자리 문제다. 공대, 경영대 출신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졸업을 유예한 채 알바에 찌들어가며 취업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됐냐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바뀐 한국경제의 현실을 보자. 한국 기업들은 단기수익 중심의 기업 경영,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영관행을 도입했다. 그 결과 비정규직 채용이 늘어나고 안정적 일자리는 줄었다. 이는 국민의 임금과 소득 차이로 이어지며 소득 분배구조를 악화시켰고 경제적 불평등의 확대를 낳았다. Q. 그러나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한다. 혹 청년들의 눈이 높아 취업이 미뤄지는 것은 아닌가? A. 청년들이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을 바라보는 이유는 눈이 높아서가 아니다. 그들은 구조적 문제를 직시했고, 그저 합리적 선택을 하고 싶은 것이다.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얼마나 큰가. 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 삼성전자의 실질임금은 41.5%, 현대자동차의 임금은 23.9% 인상했지만 제조업 중소기업의 실질임금은 7.4% 증가했다. 물가는 오르고 써야할 돈은 많은 상황에서 청년들이 대기업에 지원하려고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단지 임금 차이가 아니다. 복지수혜율 격차도 심각하다. 많은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가서 30년 고생할 바에야 3년 고생해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또한 이뤄지기 매우 힘든 꿈일 뿐이다. 1996년에서 2010년 사이 중소기업에서 고용을 400만명 늘리는 동안 대기업은 오히려 96만명을 줄였고 직원 상당수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했다. Q. 정부와 회사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A. 왜 청년들이 요구하는 메시지에 다르게 답하나?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하면 파트타임 일자리를 늘려준다. 그 말이 아니지 않나. 정부는 2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중 12만 5000개는 인턴, 비정규직, 취업연계(취업 교육과 일자리 병행) 고용이더라. 생계를 꾸려가야 할 청년들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 아닌가. Q. 청년 일자리문제, 유독 우리나라가 심각한 것인가. A. 아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이 청년 실업문제로 허덕인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임금 불평등이 유독 심하며 고용불안정도가 높다는 점이다. 2011년 기준 OECD국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임금불평등이 4번째로 심한 나라였다. 고용불안정도 심했다. 지난 7월 기준 한국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5년으로 OECD국가 중 가장 짧았다. Q. 어떤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대학생 80여명이 모여 집필한 전략보고서가 있다. 우리가 일자리 문제에 관해 제언하는 정책은 다음과 같다. ▲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 및 차별 철폐 ▲ 정규직 채용 유도 ▲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간극 해소 (임금차이 법적 제한, 저임금 장시간 노동 금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스템 구축 등) ▲ 근본적 대책으로서의 비정규직 정책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준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정규직 고용 증대, 중소기업에 대한 정규직 고용 지원책 마련 등) 이밖에도 생활비, 주거비, 통신비에 대한 감면·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청년고용재정은 현재 전체 예산의 0.67% 정도로 2조 남짓한 상황. 적어도 3%인 12조 정도는 배정돼야 한다는 정책을 구상했다. Q. 정책실현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한다고 들었다. A. 두 차례에 걸쳐 ‘헬조선 뒤집기 딱지치기’를 진행했다. 헬조선 단어가 쓰인 딱지를 뒤집으면 최저시급 인상, 청년 일자리 창출, 삼포방지법 등 정책이 나타나는 형태였다. 빵빵 소리나는 딱지와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하자는 의미도 있었다. 참가자들이 재미있어했지만 ‘딱지 한 번 쳐봤자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측면도 있어 씁쓸했다. 또 피켓 행사를 비롯,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카카오톡 옐로아이디로는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것들, 이뤄져야 할 사안들에 대해 소통한다. 오는 11월 14일에는 청년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년이 행동한다’는 사실을 공식 선포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행사다. 2000명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고 집회 후 행진을 할 생각인데,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행사가 되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Q. 청년, 노조가 기성세대에 반항을 즐기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선도 있다. A. 이들이 왜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왜 이런 행동들을 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길 바란다. 기성세대는 거의 20대 아들, 딸을 둔 부모 아닌가. 그들의 성공적인 취직을 바라며, 그들이 고생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라고? 