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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획사에서도 연습생은 도박이다③
[르포] 부모님 노후와 맞바꾼 가수의 꿈②에 이어.//BYLINE//#6. 연예기획사의 책임3대 기획사 중 한 곳에서는 연습생들의 성적 관리가 함께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학업 성적이 어느 정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연습생에서도 제명되는 시스템이다. 연습생이 데뷔까지 가지 못할 경우 그 아이가 수월하게 다른 진로를 찾게 하려는 안전장치다.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들이 늘어가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에 대해 매니지먼트사들 역시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꿈만 보고 인생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연습생 아이들을 위한 구제 방안이 필요하다는데 다들 동의하고 있다.다만 대형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성적과 연계 시킨 방출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모든 회사에서 칼같이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두 가지 모두를 신경 쓰다가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능이 뛰어난 연습생에게 학업 성적을 강요하면서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옳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다.그렇다면 기획사에서 내놓을 수 있는 현실적인 구제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최근 ‘프로듀스101’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의 신인개발팀 담당자들을 지난달 19일에 만났다.두 회사는 데뷔 조 탈락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습생 선발을 상당히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했다. 연습생 개개인에게 들어가는 트레이닝 비용을 회사에서 전부 투자하기 때문에 방출은 연습생 개인의 시간적인 손실은 물론 회사의 금전적, 인적 자원에도 타격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과거 일부 소속사들이 마구잡이로 연습생을 뽑아 인력 풀을 만들던 추세는 많이 바뀐 셈이다.방출하는 기준은 두 회사 외에도 대부분의 회사가 같았다. 선발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인성 문제가 발각되거나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의지가 부족해 데뷔 활동까지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연습생 개인의 문제가 없음에도 콘셉트가 맞지 않아 데뷔하지 못한 경우엔 회사 쪽에서 다른 회사를 연결시켜줘서 데뷔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스타쉽엔터테인먼트 신인개발팀 박상미 대리는 “철저하게 데뷔 조, 그리고 그 후의 데뷔 조까지 고려해 연습생을 선발한 이후 방출률은 타사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스타쉽의 경우 연습생 중 데뷔 비율이 70~80%에 이른다”고 밝혔다. #7. 기획사에서도 연습생은 도박이다사기가 아니라면야 요즘 연습생 트레이닝 비용은 전부 기획사에서 댄다. 투자의 개념이다. 그래서 웬만한 규모의 기획사에서는 본격적인 트레이닝 전 공들여 뽑은 연습생과 정식 계약을 맺고 있다.이에 대해 젤리피쉬와 스타쉽 관계자는 “연습생과 회사 모두 책임감을 갖고 임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엔 계약 후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물론 신중하게 계약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어느 정도 두는 경우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다른 회사도 마찬가지. 예를 들면 지훈 씨가 다녔던 소속사의 연습생 계약 기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그 안에 데뷔가 보장된 건 아니지만 계약 기간 안에 데뷔 조 런칭이 늦어지면 연장 계약을 하거나 합의 하에 퇴사를 한다. 당연히 그 안에 방출될 수도 있다.이 회사의 레슨은 보컬, 댄스, 랩, 중국어, 연기, 일본어, 피아노, 기타, 헬스, 미디, 성교육, 안전교육 등으로 다양했다.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빼곡하게 이뤄진 스케줄이었는데 큰 회사인 만큼 레벨별로 분반 수업까지 진행된다.실력이 검증된 트레이너들과 좋은 시설을 기반으로 이뤄진 국내의 아이돌 양성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볼 때도 유별나게 체계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완성된 아티스트를 찾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원석일 때부터 발굴해 기획사의 스타일대로 섬세하게 세공하는 식이다.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음악사업본부 유연욱 이사는 “까다롭게 선발하는 만큼 뽑힌 연습생에 대해서는 설정한 프로젝트에 맞게 1:1 맞춤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혹여나 데뷔 조에서 탈락할 경우의 대안까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다른 나라는 아이돌 양성에 있어서 국내 매니지먼트 정도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경우가 거의 없어요. 우리나라는 교육 시스템도 잘 되어있고 회사의 비전에 따라 연습생을 개별 관리하죠. 10대 때부터 관리하다보니 인성적인 부분, 학업, 출결, 과외활동까지 봐주고 있어요.”이처럼 웬만한 유명 아이돌 기획사에서는 학교 출석이나 생활태도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신경 쓸 것을 당부하는 편이다. 연습시간 역시 정규 수업시간을 우선으로 하고 남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 후 데뷔조로 확실하게 결정이 나면 출석 협의가 비교적 수월한 예술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는 경우가 많다.외국인에게는 더 신경쓸 게 많다. 글로벌해진 케이팝의 위상에 따라 늘어난 외국인 연습생의 경우 매니지먼트사에서 숙소와 기본적인 생활비용, 정서적 안정 문제까지 전폭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기본적인 트레이닝 비용과 주거, 식비만 추산해 봐도 매월 상당한 금액이 들어가는 셈이다. 모 대형기획사는 한 달에 2억 원 가량을 쓴다고 했다. 때문에 이런 연습생들이 데뷔하지 못한다면 기획사에서도 투자 금액에 대한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 한 개의 팀이 데뷔할 때 드는 돈이 최소 수억에서 수십억 원이니 그 기회비용을 무시하기는 만만치 않다. 연습생을 계약으로 묶어두는 것이 투자 금액에 대한 유일한 안전장치다.그러나 이런 투자를 받은 연습생들이 고스란히 데뷔해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내주고 윈-윈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계약에 묶여있는 사이 변심하거나 연습 생활이 힘들어져 데뷔를 포기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물론 앞서 은영 씨처럼 안타깝게 계약에 묶이는 경우도 있지만,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위약금을 내지 않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암암리에 공유하기도 한다. 회사에서 배울 건 배우고, 그냥 나가겠다는 것이다. 방법은 매니저의 언행을 문제 삼거나 계약 조건에 해당하는 조항들 중 일부를 물고 늘어지는 식이다. 방출을 목적으로 일부러 살을 찌우기 위해, 매일 밤 몰래 라면을 먹기도 한다.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커뮤니티도 발달돼 있다. 대형 포털사이트에 속한 10대 커뮤니티에는 오디션, 기획사, 연습생 정보를 나누는 게시판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들은 비공개 댓글, 쪽지, 혹은 ‘펑’으로 불릴 만큼 순식간에 게시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공유될 때가 많다. 이에 대해 지훈 씨는 “회사와 연습생간의 계약에서는 연습생이 더 유리하다는 걸 알고 악용하는 애들도 있다”며 “‘이 정도면 대충 쉬엄쉬엄 다녀도 되겠는데?’ 하는 식인데, 다만 그럴 경우 소속사들 사이에서는 거의 제명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 외에 연습생보다 유난스러운 보호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소속사도 많다. 가요 관계자 H는 “유망주였던 모 연습생의 경우 상당한 액수의 계약금을 요구하는 부모 때문에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여러 차례였다”고 말했다.또한 데뷔에 임박한 연습생의 가족들이 불안함에 소속사를 닦달하는 경우도 있다.“회사를 믿지 못하고 사사건건 지적을 하시는 거죠. ‘다른 회사 애들은 데뷔 전부터 엠넷에서 빵빵하게 리얼리티도 나가는데 우리 애들은 뭘 하고 있는 것이냐’부터 시작해서 이게 별로다 저게 별로다, 이래서 애들 되겠느냐고 불만이 끝도 없어요.”이렇게 어렵게 데뷔를 시킨 뒤에도 팀이 인기를 얻고 수익을 만들어낼 때까지의 투자비용은 회사에서 모두 쏟아내야 한다. 어린 연습생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면서 톱스타로 만들면 그때부터 투자비용의 회수가 시작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한결같지 않으니 뜨고 나서 돌아서는 연예인들도 허다하다. 기획사와 연예인이 갈라서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느 한 쪽의 귀책사유를 제쳐두고 본다면, 예상한 투자 금액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결별은 기획사 쪽에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안긴다. 팀 탈퇴와 계약 해지 등으로 공중분해가 된 수많은 팀들의 경우가 그렇다.#8. 데뷔=행복?이런 과정을 염두에 두고, 태어나는 것만큼 어려운 확률을 뚫고 아이돌로 데뷔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냉혹한 시장의 법칙이 가동되는 인기의 피라미드 위에 다시 놓인다. 한 해에 데뷔하는 수십 팀 중에 주목받는 팀으로 자리 잡는 건 데뷔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어려운 길을 거쳐 인기 아이돌이 됐다면 이제는 또 자신, 그리고 현실과의 싸움이다.운 좋게 아이돌 스타가 될 수 있다면야 짜릿하겠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 위 3분을 위해 차량과 대기실에서 13시간 이상을 보내야하는 생활이 대부분. 물론 이마저도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한 그룹의 경우다. 데뷔를 했음에도 스케줄이 없어 내내 연습실과 숙소만 오가는 그룹이 전체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한 주의 음악방송은 케이블까지 포함할 경우 비는 요일이 없다. 주요 음악방송만 하더라도 4일이 묶인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부터 오후까지 수차례의 리허설을 하고 샵에 들러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을 받는다. 수 시간을 대기실에서 버틴 끝에 3분간 무대에 오른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에도 행사가 있거나 연습, 또 다른 촬영 일정이 있다면 숙소로 돌아가는 시간은 한없이 늦어진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대부분의 인기 아이돌 멤버들은 이런 살인적인 스케줄도 모자라 24시간 팬들의 카메라에 둘러싸여 지내고 있다. 원하던 가수가 됐고 무대 위 가장 빛나는 별이 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사생활을 완벽하게 포기해야 하는 건 가혹하기도 하다.윤진 씨는 반짝임에 현혹돼 맹목적으로 아이돌을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아이돌은 너무 수명이 짧은 직업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취업 준비가 시작 된다”며 선택에 신중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어지간한 아이돌은 웬만큼 활동 수명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사회 초년생에 해당하는 20대 중·후반의 나이라 또 다시 진로 걱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만난 아이돌 중 연차가 있는 몇몇은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경우에도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씁쓸하게 웃어보이곤 했었다. 그들에겐 매 앨범의 성적이 고용불안과 직결됐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마냥 짜릿하지만은 않은 이 롤러코스터에 대한 환상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연예 기획사에서도 청춘을 걸고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연습생들에 대한 책임감이 요구되지만, 스타를 꿈꾸는 지망생들도 스스로에게 냉정해져야 한다. 과연 그것이 1% 이하의 가능성에 걸어도 후회하지 않을 절실한 꿈인지, 자신에게 수많은 기회비용을 투자할 만큼 빛나는 재능이 있는지 말이다.6발 중 5발의 총알이 채워진 듯한 살벌한 확률의 러시안 룰렛이 여전히 멋지고 아름다워 보인다면 그 다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 일부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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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부모님 노후와 맞바꾼 가수의 꿈②
[르포] 아이돌 연습생의 현실은 이렇다①에 이어.//BYLINE//#3. 데뷔 문턱을 넘지 못한 아이들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에서 오는 성공의 격차는 모 아니면 도다. 이 시장에 뛰어드는 지망생들에게는 너무 잔인할 만큼 극과 극이다. 연습생이 되기도 어렵지만 힘든 연습 시스템을 거쳤음에도 데뷔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의 좌절감은 더욱 크게 남는다. 특히 데뷔 코앞에서 최종 탈락한 경우 말도 못할 상실감에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태어나 가장 열심히 해왔고, 가장 잘하는 일이 춤과 노래였던 이들이 데뷔라는 꿈을 잃어버렸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이 있을까. 이제 와서 다른 꿈을 찾는 일 조차 절망적인 상황. 데뷔의 빛을 본 소수의 행운아들의 뒤에서 그림자가 되어버린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지난 달 16일에 만난 김지훈(가명, 남, 22세)씨는 어딜 가도 눈에 띌 법한 훤칠한 키에 듬직한 체격, 서글서글한 눈웃음이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이 외모에 소문난 노래 실력까지 갖췄으니 대형 기획사에서 보이 그룹 메인보컬 감으로 탐낼 법도 했다. 그는 청소년 가요제 수상 직후 캐스팅 제안을 했던 대형 기획사 C에서 3년의 계약을 맺고 연습생 생활을 했다.지훈 씨는 본인이 워낙에 낙천적인 성격인 덕분인지 대형기획사에서의 데뷔를 포기한 선택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다며 웃어보였다. 다른 꿈이 있어 회사를 나온 뒤 연습생 동기들이 데뷔하는 모습에 뼈저리게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작은 기획사에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고. 그가 속해있던 데뷔 조는 이제 곧 런칭을 앞두고 있다.본인처럼 스스로 퇴사를 결심한 경우도 있지만 방출된 연습생들도 수없이 봐왔던 그는 “물론 가수 데뷔만을 바라보고 연습생 생활에 청춘을 내던진 사람들에게도 선택의 책임이 있지만 회사가 참 너무하구나 싶은 생각이 한 번씩 들 때가 있었다”고 했다.“연습생에서 잘리면 그냥 끝. 남남이에요. 회사에서 체중 관리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만두고 나온 친구가 나중에는 회사 관리도 없으니 더 심하게 무너진 경우가 있어요. 나중엔 다른 회사 가기에도 버거워진 거예요. 어느 오디션에 가도 전 회사에서 지적받은 이유로 잘리는 거죠. 물론 회사가 부모도 아닌데 ‘내 인생 책임져주겠지’ 싶은 생각을 하는 애들도 잘못이 있어요. 그렇지만 그 친구들을 그냥 매정하게 내보내는 회사도 좀 너무하지 않나요?”이처럼 데뷔 조에서 탈락하거나 회사에서 방출될 경우 다른 회사에서의 데뷔도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에도, 새로운 꿈을 찾기에도 어렵고 차마 해왔던 길을 포기하는데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여자애들은 예쁜 외모를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인지 승무원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꽤 있어요. 이런 식으로 확실히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엔 차라리 잘 된 일이지만, 회사를 나와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한참을 방황하거나 여전히 예비 가수인 것처럼 행동하는 연습생들이 상당히 많아요.”#4. 저를 위해 부모님 노후를 버리신 거죠 연습생이 되겠단 꿈으로 부푼 지망생들은 유명 연예인의 이름만 듣고 덜컥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 나이의 소속사 선택은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수도 있을 만큼 결정적이다. 지난 달 18일에 만난 이은영(가명, 여, 26세)씨는 한류 붐이 불던 당시 일본에 건너가 데뷔했던 경력이 있다. 그는 수많은 소녀들 중에서도 도드라진 외모와 재능을 가진 덕에 남부럽지 않은 조건에서 시작을 했다.그러나 당시 소속사의 내부 사정이 갑자기 꼬이면서 국제 미아처럼 붕 떠버렸고, 이후 약 6년 간 제대로 된 활동도 하지 못하고 회사의 계약에 묶여 있었다. 은영 씨의 계약은 지난 해 말에서야 끝이 났다고 했다. “당시 일본 내에 한국인 연습생들이 엄청 많았어요. 다들 제2의 보아를 꿈꾸고 간 거죠. 비자 문제로 강제출국 당한 애들도 있고 저 역시 워킹 비자 등 쓸 수 있는 건 다 썼어요. 계속 일본에서 살려면 일본인이랑 결혼을 해야 할 정도죠. 결국은 계약이 남아있는 상태로 한국에 들어왔어요.”일본에서의 계약으로 활동 노선이 완벽하게 차단당한 탓에 은영 씨는 한국에 돌아와서 다른 소속사의 문을 두드리기는커녕 오디션 프로그램에 조차 마음대로 지원할 수 없었다. “너무 착잡해요. ‘이젠 어떡하지’ 싶기도 하고요. 일본 계약 끝나면 뭔가 될 줄 알았거든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회사에 들어가야 했는데 이제는 계약이 풀렸어도 나이가 많아서 문을 안 열어줘요. 일본 계약에 묶여 있는 상태에서 시간만 가고 나이는 먹어버린 거죠.”은영 씨처럼 회사와의 계약에 묶인 채 무기한 활동 보류된 경우는 생각보다 많이 있다. 회사에서 활동이 가망 없다는 판단을 내려 잠정적 해체가 됐어도 계약 기간이 남아있을 경우 멤버들은 소속사를 벗어나 새로운 활동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얼굴이 노출되는 아르바이트를 제한받을 때도 있고, 원치 않는 행사나 스케줄에 동원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걸그룹 D로 데뷔했던 E양은 회사의 계약에 묶여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회사였지만 그 이름은 걸그룹 활동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잠정적인 해체로 결론을 내렸고 활동은 더 이상 없었다. 현재 E양도 계약 기간이 흘러갈 때 까지 손발이 묶인 채 다른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계약에 묶여 20대 대부분을 보낸 은영 씨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거나 다시 태어난다면 ‘음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물론 좋아서 시작한 일이고, 크게 투자를 받을 만큼 재능도 출중했으며, 집안의 전폭적인 지원도 있었지만 감수해야 할 시간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집안에서 엄청나게 지원이 컸어요. 일본까지 갔다 온 데다 학원비도 있었고 프로필만 찍어도 어마어마한 금액이거든요. 저를 위해 노후를 버리신 거죠. 지금 소원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게 1번이에요. 이력도 준비해놓고 프로듀싱 공부도, 가이드 알바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곧 좋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이든, 어떻게든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잡고 싶어요.”