학점 4.0 만점을 받아도 취업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토익 만점 받아도 안 된다. 시험공부, 고시공부만 죽도록 하면 뭐하나. 청년이 직접 나서야 현실이 바뀐다. Q. 운영이 쉽지는 않겠다. A. 그렇다. 회원들에게 매달 5000원씩 걷어 방세를 내는 실정. 부족한 사업비는 서울시나 펀드에 지원을 받는다. 그것도 부족하면 또 각출이다. 경제적으로도 힘들지만 제일 어려운 점은 청년들의 ‘정치에 대한 환멸’을 어떻게 깨줄까 하는 고민이다.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우리가 한다고 바뀌나?’ 하는 의문만 품을 뿐. 그들을 어떻게 행동하게 할까.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야 하는 이유는? 누군가는 이 역할을 해야 한다.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사진=청년공감, 한국비정규노동센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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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또 그 자세야? '식상해'"
<p> </p><p>//BYLINE// 남녀의 몸이 결합해 시도할 수 있는 섹스체위는 수백 가지. 이중 당신이 애용하는 체위는 얼마나 될까? 세 가지? 다섯 가지? 섹스가 식상해졌다면, 또는 섹스 때마다 뭔가 힘겹거나 아프다면 가장 먼저 체위를 바꿔보자. </p><p> </p><p> </p><p><strong># 기본체위 제대로 알기 </strong></p><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664_405557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정상위 : 여성이 바로 누우면 남성이 위에서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696_688598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여성상위 : 남성이 바로 누우면 여성이 위에서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737_689592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역방향 여성상위 : 남성이 바로 누우면 여성이 남성 위로 바로 누운 채 삽입하는 자세</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759_262258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배위 : 남녀가 모두 뒤돌아 반쯤 엎드린 상태로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12_648279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측위 : 둘 다 옆으로 누운 상태로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43_389584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측위 : 일명 스푼자세. 둘 다 옆으로 누운 상태로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67_312825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좌위 : 앉은 채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95_978847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좌위 : 앉은 채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7013_464768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입위 : 남성이 일어선 상태에서 여성을 들어 안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7031_250553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입위 : 둘 다 일어선 상태에서 여성이 상체를 바닥에 기울이고 남성은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 </p><p> </p><p> </p><p><strong># 남녀가 선호하는 체위는? </strong></p><p> </p><p>男 : ‘후배위’와 ‘여성상위’. </p><p> </p><p>임경성(가명·28세) "후배위는 주도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며 절정에 도달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p><p>오기훈(가명·34세) "여성상위는 지배당하는 느낌에 흥분되기 때문" </p><p> </p><p>女 : ‘정상위’와 ‘여성상위’. </p><p> </p><p>김은혜(가명·29세) "정상위는 스킨십 부위가 많아져 심리적 만족도가 높다." </p><p>장은희(가명·29세) "여성상위는 클리토리스에서 오는 자극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절정에 이르기 쉽다."</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7480_816965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strong># 맞춤형 체위추천 </strong></p><p> </p><p>- 체력이 약한 사람, 노인 : 후측위(스푼자세, 99자세). 체력소모가 가장 적은 체위다. 손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 더 좋다. 꾀죄죄한 얼굴을 보이기 싫은 모닝섹스 때도 유용한 자세. </p><p> </p><p>- 임산부 : 좌위. 삽입 정도를 조절하며 피스톤운동 할 수 있어 자궁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p><p> </p><p>- 유연성이 부족한 여성 : 좌위. 골반, 무릎 주위 근육이 유연하지 않아도 편하게 취할 수 있는 자세. </p><p> </p><p>- 살집이 많은 여성 : (테이블, 침대 끝에서) 정상위. 엉덩이를 테이블이나 침대 끝에 맞춘 채 누우면 남성이 일어서거나 무릎 꿇은 자세로 피스톤 운동한다. 체중부담이 가지 않는 체위. 역방향 여성상위로 엎드린 자세도 추천. 클리토리스 자극은 더해지고 뱃살은 보이지 않는다. </p><p> </p><p>- 조루남성 : 측위. 남성 성기에 가해지는 자극이 약해져 오래 지속할 수 있다.</p><p> </p><p>- 위로 솟은 음경을 가진 남성 : 정상위. 여성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좋다. </p><p>- 아래로 꺾인 음경을 가진 남성 : 후배위. 