이런 계약 문제를 비롯해 악질 소속사에 대한 여러 가지 풍문은 연습생들 사이에서 파다하게 퍼져있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스폰서 편에서는 걸그룹 연습생들의 성상납이라는 극단적으로 암적인 부분을 다루기도 했다. 지난 달 17일에 만난 서윤진(가명, 24세, 여)씨는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연습생이다. 긴 생머리에 큰 눈, 선명한 이목구비까지. 길에서 스친다면 뒤를 돌아볼 법한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다. 10대 중반부터 눈에 띄는 외모로 연예 관계자들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아왔던 그는 수험생 시절 대학에 특례 입학을 시켜주겠다는 제의도 있었다고 했다. “19살이면 대학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나이잖아요. ‘네 조건 다 받아줄게. 앨범만 같이 하자. 어느 어느 대학도 보내줄게’하는 얘기도 들어봤어요. 계약서를 본 건 아니고 결국 응하지 않았으니 진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에는 좀 충격이었죠.”윤진 씨의 친구들 중에는 이미 성공적으로 데뷔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있다. 친구들은 ‘제발 이 일을 안 할 수 있으면 안했으면 좋겠다’고 자주 얘기한다고 했다. 조곤조곤한 말투로 이야기를 해나가던 윤진 씨는 “자세히 말해주지는 않아요. 직접 봤다는 애들도 있는데 안 좋은 쪽일 거라고 추측만 하는 거죠”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흐렸다. 트레이너 경력이 있을 만큼 출중한 노래 실력에 어느 걸그룹에 들어가도 뒤지지 않을 외모였지만 여태껏 데뷔하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그는 “그런 식의 좋지 못한 점을 먼저 보고 깨달아서 그런지 선뜻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며 국내에서 좋은 데뷔 제안을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끝까지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뒤늦게 데뷔를 결심한 이유는 간단했다. 데뷔하지 못한 가수가 먹고 살 길은 희박했기 때문이다.“어릴 땐 보아를 보면서 저도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노래는 선택의 여지없이 제 인생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자신 있는 꿈이었거든요. 정식으로 음악을 시작했을 땐 연예계에 대한 나쁜 점부터 듣게 됐고 두려워서 데뷔를 포기했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결국은 좋아하는 노래로 책임감을 갖고 돈을 벌려면 이 기회가 저한테는 가장 빠른 거예요. 좀 더 어릴 때 이것저것 해보고 차라리 실패해봤으면 어땠을까 싶어요.”#5. 재능 있는 아이들과 가망 없는 아이들성인으로서 자립해서 먹고살 수 있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우는 시기인 10대에 아이돌이 되기 위해 춤, 노래에 올인한 아이들은 데뷔가 무산될 경우 허공에 붕 뜬 존재가 된다. 이건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거나 재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부상을 당한 운동선수 혹은 악기 연주자들의 사례처럼 1등이 되지 못한 수많은 예체능 학생들이 겪는 고민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돌은 데뷔 나이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나이를 먹을수록 데뷔의 문이 점점 좁아지게 된다. 20대 후반에 접어들면 트로트 장르가 아닌 이상 아이돌로의 데뷔는 쉽지 않다. 이들이 꿈을 지키면서 경제활동을 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10년차가 넘는 수많은 알앤비 발라드 가수들 역시 “계속 음반을 내고 노래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국내 가요 시장이 불안정하고 좁기 때문이다.보컬 트레이너 류현준(가명, 남, 28세) 씨는 그나마도 대학 간판 덕분에 트레이너의 길이 열린 케이스다. 그는 톱3 실용음악과(서울예대, 동아방송예술대, 호원대)에 진학하면서 ‘먹고 살’ 방법은 마련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가수 지망생들은 졸업 후 음악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털어놨다. “하려고 노력하고 버티는 애들도 지쳐서 떨어져 나가요. 오디션 붙고 데뷔 못하면 걔는 그거밖에 배운 게 없잖아요. 톱3 간판조차 없다면 그 조차도 어중간하기 때문에 할 게 없죠. 구제 장치가 없기 때문에 카페, 고기집 아르바이트나 휴대폰 세일즈 등 당장에 다른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가요 관계자 F씨 역시 어린 연습생들이 데뷔 무산으로 진로를 잃어버린 이후의 인생 노선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우려했다.“오랫동안 연습생만 해온 애들은 집하고 연습실만 오가는 편이라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걸 잘 모르고 성인이 됐을 때 세상물정에 밝지 않은 편이죠. 그런 애들이 사회에 섞여서 살아나가야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안타깝긴 해요. 스스로 대비책은 꼭 챙겨놨으면 좋겠어요.”이건 선택받은 소수의 재능 있는 아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지극히 평범한 연습생들의 현실이기도 하다. 모든 연습생들이 데뷔할 만큼의 재능을 타고난 건 아님에도 그들 역시 꿈과 열정, 운에 인생을 내던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다.국내 대형 기획사 출신의 G대표는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들이 넘쳐나는 이 상황이 5년 후 쯤엔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거라고 봤다. 그 때 쯤엔 이 연습생들이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중후반에 접어들기 때문이다.“저는 가수가 되겠다는 아이들 10명 중 8명은 돌려보내요. 가망 없는 친구들에게는 ‘너는 다른 일을 찾는 게 좋겠다’고 단호하게 말해주지만 그 중에 절반은 끝까지 남아있어요. 모두가 반대하는 와중에 기적처럼 성공하는 게 근성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왜냐면 옆에 있는 친구들이 실제로 데뷔하는 걸 보니까 자신도 끝까지 버티면 언젠간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건 어느 정도 연습생 본인과 부모님의 허영심도 있다고 봐요. 스타가 되겠단 희망 하나로 허송세월을 보내는 거예요.”이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엠넷 ‘프로듀스 101’이다. 101명의 기획사 연습생들을 모아 경쟁시키고 그 중 최종 11명을 선발해 걸그룹으로 데뷔시키겠다는 기획이다.안타깝고 공감이 가거나 노골적이고 잔인하다는 반응이 오가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눈에도 데뷔의 가능성이 보이는 연습생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보이게 된다. 모두가 기적 같은 역전극을 기대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로그램 밖의 수많은 연습생들도 이 같은 재능의 피라미드에 올라있다. 그리고 그 연습생의 트레이너들도 딜레마에 휩싸인다. 데뷔까지는 재능이 없어 보이는 학생에게 음악을 포기할 것을 권해야 할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재능이 있을 거란 믿음으로 끝까지 붙잡아야 할지에 대해서다.그 갈등에는 트레이너의 생계고민도 담겨있다. 트레이너의 수요가 포화상태다보니 학생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심해진다. 그러니 학생 한 명 한명이 트레이너의 밥줄이 되고 그래서 재능 없는 아이들을 차마 놓지 못하는 일부 트레이너도 있다고 했다. 그들에게도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물론 학생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트레이너들의 고민은 조금 다르다. 노래에 재능이 없어 보이는 학생을 빨리 놔 주면 다른 일을 찾을 텐데 싶은 마음과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내일이라도 확 바뀌어 올 것만 같은 기대감 사이에서 고뇌하는 거다. 현준 씨도 그랬다. “허황된 꿈이 애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긴 해요. 그런데 그래도 안 되는 친구들이 분명히 있어요. 전 그냥 운이 안 따랐다고 생각해요. 내가 조금만 더 잘 가르쳐주면 바뀔 수 있다는 기대를 갖는 거죠. 가망 없어보여도 진짜 하고 싶다고 하면 그 학생의 인생이 달려 있는데 어떻게 쉽게 얘기를 하겠어요.”윤진 씨는 본인의 경우라면 음악을 포기하라고는 못하겠지만 이 실력으로 힘들다고는 직설적으로 인지시켜줘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학생의 꿈에 트레이너가 간섭할 자격은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런 와중에 기적처럼 잘 되는 경우가 없으리란 보장도 없으니 누군가의 삶이 품은 가능성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선택은 오롯이 학생 본인에게 넘어간다.[르포] 기획사에서도 연습생은 도박이다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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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이돌 연습생의 현실은 이렇다①
//BYLINE//#1. 가요 기획사의 연습실은 어떻게 돌아갈까1평 남짓한 공간. 녹음용 마이크, 스피커와 헤드폰, 미디 관련 장비나 건반이 놓여 있는 방 안은 둥둥거리는 멜로디와 목소리로 가득 찬 듯 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지나가기엔 조금 버거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이런 연습실이 한 층에 5~6개가량. 손바닥만 한 창문으로 다가서자 한껏 집중한 듯 미간을 구긴 채 열창하는 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문이 열리자 노랫소리와 함께 오래 달궈진 듯 후끈한 공기가 삐져나왔다.지난 달 중순, 몇몇 유명 가요 기획사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10명에서 20명 내외의 연습생들이 오가는 이곳은 꿈의 공간이면서도 언젠가는 반드시 벗어나야만 하는 울타리다.입구에 들어서자 연습생들의 이름이 적힌 색색의 사물함이 놓여 있다. 연습생이 되기 전까지 이 사무실 한 켠에 내 이름이 적힌 사물함 한 칸이 생기길 간절했을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연습실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하루 빨리 데뷔해서 사물함을 비워줄 수 있길 바라게 될 터였다.신인개발팀 사무실 앞에는 연습생 별 출근부와 상·벌점을 기록 중인 판넬이 걸려 있다. 데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점수는 아니지만 생활 태도와 인성 교육을 중시하겠다는 방침이 느껴지는 제도였다. ‘프로듀스101’로 익숙해진 이름도 포함돼있다.연습실 앞에 붙어 있는 주별 시간표에는 연습생 현황과 연습실 사용 시간, 트레이닝 일정이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촘촘하게 짜여있다. 보컬과 댄스는 레벨 별로 나뉘어 있고 연습생과 트레이너의 이름이 함께 배정되어 있다. 비어있는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는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이 스케줄과 함께 주별, 월말 평가가 계속된다.일반 연습생들은 보컬, 댄스, 랩 등의 기본기 레슨을 받고 평가 준비를 하는 등 자유 연습을 하지만 데뷔 조에 투입된 연습생들은 다르다. 인터뷰, 기타나 건반 같은 악기, 영어 혹은 중국어 수업을 추가로 받고 보컬, 댄스, 헬스 수업도 더 집중적으로 받는다. A 소속사 신인개발팀 팀장은 “이런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회사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로 실력 향상이 되는 친구가 있는 반면 전혀 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연습생이 되는 것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한 것이다. 이 날도 방학 기간 중 정해진 출근 시간인 오후 1시 즈음이 되자 모든 연습생들이 도착했다. 이들은 시야에 닿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하고 반사적으로 밝게 인사를 한 뒤 배정된 연습실로 들어가서 자연스레 목을 풀고 연습을 시작했다. 이렇게 실력 향상을 위한 고독한 싸움이 계속된다. 이런 생활이 몇 달이 될지, 몇 년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실력에도 커트라인이 없기에 여기서 누가 먼저 빠져나올 수 있을 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2. 연습생들의 진짜 생활 이쯤에서 연습생 출신 B양의 얘기를 들어보자.나는 ‘슈퍼스타K’ 슈퍼위크 진출 이후 유명한 가수가 간판으로 있는 소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엔 기뻤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니 지난 1년 동안의 연습생 생활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매일같이 울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난다. 고통스러운 트레이닝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 하나 때문이었다. 학교까지 휴학하고 올인 했던 그 회사에서 나는 반드시 데뷔할 수 있을 줄 알았다.그때의 나는 직장인처럼 아침 9시까지 연습실에 출근해서 사무실 청소를 했다. 거울을 닦고 가습기를 세척하고, 화장실 청소까지. 그 후엔 10시까지 차로 이동해 유명하다는 헬스장에서 PT를 받았다. 헬스, 필라테스, 요가까지 쉴 틈이 없었고 점심 시간이 끝나면 다시 차를 타고 안무연습실로 이동했다. 2시간 동안의 안무 연습이 끝나면 다시 차를 타고 아카데미로 이동해 발성, 노래 연습을 했다. 이 모든 일정이 끝나면 저녁 7~8시 즈음이었다. 그 사이의 식사는 모두 야채와 닭가슴살 뿐이었다. 말로만 듣던 그런 연예인 식단이다.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춤 선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 했던 다리찢기였다.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악명 높은 코스다. 아는 언니 중엔 억지로 다리를 찢다가 허벅지 핏줄이 다 터져서 응급실에 실려 간 경우도 있었다. ‘나는 알앤비 보컬인데 왜 다리를 찢어야 할까?’한동안은 피멍이 든 다리가 모아지지 않아서 오리처럼 걸어 다녔다.처음엔 이런 스트레스와 근육통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육체적인 문제 보단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 회사에는 연애, 음주, 흡연 등 통상적인 금지 조항들이 있었는데 그 외에 사소한 것들도 트집을 잡히게 될까봐 모든 것들이 조심스러웠다. 부모님과 통화만 해도 눈치가 보였고, 회사 앞 편의점에 잠깐 다녀오는 것도 누군가 보게 된다면 불성실한 모습으로 비춰질까 무서웠다.회사 밖의 생활은 과장을 조금 보태 24시간 통제 당했다. 휴일에 외출을 하게 된다면 사진을 찍어서 보고해야 했다. 클럽 같은 곳은 물론이고 사람 많은 곳은 거의 금지였다.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 얘길 들어보면 우리 회사가 유난히 이상했던 거 같기도 하다. 난 그 와중에도 부질없이 영화감상문에 독후감까지 꼬박꼬박 써내야 했으니까.특히 스트레스였던 건 동기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성격들도 다르다 보니 그 중 마음 맞는 사람이 없어서 굉장히 외로웠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연습생들끼리 ‘우린 가족 같은 한 식구야!’라고 한다지만 물밑 경쟁은 살벌했다. 어린 친구들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먼저 데뷔하고 싶은 마음에 누구든 흠을 잡아 밉보이게 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자율적인 듯 보이지만 가장 가혹했던 건 정해진 퇴근 시간이 없다는 거였다. “알아서 퇴근해”라고 하시니 대부분의 연습생들은 밤 11시~12시까지 남아있기 일쑤였다. ‘너희 집에 안가니?’라고 물어보기라도 하면 연습생들 사이에서 금세 소문이 퍼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이도 많은 내가 집이 멀단 이유로 혼자 갈 수는 없었으니 눈치를 보다 차가 끊기면 연습실에서 자고 가기도 했다. ‘아 쟤는 저 애들 만큼은 열정이 없구나’로 비춰지고 싶진 않았으니까. 무서웠던 건 회사에 남자 직원 분과 단 둘이 남게 됐을 때였다. 나한테 무슨 짓을 하진 않겠지 싶었지만 어린 나이에 연예계가 무섭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기에, 녹음실에서 편하게 자고 가라는 호의도 괜히 거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민했던 것일 수도. 매일 연습이 끝나면 두꺼운 공책에 연습일지를 써야했다. 오늘 하루 연습하면서 느낀 점과 출근 이후의 일정을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적어냈다. 어차피 하루하루 똑같은 연습 생활인데 매일같이 다른 내용의 일지를 써내야 한다니. 다른 스트레스가 심해지니 이것조차 짜증이 났다.물론 이런 스케줄 속에서도 매 주, 매 월마다 평가가 진행됐다. 월말 평가 전날 밤에는 잠도 오지 않았다. 스트레스로 피부가 뒤집어지는 건 일상이었다. 몸무게는 48kg으로 맞춰야 했지만 불안함을 채우려고 밤마다 몰래 먹게 되니 살도 점점 쪘다. 체중계는 내 일탈을 눈감아주지 않았다. 그 행동은 부메랑처럼 야단으로 돌아왔다. 팀장님은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이런 식으로 하면 다 엎드려뻗쳐에 기합을 받았다”고 했다. 요즘엔 그런 게 없는 대신 정신적인 압박이 더 세졌다. 차라리 기합을 주고 가족으로 품는 게 좋았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체벌보다 방출이었으니까.그래도 데뷔는 금방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회사의 노선이 계속 바뀌었다. 처음엔 다비치 같은 팀을 해보자더니 그 다음엔 마마무 스타일, 그걸 엎더니 갑자기 요즘 대세인 어쿠스틱 사운드로 가자고 했다. 함께 연습하고 있는 멤버도 계속 바뀌었다. 그래서 중간에는 보컬 스타일도 바꿨어야 했다. 부드럽고 낮은 음색을 갖고 있던 나는 새로 바뀐 콘셉트의 걸그룹스러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지금까지 잡아놓은 보컬 톤을 완전히 바꿔야 했다. 거미에게 이선희 같은 목소리를 내라고 하는 셈이다. 낼 수 없는 소리를 억지로 내려다보니 목도 많이 상했다. 태어나서 줄곧 노래로는 1등이었던 나는 트레이너에게 매일 ‘못 한다’는 야단을 맞아야 했다. 결국 그 회사는 데뷔가 확실해진 보이그룹 멤버들을 남기고 나머지 연습생들을 모두 방출했다. 물론 나도 같이 나오게 됐다. 그 와중에도 ‘너희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러니 알아서 살길 찾아가길 바란다’는 식의 핑계를 들었지만 허무함보다는 시원한 마음이 컸다. 큰 회사 애들처럼 계약에 묶이지나 않은 게 다행이다 싶었다.곧바로 다른 소속사로부터 걸그룹 A의 후속 그룹 데뷔조 연습생 제의를 받았지만 이 회사에서 받은 충격과 압박을 겪으면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선뜻 응할 수 없었다. 결국 연습생 생활 대신 대학교 복학을 선택했다. 나중에 함께 연습하던 애들이 데뷔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게 됐을 땐 말도 못하게 씁쓸했다. 내가 나갈 수도 있었던 음악방송, 내가 오르고 싶었던 무대, 내가 듣고 싶었던 객석의 환호. 모든 게 손에 닿을 듯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무대에 오른 건 내가 아니라 그들이었다. 이제 데뷔한 아이돌들을 보면 그 팀이 인기가 있든 없든 너무 대견해보인다. 저 애들도 뒤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거다. 특히 연습생 생활을 6~7년 버텼다는 사람들 보면 굉장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나 같은 생활을 한 건 아니겠지만 그들도 나름의 크고 작은 고충들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 위 내용은 연습생 출신 A양, B양, C양, D군 등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르포] 부모님 노후와 맞바꾼 가수의 꿈②에서 계속. 사진=저작권자/셔터스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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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이드 100일] 실험과 도전의 엔터기사, 맘에 드셨나요?