여성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좋다. </p><p> </p><p> </p><p><strong># 체위별 소모칼로리 </strong></p><p> </p><p>‘sexercise’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섹스는 효과 만점 운동이다. 다음은 레드홀릭스에서 공개한 체위별 남녀 소모 칼로리. (기준 5분)</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8086_09091400_1.jpg"></p><p> </p><p>표에 따르면 입위(후입위) 체위가 힘든 만큼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 </p><p> </p><p>이밖에 부산정보대학 스포츠과학부 김종인 교수의 저서 '섹스 다이어트!'에서는 체위별 운동효과를 자세히 다뤘다. </p><p> </p><p>- 정상위(남성상위) : 뱃살 제거, 허벅지 안쪽 근력 향상</p><p>- 여성상위 : 허벅지와 엉덩이 군살 제거</p><p>- 측위 : 허리를 긴장시키고 목과 가슴을 아름답게</p><p>- 후측위 : 날씬하고 가는 허리를 위해</p><p>- 좌위 : 근골격계 유연성 향상, 복부근력 강화</p><p>- 후좌위 : 엉덩이를 날씬하게, 허벅지 군살 제거</p><p>- 후배위 : 힙업, 등의 군살 제거</p><p>- 입위 : 종아리살 제거, 각선미 살리기</p><p> </p><p> </p><p><strong># 여성이 조심해야 할 체위</strong></p><p> </p><p>"후배위, 양다리를 넓게 벌리는 체위, 양다리를 높게 올리는 체위" </p><p>질과 자궁에 손상을 입히기 쉽다. 질염, 자궁경부염증, 냉증 등을 유발. 질이 쉽게 늘어날 수 있다. (도움말 : 솜씨좋은 산부인과 윤호주 원장) </p><p> </p><p> </p><p> </p><p>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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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레드벨벳, '특별무대 기대해주세요~'
<p> <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61226/20161226_1482749298_82089200_1.jpg"></p><p>[뉴스에이드 = 최지연 기자] 그룹 레드벨벳이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 가요대전' 레드카펫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p><p><br></p><p>이 날 '2016 SAF 가요대전'은 갓세븐, 구구단, 다이아, 라붐, 러블리즈, 레드벨벳, 마마무, 모모랜드, 몬스타엑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비투비, 빅뱅, 빅스, 샤이니, 세븐틴, 스누퍼, 십센치(10cm), 씨스타, 씨엔블루, 씨엘씨(CLC), 아스트로, 에스에프나인(SF9), 에이오에이(AOA), 에이핑크, 엑소, 엔시티, 여자친구, 우주소녀, 이엑스아이디(EXID), 인피니트, 젝스키스, 크나큰, 트와이스, 펜타곤, 헤일로 등이 출연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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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 가까운 극단적인 연예인 다이어트 식단
<p><br></p><p style="text-align: center;">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식이요법. </p><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꾸준하게 운동을 하더라도 </div><div style="text-align: center;"> 음식을 많이 먹어버리면 다이어트는 실패하게 되는데 </div><p><br></p><div style="text-align: center;"> 거의 안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div><div style="text-align: center;"> 극단적인 식단으로 다이어트 했던 연예인이 있다.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누가 있는지 한 눈에 살펴보자. </div><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1_36979300_1.jpg"></p><p><br></p><p>▷ 에일리<br><br>성공한 다이어트 전후 모습으로 주목받았던 에일리.<br><br>한창 다이어트 했을 때 단백질 100g, 채소 2컵, 과일 한 개로 구성된 500kcal 이하의 극단적인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했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2_09398700_1.jpg"></p><p><br></p><p>▷ 강소라<br><br>성공적인 다이어트 애프터로 유명한 강소라 역시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한 바 있는데<br><br>아침엔 사과, 요거트, 견과류를 먹고 점심은 한식 백반(현미밥, 채소)을, 저녁은 닭가슴살(혹은 소고기)와 샐러드로 구성된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했다.<br><br>여러 가지 음식을 먹기 때문에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거의 한 끼를 세끼에 나누어 먹는 식단이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2_81806000_1.jpg"></p><p><br></p><p>▷ 전효성<br><br>전효성 역시 꾸준한 다이어트로 슬림한 보디라인을 갖게 된 연예인 중 한 명인데<br><br>하루종일 바나나 1개, 달걀 2개, 두유 1개를 세 끼에 나누어 먹는 방법으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한 바 있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3_50874900_1.jpg"></p><p><br></p><p>▷ 루나<br><br>성공적인 다이어트로 몰라보게 예뻐진 루나 역시 마찬가지.<br><br>워낙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이기 때문에 급하게 체중감량을 해야할 때만 하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자신의 영상 채널에서 공개했다.<br><br>씹는 음식은 전혀 섭취하지 않고 물에 녹차 티백과 레몬 2개를 넣은 레몬녹차수 3리터만을 마시는 다이어트 식단이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4_13894200_1.jpg"></p><p><br></p><p>▷ 보미<br><br>보미 역시 활동을 앞두고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하는 다이어트 식단을 공개했는데<br><br>루나와 마찬가지로 씹는 음식은 전혀 없고 <br>아침엔 안티에이징 주스, 점심은 식이섬유 주스, 취침 전 초코맛 프로틴 반 컵만을 먹는 식단이다.<br><br>영양분 섭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비타민이나 콜라겐, 오메가 등의 영양제를 함께 먹는 것이 포인트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4_95029200_1.jpg"></p><p><br></p><p>▷ 웬디<br><br>JTBC '한끼줍쇼'에 출연했던 웬디 역시 데뷔를 앞두고 극단적으로 했던 다이어트 식단을 이야기 한 바 있는데<br><br>아침엔 검은콩, 무지방우유, 양배추를 갈아만든 쉐이크 한 잔, 점심 겸 저녁으로 호박즙 한 포를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5_62290600_1.jpg"></p><p><br></p><p>▷ 설현<br><br>데뷔 초 통통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슬림한 보디라인으로 유명한 설현 역시 과거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했는데<br><br>고구마 1개, 닭가슴살, 삶은 달걀 1개를 하루종일 나눠먹는 극단적인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알려졌다.<br><br>하지만 이 식단은 과장된 것이라며 다이어트에 좋은 닭가슴살은 치킨으로, 단백질이 많은 오징어는 오징어튀김으로 섭취한다고 밝혔다.</p><p><br></p><p><br></p><p><br></p><p><br></p><p><span><br></span><span>사진 = 에일리 인스타그램, 강소라 인스타그램, 전효성 인스타그램, 루나 인스타그램, 보미 인스타그램, 웬디 인스타그램, 설현 인스타그램<br><br></span><span>최지연 기자 <a href="mailto:cjy88@news-ade.com">cjy88@news-ade.com</a> </span></p><p><br></p><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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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 언젠가 일 낼 줄 알았지
<p> <span> <br></span><span><b>[스타검증] </b><br><br>여기, 데뷔 22년째 과소평가의 아이콘인 배우가 있다. 바로, 조여정이다. <br><br>인지도, 연기력 다 되는데 결정적 '한방'이 아쉬운 배우였다. 작품을 장악하는 열연에도 노출 꼬리표만 따라붙었다. <br><br>하지만 사람은 다 자기 때가 있다고 했던가! 조여정은 대한민국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거장, 봉준호의 영화에 캐스팅되며 데뷔 22년 만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br></span></p><p><br></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38_17862000_1.jp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4_81159500_1.png"></p><p style="text-align: justify;"><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br></span><span>1997년 패션잡지 '쎄씨' 모델로 데뷔, MBC '뽀뽀뽀' 뽀미언니를 시작으로 방송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당시 17세. 역대 최연소 뽀미언니 기록이다.<br><br><span style="color: inherit;">또렷하고 이국적인 이목구비는 단번에 주목받았다. 특히 깊고 커다란 눈망울 덕분에 '한국판 소피 마르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span><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39_08153700_1.jpg"></p><p><br></p><p><span> <br></span><span>데뷔 이후 쉬지 않고 일해온 조여정이지만 마땅한 히트작이 없었다. 인지도도 높고 연기도 빠지지 않는데, '조여정'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없으니. <br><br>드라마가 터져도 조여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진 않았다. 데뷔 10년이 넘도록 '뽀미언니' 수식어를 뛰어넘지 못했다. <br></span><span> </span><br></p><p><br></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5_80732700_1.jp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6_61769700_1.jpg"><br></p><p><br></p><p><span> <br></span><span>그랬던 조여정에게 <b>인.생.역.전.</b> 기회가 찾아왔으니..! <br><br>조여정 인생은 '방자전'을 만나며 180도 달라졌다. 고전 '춘향전'을 비튼 '방자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박수받았다. <br><br><b><u>시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던 조여정에게 처음으로 트로피를 안긴 것도 '방자전'이다.</u></b><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7_38081600_1.jpg"></p><p><br></p><p><span> <br></span><span>'</span>방자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린 조여정은 영화 '후궁:제왕의 첩'으로 다시 한 번 18금 사극에 몸을 던졌다. <b><u>수위, 감정표현 등 모든 면에서 '방자전'보다 셌다. </u></b><br><br><span>덕분에(?) '후궁'은 극장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대박쳤다. '후궁'은 그해 최고 흥행작인 '도둑들'을 뛰어넘고 VOD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br></span><span><br></span>'방자전'과 '후궁:제왕의 첩'으로 <b><u>조여정표 에로틱</u></b> 사극을 연이어 선보이며 처음으로 흥행의 맛을 봤다. <span><b><u>'방자전', '후궁:제왕의 첩'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었다.