//BYLINE// ‘톡 쏘는 뉴스~ 뉴스에이드!’ 익숙한 문구인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뉴스에이드의 애독자입니다! (하트하트) 뉴스에이드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톡’ 쏘아보겠다며 남다른 결심으로 만들어진 엔터미디어입니다. 무더운 여름 태동해 지난 9월 1일, 정식 창간했지요. 인터넷에 넘치고 넘치는 기사와는 조금 다른 기사를 써보자며 모든 기사를 자체 기획했습니다. 카드뉴스, 기획기사, 동영상까지 무궁무진한 아이템이 등장했죠. (사실 회의에서 등장한 아이템은 기사아이템의 100배쯤 됩니다.) 아이돌에게 ‘이구동성’, ‘빼빼로 게임’을 시켰고 사무실은 ‘기미요리(기사 쓰다 미쳐서 만드는 요리)’ 주방으로 변해 치즈천국이 됐습니다. 초등학생시절 이후 20년 만에 하드보드지에 글씨를 쓰고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참으로 다이나믹한 하반기였습니다. 지금 뉴스에이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갈 길이 멀었지만, 매주 수백만 명의 독자와 함께할 수 있는 이 순간만으로도 벅차고 감사하네요. 연말을 맞이해 그간 뉴스에이드가 걸어온 길, 여러분과 함께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 B1A4에서 박소담까지 ‘좋아요♡’ 지난 8월, 뉴스에이드는 페이스북에서 B1A4 관련 퀴즈, 덕심테스트를 개시, 독자들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멤버의 눈, 코, 입, 쇄골 등 신체부위를 맞혀야 하는 그 어렵고 무시무시한 퀴즈에 수많은 소녀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죠. 시리즈별 도달률이 모두 50만 명을 넘어선 인기 콘텐츠였습니다. 이후 각종 영화, 드라마, 가요 분야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죠. 유독 도달률이 높았던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집계 : 12월 8일) 올 하반기 주인공은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무시무시한 연기력을 보여준 박소담이었습니다. 박소담 관련 기사는 올리는 족족 뜨거운 반응을 얻었죠. 그녀는 대역 없이 모든 악령 목소리(외국어)를 혼자 소화했다며 뉴스에이드에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현장에서 본 그녀는 마냥 귀엽고 소줍은 소녀였다는 후문입니다. (관련 영상 참조) 박소담, 김고은은 닮은꼴 배우로 화제가 됐죠. 그들의 공통점, 차이점을 다룬 기사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라는 사실이 더욱 놀라울 따름이네요. 이밖에 안타까웠던 정형돈의 방송활동 중단 선언, 씨스타·케이윌·정기고 등이 등장하는 스타쉽 플래닛의 윈터 시즌송 발매소식, 아이돌 초통령 BEST 집계기사 등이 독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강효진 기자! 초등학교에 직접 하드보드지 들고 나간 보람이 있네요! feat.말랑카우) # 동영상 대세는 이원근 다음은 페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한 인기 영상들입니다. 와우! 영상계의 독보적 존재는 이원근이었습니다. 도달수가 제일 높았는데요. KBS ‘발칙하게 고고’에서 전교 1등 김열로 분해 여심을 그리도 녹이더니, 팬들을 몽땅 몰고온 모양입니다. 우리들의 샤이니, 유아인, 김태희 영상 등은 굳이 인기 이유를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유투브는 어땠을까요? 역시나 이원근이 ‘위너’였군요. 레드벨벳, 에이프릴, 러블리즈 등 깜찍 발랄한 여자 아이돌과 세븐틴도 인기만점이었습니다. # 신상털이, 스타검증, 시청률 연구소… 뉴스에이드에는 참신하고 깊이 있는 (한 마디로 덕후스러운) 기사들이 많습니다. 스타의 신상을 탈탈 터는 ‘신상털이’는 특히 인기 코너죠. 나영석 PD부터 윤종신, 전현무, 황정음, 주원, 김준현, 김윤석, 신민아, 거미, 유희열 등 수많은 연예인들의 신상이 털렸습니다. 성격부터 대인관계까지! 정보검색은 물론 소속사, 지인들에게 집요하게 캐냈습니다. (기자들의 노고가 대단한 코너입니다.) SBS ‘용팔이’, MBC ‘그녀는 예뻤다’, JTBC ‘송곳’, tvN ‘응답하라 1988’까지 대세 드라마 매회 시청률을 분석하며 그 요인과 시청자 반응을 짚어낸 ‘시청률 연구소’도 각곳에서 사랑 받았습니다. 기자들은 드라마 스토리를 줄줄 외울 정도로 전문가가 됐죠. 정말 스타인지 아닌지 검증해보는 ‘스타검증’ 코너도 화제였습니다. 데뷔시절부터 현재까지의 활동이력, 시청률, 박스오피스, CF수, SNS 버즈량까지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주원, 유아인, 이준기, 아이유, 김수현, 황정음, 차승원, 강동원, 소지섭, 박보영, 방탄소년단, 임창정 등 수많은 스타들이 검증대상이었죠. 스타에게 불리한 요소들도 종종 있어 취재가 무척이나 어려웠다는 후문입니다. ‘~에게 물었다’ 등 패션뷰티 관련 기사도 사랑 받았습니다. 여대생에게 묻고 패션피플에게 묻고 묻고 또 묻고. 거리에 나가 직접 사람들을 대하며 고군분투한 용감무쌍 기자들! # 화제만발 ‘안이슬의 [Ade-LAB]’ 뉴스에이드를 찾은 손님들이 가장 먼저 찾는 기자가 바로 안이슬 기자입니다. 매번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실험실 코너 때문인데요. 이 코너야말로 뉴스에이드의 덕후스러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멘토스 색깔을 분류하는 것으로 운을 뗀 안 기자는 꽃게 한 마리를 해부해 꽃게랑 중량과 비교합니다. 버거브랜드의 감자튀김 사이즈를 비교하고 젤 아이라이너, 립스틱, 아이섀도우 등 절대 끝을 볼 수 없기로 유명한 화장품 품목들의 끝장을 보고야 맙니다. 그는 “매번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코너를 없애버려야겠다”, “나는 연예부 기자인데?”라며 공황상태에 빠지지만, 사그라지지 않는 폭발적 인기로 코너를 이어가야만 하는 숙명입니다. # 기자 한 마디 “이 기사는 잊지 말아줘” (기자명 가나다 순) 연예팀) 강효진 기자 : [르포] ‘팬심이 권력이 되다’ 팬덤 피라미드의 정점, 홈마스터① 외 시리즈 “결과는 참 좋았고 끝내고 나니 뿌듯하지만 취재 당시는 너무 부담스럽고 걱정이 태산이었기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다. 고소 협박부터 출판사의 러브콜까지, 극과 극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 기획. 다시 쓰라면 이렇게 못 쓸 것 같다.” 김윤지 기자 : ‘응답하라 1988’, 당신의 ‘덕후력’을 확인해보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재미있었다. 문제 자체보다, (정답이 아닌) 보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시험 문제 출제자의 심정을 체험했다. 다음은 난이도를 더 높이겠다.” 안이슬 기자 : [Ade-LAB] 젤 아이라이너 한 통을 다 쓸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은 버려 “코너를 없애버릴까 고민하게 한 실험이다. 연예관계자들이 기사 잘 봤다면서 연예기사가 아니라 자꾸 이걸 언급해서 기분이 묘하다.” “입덕안내서 이동휘 편도 내게는 의미 깊은 기사다. 쓰다가 내가 입덕하게 됐다. 하하.” 양지원 기자 : [스타신상털이] 지인들만 알고 있던 신민아의 은밀한 매력 “‘신상털이’ 코너 자체의 취재 과정이 녹록치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나 연예인들의 인맥이나 감춰진 매력, 또는 새로운 모습을 발굴해 낸다는 점이 신선했다. 특히 신민아 편! 워낙 발 넓은 배우가 아니고,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만 잘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인지 취재원들 멘트 따기가 힘들었다.” 임영진 팀장 : [추석 특집] 씨름, 성룡, 머털도사.. 20년 전 추석, 우리는 뭘 봤을까① 외 시리즈 “추석특집에 관한 20년 전 편성표를 일일이 손으로 치느라 정말, 아주, 많이, 힘들었다.” 하수정 기자 : “이 배우 나오면 꼭 본다” 대한민국 흥행 배우 톱10 “남자 배우 후보군 30명 이상을 놓고 15년 동안의 작품 수, 관객 수를 세고 더하고... 그야말로 생 노가다였다. 하지만 가장 의미 있었던 작업!” 라이프팀) 최신혜 기자 : [르포] 그 ‘섬’에서 맞은 아침 : 노량진 고시촌 ① 외 시리즈 “첫 르포 도전이었고, 살벌한 분위기의 노량진 고시촌에 잠입해 취재하는 것이 어려웠다. 다들 너무 예민해져 있었다. 취재 내용도 밝지 않아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지금은 잠시 중단된 ‘후방주의 톡’! 이렇게 수위 높은 기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주변 반응도 뜨거워 좋았다. 십시일반 도와준 지인들에게 정말 많이 고맙다.” 패션팀) 이형준 기자 : ‘육룡이 나르샤’ 길태미 아이섀도 어디 거예요? “댓글이 정말 많이 달렸다. 반응도 좋았고 패션기자로서 연예기사에 처음 재미를 느꼈던 순간.” “[the HIP] 코너는 번화가 모든 매장을 뒤져야 하기 때문에 매번 힘들다. 아이템을 정했다 해도 매장에 없는 경우가 많다. 명동 길거리 음식 취재 때는 중국인이냐는 오해도 받았으며 가로수길은 하도 가서 지도를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사진을 못 찍게 하는 매장이 많아서 쫓겨나다시피 한 경우도 많았다.” 뷰티팀) 김지은 기자 : [여대생에게 물었다] 가방에 든 묘약의 팩트 어디 꺼니? “성신여대 안에 사람이 없었고, 파우치가 없는 학생이 많아서 마음 졸였다. 불안한 마음에 성균관대로 갔는데, 역시 학생이 많지 않았다. 성대생 중 일부는 중국인이라 글 읽기를 힘들어해 한국말로 설명해주기도 했다. 너무나 힘들어서인지 저 기사만 기억난다.” “일명 ‘98%’ 코너! 연예인의 독특한 화장을 따라하는 코너인데, 더불어 의도치 않게 얼굴을 공개하게 돼 매우 속상했다. 하하” 사진·영상팀) 최지연 기자 : 뜨거운 불금이 지난 후, 새벽 홍대 거리 영상 “촬영부터 편집까지 우여곡절도 많고 힘들었다. (몇몇 기자와 밤샘 촬영) 하지만 올리고 나서 반응이 좋으니까 뿌듯했다.” “기사 쓰다 미쳐서 만드는 요리 ‘기미요리’도 처음에는 서툴고 내내 풍기는 냄새 때문에 힘들었지만 인상 깊은 코너다.” 황순수 기자 : 갓세븐! 여고 습격 현장 “뭔가 뉴스에이드가 지친 고3학생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위로해준 느낌이라 뿌듯했다. 땀 뻘뻘 흘리며 촬영했다.” “빅브레인이 ‘빼빼로데이에 연인에게 들려주면 좋은 노래’를 진행할 때 실력이 너무 좋고 노래도 좋아서 한동안 그 노래들이 입에서 맴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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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특집②] "그때 그 유기견, 이렇게 살아요" 입양센터 방문기