</u></b><br></span><span><b><u> </u></b><br></span><span><b><u></u></b></span><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8_06632900_1.jp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8_78461800_1.jpg"></p><p style="text-align: justify;"><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u><b> </b></u><br></span><span>'방자전'과 '후궁:제왕의 첩'으로 조여정의 이름 석자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면, '인간중독'으로는 연기력을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br><br>제목부터 관능적인 19금 영화 '인간중독'이었지만, 조여정의 노출은 없었다. 오로지 연기력만으로 승부. <br><br>급기야 <i>"나 너무 느꼈잖아"</i>라는 능청스러운 대사로 베드신에서마저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경지까지 이르렀다.<br><br>조여정의 무노출(?)에 몇몇 관객들은 실망감을 토로했지만, <b><u>조여정은 '인간중독'으로 시상식 트로피 수집에 나섰다. </u></b><br></span><span><b> <u></u></b></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54_49018800_1.jpg"></p><p><br></p><p><span> <br></span><span>하지만 재발견, 흥행과는 별개로 노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일까. 조여정은 광고 시장에서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0_51636700_1.jpg"></p><p><br></p><p><span> <br></span><span>여전히 노출 관련 연관검색어가 따라 붙는 것도 사실.<u> #조여정 후궁 움짤 #조여정 무보정 비키니 #조여정 비키니 화보 #조여정 시계방향(...) </u><br></span><span><strong></strong></span><span><br><b>BUT! </b>조여정이 누군가. 재발견의 아이콘(ㅎㅎ)답게 또다시 조명 받는다. 무려 4부작 단막극 '베이비시터'로 말이다. <br></span><span> <span><span><br></span><span>조여정은 출연 배우의 깜짝 놀랄 발연기를 감당하며 홀로 폭!풍! 열연을 펼쳤다. 드라마를 하드캐리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뼘 넓혔다.<br></span><span> </span></span></span></p><p><span><span><span><strong><span style="font-size: 12pt;">"조여정이 이렇게 연기 잘했나 싶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 '베이비시터' 김용수 PD</span></strong></span><br></span></span></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1_30349300_1.jpg"></p><p><span> <br></span><span>재발견, 또 재발견, 재평가, 또 재평가를 거듭하던 조여정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필모그래피 정점을 찍었다.<br></span><span> </span></p><p><strong><span style="font-size: 12pt;">"조여정은 엄청 깊은 다이아몬드 광산인데, 아직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봉준호 감독</span></strong></p><p><strong><span style="font-size: 12pt;"><br></span></strong></p><p><strong><span style="font-size: 12pt;"><br></span></stron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2_14155700_1.jpg"></p><p> (송강호를 찾아라.jpg)</p><p><br></p><p><br>조여정은 '기생충'에서 구김살 없는 부잣집 사모님 연교 역을 맡아 물만난 고기처럼 훨훨 날았다. 순진함과 엇박의 유머, 극을 쥐락펴락하는 여유는 조여정이 오랫동안 다져온 내공과 봉테일이 만난 시너지였다<span>. <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2_82099400_1.jpg"></p><p><br></p><p><span> <br></span><span>'</span>기생충'으로 생애 첫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조여정은 한국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이라는 영광에도 함께 할 수 있었다<span>.<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3_41968900_1.png"></p><p><br></p><p><span> <br></span><span>한방보다 천천히. 선입견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조여정.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와 반전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벌써 기대된다.<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4_33059500_1.png"></p><p><span><br></span></p><p><br></p><p><br></p><p><span><br></span><span>사진 = 뉴스에이드DB, SBS 제공, <span class="link_source">영화 '방자전' 포스터, <span class="link_source">영화 '후궁:제왕의 첩' 스틸, <span class="link_source">영화 '인간중독' 스틸, <span class="link_source">영화 '기생충' 포스터, <span class="link_source">영화 '기생충' 스틸, 조여정 인스타그램 <br></span><span class="link_source"><br></span><span class="link_source">김수정 기자 news@news-ade.com</span></span></span></span></span></span><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