//BYLINE// 케어(CARE)에서는 우리나라 애견산업 메카인 충무로(퇴계로)와 답십리에 입양센터를 설립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간판도 크게 내걸었다. 경기도 외곽에 보호소를 세웠더니 동물들은 건강히 뛰놀게 된 반면 입양자를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도심 입양센터에서는 산책봉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유기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동물의 운동량을 채운다. 첫 눈 내리던 날, 두 곳 입양센터를 직접 방문했다. # 답십리 땡큐센터 답십리 어느 버스정류장에 내리자 노란 옷을 입은 빌라가 한눈에 들어온다. 1층은 채식카페로, 2층은 입양센터로 사용 중이다. 이곳에서는 유기견 50여마리와 유기묘 10여마리가 살고 있다. 계단을 오르자 제법 크고 하얀 강아지 두 마리가 월월 짖기 시작한다.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선한 인상의 최준우 간사를 따라 가만히 소형견 보호소로 들어갔다. 17마리 정도 되는 작은 강아지들이 하나 둘 케이지 안에서 꼬리를 흔든다. 작고 귀엽지만 하나같이 눈망울에 두려움이 서려있다. “얘는 푸들 ‘럭키’예요. 6살 정도 된 남아인데, 올 초 포천보호소 근처 비닐하우스 밖에서 눈비를 맞으며 떨고 있던 아이입니다.” 럭키의 귀에는 펀치구멍자국이 선명했다. 그것도 모자라 귀를 가위로 잘라놓았단다. 물릴 것이 두려웠는지 이빨도 쇠줄로 갈아 뭉툭하게 만들어놓은 상태. 뒷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방치돼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몸에 마이크로칩이 내장돼있길래 케어 측에서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런 개 키운 적 없다”는 호통이 전부였다. 두 살 정도 된 발바리 믹스 ‘레이스’의 사연도 기막히다. 레이스는 지난해 말 애니멀호더에게서 구조된 강아지다. 20평 규모의 방에서 배설물, 사체로 뒤범벅된 100여 마리 강아지가 동시에 발견됐다. 침대 밑, 장롱 밑에 계란판처럼 꽉꽉 눌려 살았단다. 빗물이 고인 실내에서 자기들끼리 물어 죽이며 싸우기까지 했다. 아래층에는 배설물이 벽을 타고 흘러 사람이 살 수 없었다. 여름에는 더위에 암모니아가스가 독하게 퍼져 구조인력이 눈물을 줄줄 흘려야 했다고. 무려 10년 동안 지속된 지옥생활이었다. 이쯤 되면 애니멀호더가 왜 분명한 동물학대자인지 동의할 수 있게 된다. 영양실조, 세균감염으로 병든 레이스와 그 무리는 케어에 의해 전원 치료받고 각 센터와 가정으로 이송됐다. 다들 충분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애정에 목말라있다. 대형견 보호소로 이동하려는데 앞서 만난 흰 유기견들이 계속 앞을 오가며 짖는다. 왜 이 아이들은 통로에 살고 있는 것일까. 진도 믹스 ‘백곰’은 16kg에 육박하는 대형견이지만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고 앞다리로만 걷는다. 오랫동안 작은 케이지에 갇혀 생활해 몸이 그대로 굳어버린 탓이다. 몸에는 근육 하나 없고, 뱃속에는 웬 뼛조각들만 가득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연을 듣고 보니 활달하고 순해보이는 모습이 가엾고 기특했다. 진도 믹스 ‘호동’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전 주인이었던 마트 사장이 후미진 뒷산에 묶어놓고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 집에서의 스트레스를 모두 폭행으로 풀었다는 사연이다. 구조 당시 함께 있던 두 마리는 이미 죽은 상태였고 호동이는 실명된 지 오래였다고. 어떻게 학대를 당했는지 이빨마저 다 빠져 어금니밖에 없었다. “백곰이는 아파서 괴롭힘 당할까 밖에 내놓았고 호동이는 견사에 넣었더니 철창을 입으로 물어 뜯어 피투성이가 돼있더라고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모든 것이 두려운 거죠.” 나머지 대형견은 고속도로에 돌아다니다 구조된 경우, 개장수에게 끌려간 것을 구출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아키타 믹스 ‘크리스’는 김포의 한 전원마을에서 식용견 농장 사장, 마을 이장을 비롯한 몇몇에게 잡혀먹을 뻔한 것을 겨우 탈출했는데, 마을 사람들에게 다시 위협을 당하게 돼 케어에 구조됐다. 총과 갖은 흉기로 위협을 받아 사람에 대한 공포와 경계심이 극에 달해있던 크리스. 지금은 조금씩 마음을 여는 중이다. 가장 문제는 대형견의 입양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주거환경 상 대형견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다. 외려 외국에서 홈페이지를 보고 입양을 신청하는 경우가 더 많다. 유기견, 유기묘를 돌보며 언제 가장 속상함을 느끼는지 물었더니 최 간사는 이렇게 답한다. “아팠는데 운명을 달리 해버린 아이들, 파양된 아이들이 가장 가슴 아파요. 입양 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운데 간혹 허위사실을 기재하거나 이중적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문제인 거죠. 열에 하나는 그런 경우예요. 아이들은 버려질수록 사람만 보면 짖고 경계하게 돼요. 겨우 정을 줬는데 생이별 당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상처만 깊어지는 거죠.” # 퇴계로 입양센터 임영기 사무국장의 차를 타고 퇴계로센터로 이동했다. 인권단체 쪽에서 활동하다 동물구호단체로 넘어왔다는 임 국장. 노동자, 장애인, 이주노동자는 자기 권리를 스스로 얘기할 수 있지만 동물은 스스로 대변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더욱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또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잃어버린 인간성을 마주할 때다. “피 흘리는 강아지를 구조하고 있는데 옆에서 ‘야, 개고기 맛있겠다’ 이래요. 인간의 간악함을 바닥까지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임 국장은 “많은 분들이 동물에 애착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만, 감성적 사랑과 관심은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단지 애처롭다는 인식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보다 실질적이고 이성적인 관점에서 활동을 도울 동료가 필요하다. 열띤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퇴계로센터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강아지 16마리, 고양이 7마리가 살고 있다. 작고 예쁜 강아지들만 모인 분양센터 옆에 위치하다 보니 (입양을 위해) 비교적 작고 예쁘장한 동물들을 모았다. 하나하나에 대한 박상우 간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먼저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강아지, 말티즈 믹스 ‘동동이’가 소개됐다. 동동이는 언론에서도 크게 다뤄 대중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던 아기 시절, 키우던 누군가 머리를 망치로 내리찧어 두개골이 함몰돼버린 동동이. 지금은 몰라볼 정도로 뽀얗고 밝게 자라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그러나 뇌를 다쳐 발작 가능성이 있고 한쪽 시력도 잃은 상태. 늘 곁에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 아직 입양되지 못했다. 페키니즈 ‘찌니’는 일명 ‘막걸리녀 학대사건’으로 크게 알려진 강아지다. 부산에 살던 한 여성이 자신이 기르는 강아지 두 마리의 사진을 올리며 “일주일을 굶겼다. 그 후 막걸리를 먹였다. 결국 구토를 한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자랑스럽게 올려 공분을 산 사건이다. 구조 당시 함께 살던 시츄는 이미 죽은 후였고 찌니는 치료 후 입양센터로 옮겨졌다. 살도 포동하게 오르고 예뻐졌지만 하도 굶고 살아 식탐이 유별난 강아지가 됐다. 가장 활기차게 센터 안을 누비는 말티즈 믹스 ‘현아’. 일명 ‘누더기견’으로 소개됐던 강아지다. 원주에서 꽉 묶인 목줄, 축축하게 젖고 엉킨 털을 지닌 채 구더기가 들끓는 밥을 먹으며 살았다. 빈혈과 피부병을 치료 받고 지금은 밝고 재롱 넘치는 강아지로 재탄생했다. 이윽고 예쁘장한 젊은 여성들이 하나, 둘, 셋 센터 안으로 들어왔다. 산책봉사를 마친 이들이다. (산책봉사자 경쟁률은 제법 치열한 편이다) 봉사자 이단비(23) 씨는 “모 사이트에서 유기견의 사연을 보고 봉사를 신청하게 됐다”며 “강아지와 함께 동국대로 산책을 다녀왔는데 말도 잘 듣고 걸음도 제게 맞춰줘 놀라웠고 더욱 사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힌다. 봉사자들은 봉사를 마친 후에도 재롱둥이 아이들을 두고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의자도 없이 쭈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이들을 쓰다듬는다. 케어는 이 현상이 고맙고도 씁쓸하다. 봉사자들만큼, 가족이 돼주겠다는 사람도 많았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번식공장에서 태어나 걸음조차 걷지 못하는 갓난이들에게 가는 시선이 월등히 많다. 거리를 나와 퇴계로 애견분양센터 앞을 걷는다. 진열장에 줄줄이 선 강아지들은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른채 솜뭉치처럼 움직이거나 고요히 잠을 잔다. 한 직원이 막 분양된 강아지가 있던 케이지에 칙칙 소독약을 뿌려 걸레질을 한다. 이제 새 '물건'을 채워넣을 차례다. (3편에서 계속) 사진=최신혜 기자, 케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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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특집①]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사무국에 갔다
//BYLINE// 언제부터인가 SNS 뉴스창의 절반 가까이는 동물소식이다. 귀엽거나 불쌍한 동물이 등장하면 꼭 클릭해보게 된다. 학대당한 후 음식물쓰레기통에 버려진 아이, 세탁기에 넣어진 채 학대당했던 아이…그 많은 소식의 주인공들, 어디로 가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케어(CARE)'의 사무국, 입양센터, 보호소를 3일 동안 누비며 유기동물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 케어는 동물사랑실천협회라는 이름으로 2002년 설립돼 10년 이상 활동해온 동물보호 시민운동단체다. 실질적인 구호활동, 다양한 동물종에 대한 권익대변이 주목적이며 동물보호법 개정, 캠페인,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먼저 케어 사무국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창덕궁 뒤편 아담한 빌라. 계단을 차곡차곡 밟으니 자그만 사무실이 하나 나온다. 사람보다 먼저 기자를 맞은 건 강아지 ‘사랑이’, 고양이 ‘구영탄’이다. 이어 학대고발제보, 상담, 구조담당 손선원 간사가 나와 인사를 청한다. 앳된 외모의 젊은 여성이다. “공간이 좁아 어쩌죠.” 정말 앉을 자리가 없어 간이의자를 가져다놓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느 구호단체처럼 넉넉치 못할 사정이 빤히 그려진다. 먼저 동물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손 간사에 의하면 일주일에 5건, 많게는 20건의 제보가 들어온다. 주로 전화, 메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하는데 캣맘과 주민들의 트러블, 강아지나 고양이 학대, 길 잃은 동물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그는 “모든 동물을 구조할 수 없어 정말 가슴 아프다”며 “구조 1순위는 학대 받는 동물들이고 2위는 다친 동물들”이라고 설명했다. 구조방식은 동물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위기에 처한 대다수 동물은 사람을 경계하기 마련이어서 일주일에서 한 달은 먹이를 주며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말 힘든 건 구조뿐 아니라 동물의 치료부터 보호까지 모든 것을 도맡아야 한다는 점이죠.” 케어는 입양센터 두 곳과 보호소 세 곳을 직접 운영 중이다. 입양센터에 66여마리, 보호소에는 240여마리가 있다. 한 달에 필요한 사료만 4톤 정도. 여기에 치료비, 인건비 등을 더하면 어마어마한 지출이 이뤄지는 셈. 정부지원이 없어 4,000여명 정기기부자들의 회비로만 운영된다. 다행히 다친 동물을 무상치료해주는 병원이 몇 곳 있고 사료를 공급해주는 고마운 회사도 있긴 하다. 대화를 나누던 중 긴 생머리의 또렷한 인상을 가진 여성이 밝게 웃으며 들어온다. 박소연 대표다. 박 대표는 단순히 동물이 좋다는 이유로 20대 시절 구호활동에 뛰어든 후 10년 넘게 이곳 케어에 몸담아왔다. 박 대표는 어느 한 공원에서 도축장에 몰래 팔아넘긴 사슴, 흑염소를 막바지 구조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내부고발자에게서 제보를 받아 현장에 잠복, 차량 세 대로 추격해 도축장에 넘겨지는 자리를 발각했어요.” 해당 공원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박 대표와 케어 식구들은 항의시위, 단식투쟁까지도 강행했다. 결국 전원 구조됐지만 한 마리는 도축장 도착과 당시에 도살당했단다. 그는 “놀라운 사실은 5년 이상 이 공원이 같은 일을 저질러왔다는 점”이라며 “농장동물, 실험동물, 전시동물, 모피동물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대당하고 있는지 알려져야한다”고 토로했다. 가장 힘든 점은 부족한 재정이 아니라 동물보호 관련법이 없고, 사람들의 인식 또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박 대표는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고 동물의 멸종을 방치한다면 결국 폐해를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물학대와 관련된 인간의 가학성, 폭력성은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얘기도 이어졌다. 케어에서는 특히 ‘애니멀호더’, ‘순혈종 위주의 예쁜 동물’이 언론에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현상을 염려한다. 그저 불쌍한 마음에, 예뻐보여 모은 동물이 방치, 유기의 주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2편과 3편에서는 직접 입양센터와 보호소를 찾아 위의 결과로 버려진 수많은 유기동물들을 만나보기로 한다. 모두 인간의 지나친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사진=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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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⑩] 한국, 정말 좋지만 가끔은 모르겠는
//BYLINE// '차라리 이 나라를 뜨련다.' 많은 사람들이 팍팍한 현실을 새삼스럽게 실감할 때마다 다른 나라에서 시작하는 제2의 인생을 꿈꾼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생계를 마음에 품은 채 꾸는 꿈이란, 그다지 실효성 없는 다짐 같은 것이라는 걸. 그래서 모든 것 훌훌 털어버리고 진짜로 이 나라를 떠 버리는 사람을 보면 존경심마저 들곤 한다. 그럼 이건 어떨까. 그렇게 싫다 싫다 하는 한국에 들어와 살려는 외국인들 말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은 36만 9267명이었다. 증가, 감소가 반복되고 있지만 확실한 건,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궁금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해 줄 사람은 바로, 멜루진(26·학생)과 파라(23·학생).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모두 프랑스 출신이다.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이 좋아서 아예 눌러 살고 있는 중이란다. 그저 한국이 좋아서 혈혈단신 타지에 날아와 살고 있는 것이겠지만, 두 외국인이 경험한 한국은 때로 눈물날 정도로 삭막하고 때로는 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넘쳐오르는 곳이라고 했다. 2시간 가량 나눈 대화에서는 넘치는 애정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 경험보다 졸업장이 중요한 한국, 왜죠? 뉴스에이드(이하 N): 한국에서는 취직하기가 힘들어요. 스펙이라고 그러죠. 전에는 토익 점수만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이제는 학점도 좋아야 하고, 각종 자격증도 있어야 하죠. 어학연수는 기본이라고 하고. 파라 : 친구들 보면 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어 보여요. 공부하고 늦은 시간까지 학원 다니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프랑스에서 학교 끝나면 친구들하고 놀러 다니고 그랬는데. 많이 놀랐어요. 멜루진 : 프랑스는 학교 끝나면 끝이에요. 대신 학교에 있는 동안 필요한 것들을 다 끝내죠. 끝나고 나면 집에 가서 쉬거나, 친구들하고 놀거나. 자기 시간을 가져요. N: 프랑스에서도 토익 같은 영어 점수를 보나요? 멜루닌 : 음, 그 부분은 한국하고 비슷해요.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부끄러우니까 일상생활에서는 잘 안 하는 것도.(웃음) N: 갑자기 친근하게 느껴져요! 하하. 영어 말고 프랑스에서는 취직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멜루진 : 프랑스에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은 회사에 따라 다른데요. 대기업에 간다거나 공무원이 되고 싶다면 프랑스도 힘들어요. 좋은 성적도 필요하고 외국어도 필요하지만 한국보다는 심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회사가 아니라면 한국하고는 다르죠. 파라 : 전 한국에서 더 힘들다고 봐요. 프랑스에서는 대학교 졸업장 없어도 일할 수 있는데 한국은 아니니까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프랑스에 있을 때 졸업장 없이 일했거든요. # 회식 때 눈치봐야 하는 한국, 왜죠? N: 한국에는 최저 시급이라는 게 있어요. 2015년 기준으로 시간 당 5580원이죠. 프랑스는 시급이 어떤가요? 파라 : 제가 있었을 때는 7~8유로(한화 9000원~1만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2015년 기준 12.81달러, 약 1만 4000원) 프랑스에서는 아르바이트만 해도 괜찮거든요. 한국은 아닌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하는 사람한테 일을 너무 많이 주기도 하고요. N: 이런 건 어때요? 야간근로수당(야근수당)이라든가, 휴일근무수당 같은 것들. 다들 잘 챙겨 가나요? 설마 야근이라는 게 없진 않겠죠.(웃음) 멜루진 : 하하. 아니에요. 프랑스도 야근하는 경우 많아요.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희 어머니도 자주 늦게까지 일하셨죠. N: 정당한 임금을 받아오시던가요? 멜루진 : 그럼요. 추가수당을 청구하고 그러는 건 법이 보장하는 부분이잖아요. 파라 :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을 안 하고 참는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도 말 못하는 사람이 있긴 있는데, 보통은 문제가 있으면 변호사하고 상의해서 법원에 가요. 생각보다 많이 가요. N: 법원에 간다고요? 어머나. 멜루진 : 제가 확실하게 딱 이렇다고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그런 경우가 좀 있어요. N: 그럼 이건 어떨까요. 회식! 한국에서 회식의 의미는 상당하거든요. 파라 : 일 끝난 다음에 그냥 집에 가요. 회식이 있으면, 음, 좀 힘들 것 같아요. 가족들하고 시간을 보내기도 힘들고. 멜루진 : 프랑스에서는 개인 생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회식이 있긴 한데 1년에 2번이나 3번 정도? 회식도 회사에서 하고 헤어져요. 파라 : 중요한 건 회식에 안 가도 돼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놨거나 하면 데리러 가야 하잖아요. 그런 경우에 집에 간다고 해서 눈치 보거나 하지 않아요. N: 워킹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순간을 딱 말씀해주셨네요. 파라 : 아, 또 한 가지 생각났는데 윗사람이 퇴근 안하면 집에 가기 좀 눈치 보여하지 않나요? 주변 얘기 들어보면 일이 없어도 의자에 앉아서 퇴근을 기다리고 있대요. 이해할 수 없어요. 왜죠? 일이 끝났으면 집에 가야죠!(웃음) 멜루진 : 전 이런 얘기 들었어요. 보통 한국 사람은 어차피 늦게까지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않는다고. 프랑스에서는 만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근무라고 하면 그 안에 일을 어떻게든 마치려고 하거든요. N: 절대 아니라고 말을 못하겠네요. 하하. 그 부분도 경우에 따라 다를 거예요. 멜루진 : 물론 그렇겠죠. # 일하는 엄마에게 가혹한 한국, 왜죠? N: 조금 전에 언급됐던 내용인데, 일하는 엄마들에게는 한국이 조금 더 가혹하지 않을까 싶어요. 파라 : 저는 드라마로 한국을 알았잖아요. 드라마에서 보면 완벽한 이미지만 보여줘요. 진짜 한국 생활은 없는 느낌? 요즘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자가 일과 가족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은 변함 없더라고요. 그런 거 싫어요! N: 이렇게까지 단호하게요! 하하. 파라 : (웃음) 네. 저는 가족을 만들고 싶지만 일이 정말 중요해요. 지금 제가 굳이 순위를 따지자면 1번은 일이에요. 그만큼 일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결혼하더라도 계속 일을 할 생각이에요. 저희 엄마도 일했는데 저하고 오빠 다 잘 키웠어요. 저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멜루진 : 맞아. 프랑스에서는 어머니들이 다 일을 해요. N: 그게 가능한가요? 사회적인 분위기랄까, 제도랄까 그런 것들이요. 멜루진 : 아이를 봐주는 데가 많아요. 일하는 어머니들이 많으니까 많을 수 밖에 없죠. 1살 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고, 3살 때부터는 유치원을 다니고, 그 다음은 초등학교. 이렇게요. N: 한국에서는 어린이집에 등록시키기도 진짜 힘들어요. 멜루진 : 아, 그건 프랑스도 마찬가지예요. 1년 전에 미리 이름을 올려야 다닐 수 있어요. 그런데 회사 안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있어서 그 쪽 시설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3, 4년 전부터 사립 유치원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유치원만 있었는데, 대기자가 많아지니까 사립 유치원이 생겼죠. 정부에서 운영하는 유치원보다 더 비싸긴 한데, 회사나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오니까 아마 들어가는 비용은 비슷할 거예요. 파라 : 그리고 한국에는 없는 것 같은데 유모한테 맡기기도 해요. 프랑스에선 옆집에서 유모 일을 하는 분이 살았어요. 아이 5명을 케어 했죠. 한국에서는 보통 할머니가 봐준다든가, 가족이 같이 하잖아요. 프랑스에서는 다 남한테 맡겨요. 멜루진 : 유모는 '잡(JOB)'이에요. 조건이 엄격하죠. 아이를 보호해줄 수 있도록 집이 설계돼야 해요. 콘센트를 막아 놓는다든가,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이 완벽하게 돼 있어야 해요. N: 사실 한국은 아이 부모들이 보육시설에 대한 신뢰가 많이 낮아졌어요. 최근에 문제가 된 적이 많았거든요. 파라 : 그런 일이 발생하면 정말 처벌을 세게 해요. 아마 다시는 그 일을 할 수 없게 하거나 감옥에 보내거나 그렇게. N: 한국에서는 엄마들이 아이 돌보는 일을 더 많이 부담해요. 육아휴직도 엄마들이 1년 정도 하긴 하지만, 아빠들이 하는 경우는 희박하죠. 파라 :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1년에서 3년까지 육아 휴직이 가능해요. 최근에 법이 새로워졌는데, 엄마 아빠가 나눠서 쓸 수 있게 됐죠. 예를 들어, 엄마가 1년 반, 아빠가 1년 반 쓰는 걸로요. N: 그런다고 아빠들이 쓸까요? 멜루진 : 물론이죠. 제 주변에서는 아빠들도 많이들 하던데요. # 남녀 임금 격차가 심한 한국, 왜죠? N: 혹시 한국에서 살면서 이런 부분 때문에 놀랐다 하는 거 있었어요? 멜루진 : 프랑스에서는 남성과 여성 간 월급 차가 거의 없는데 한국에서는 차이가 심해서 놀랐어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힘들게 살고, 혼자 살 수 없는 것처럼 보여요. 그런데다 이혼까지 하면 혼자 살기 정말 힘들겠더라고요. 파라 : 프랑스에서는 여자가 아이를 키우면 많은 액수는 아니더라도 키울 수 있게는 해줘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혼하면 일자리를 구하는 게 힘들어지기까지 하고. 한국보다 프랑스가 이혼율이 높은 것 같던데... N : 네. ^^; 프랑스의 이혼율이 높은 이유가 뭘까요. 멜루진 : 일단 인식이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자신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이혼율이 많이 높긴 해요. 하핫. 파라 : 맞아, 문화의 차이 같아요. 이미지나 분위기, 주변 상황보다도 내 행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봐요. 멜루진 : 다들 아실거예요.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스캔들이 있었어요. 프랑스에서는 이 스캔들을 자세하게 다룬 매체가 거의 없었어요. 팩트만 작게 싣고 지나갔죠. 대부분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저도 개인사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하고요. # 그래도 좋은 한국, 왜죠? N : 지금까지 저희 너무 한국 뒷담화(?)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한국이 좋아서 계신 거잖아요. 하하. 멜루진 : 그럼요. 얼마 전에 체크카드를 잃어버렸는데 은행에 가서 2분 만에 새로 만들었어요. 프랑스였다면 적어도 3주는 걸렸을 거예요. 택배도 프랑스에서 보낸 걸 한국에서 받으면 1주일인데, 반대로 한국에서 보내면 3주 쯤 걸려요. 파라 : 맞아. 저도 한국의 속도감이 좋아요. 하하. 그리고 좋은 점, 늦게까지 놀 수 있다는 거! 한국에 있다가 프랑스 가면 내가 놀란다니까! 멜루진 : 맞아, 맞아. 파리 빼고는 오후 8시 지나면 가게 문 닫아야 해요. 한국은 편의점도 24시간이잖아요! 새벽 2시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니! 꺅. N :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언제죠? 멜루진 : 우연히 샤이니의 ‘루시퍼’ 무대 영상을 본 후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파라 : 저는 16살 때 동방신기 영상을 보고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죠. N : 한국어를 배울 결심까지 했다니! 파라 : 좋았으니까요. 그 덕에 프랑스에서 입양아동 관련 자원봉사를 했는데, 한국 쪽 연락업무를 하게 되면서 인연이 닿았어요. N : 두 분 처음 한국에 왔던 때 기억 나시나요? 멜루진 : 2011년에 처음 여행을 왔는데 좋은 거예요. 그 분위기, 뭐라고 하죠? 활기! ㅋㅋ 그래서 2012년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들어왔어요. 그 때 한국에 사는 프랑스 인들 베이비시터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고 많은 경험을 했죠. 다시 출국했다가 지난해에 학생으로 유학을 오게 된 거죠. 생각해보면 벌써 4년 째 한국에 살고 있는 거예요. 하하. 파라 : 저도 비슷해요. 주변 환경이 한국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2년 전에 처음 한국에 왔었고, 지난해에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어요. N : 첫 한국에 대한 기억이 좋으셨나봐요. 멜루진, 파라 :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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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구:헬조선⑨] 워킹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BYLINE// 사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여성들을 일컫는 용어가 많이 생겼다. 여풍, 워킹맘, 슈퍼맘, 알파걸, 슈퍼걸 등등. 이 중에서 우리는 이 단어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바로 '워킹맘'. 밖에서 일하는 엄마보다 집에서 일하는 엄마가 많았던 시절에는, 가사의 고단함은 가볍게 무시됐었다. 남들 다 하는 거 힘들어해선 안 된다는 해괴망측한 사고의 지배와 함께 말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경제활동을 바라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경제적인 이유가 됐든, 자아실현의 욕구 때문이든 '결혼=사직'은 고리짝 이야기가 된 셈이다. 결혼은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들의 위치는 위태롭다. 워킹맘으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본의 아니게 눈칫밥을 먹게 되는 위치에 바로 워킹맘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ㅇㅇ엄마’보다 ‘ㅇㅇ씨’라는 사회적 호칭에 더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봤다. 육아와 가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며 인생의 목표를 찾기 위해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 ‘워킹맘’이란 뉴스에이드(이하 N): 워킹맘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드세요. 육아는 거들뿐: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개.고.생. 울산 기러기: 어감부터 엄청 답답하고 힘들어 보이지 않아? 해결 안 날 것 같은 문제. 기분 탓이겠지. 정자동 빵순이: 기분탓은 무슨! # 워킹맘의 일과 육아는 거들뿐: 일 안할 때는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독박 육아였지만, 복귀하면서는 많이 달라졌지. 정자동 빵순이: 독박육아래. 표현 마음에 든다! ㅋㅋ 육아는 거들뿐: 어린이집에 맡기는 걸로 시작해서,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아이를 픽업하고 씻기고 놀아주고 재우고 틈틈이 저녁도 먹고. 그러면서 남은 일 정리하고. 내가 하는 일이 야근이 많은 직업이라 남편하고 매일 스케줄 조정하는 것도 일이야. 이렇게 말하니까 엄청나네. 울산 기러기: 신종 기러기부부라고 아나. ‘가시고기 아빠, 기러기 엄마’. 그게 나야. 그래서 다른 사람들하고 경우가 좀 다를 거야. 평일에는 미혼이나 마찬가지고, 주말이 좀 바쁜데 왕복 10시간 걸려서 서울에 아기를 보러가. 아파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주. 남자 직원들은 한 주 건너 뛰기도 하던데 여자 직원들은 예외없이 다 올라가더라. N: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랄 나이인데. 울산 기러기: 아쉽고 서운하기도 하지. 한 주마다 보니까 전 주에는 뒤집지 못했었는데 다음 주에는 뒤집어.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기는 거야. 커 가면서 보여주는 귀여운 모습이 있는데 그걸 못 보는 게 아쉬워. 정자동 빵순이: 그 때가 제일 예쁜 건데, 그 시기를 못 잊어서 또 애 낳는다잖아. 울산 기러기: 정말이야. 내가 주말 내내 빡세게 놀아주면 얘도 마음을 열고 날 찾아. 그런데 월요일에는 또 내려가야 하거든. 그럼 그게 서운해서 다음 주에 올라갔을 때 쳐다도 안 봐. 아빠하고 있으니까 아빠, 할머니, 이모를 더 좋아하고 나는 후순위야. 속상하지, 그러면. N: 맞벌이를 하는 이유 뭔가요. 육아는 거들뿐: 말해 뭐해. 당연히 경제적인 이유지. 애한테 돈이 좀 들어가? 주거비, 육아비, 앞으로 지출해야 할 교육비, 그 외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 등등. 생각하면 지금 수준으로는 살기 힘들잖아. 울산 기러기: 경제적인 부분도 있고, 남편한테 속박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크고.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기엔 너무 답답해. 능력이 있으면 퇴직하거나 이직하기 전까지는 그만두지 않을 거야. 정자동 빵순이: 난 돈 때문에. 아니면 집에서 아기하고 있고 싶다. N: 임신했을 때 제일 걱정됐던 부분은. 육아는 거들뿐: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나. 양가 부모님 모두 아기를 봐 줄 상황이 아니었거든. 대부분 중소기업은 3개월 출산휴가 쓰고 바로 복직해야 돼. 휴직을 얼마나 할 것인가 의논하기도 전에 아기 맡길 곳을 걱정하게 되더라. 다행히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허락해줘서 다행이었지. 정자동 빵순이: 정말 나도 그랬어. 육아휴직이 1년까지만 되니까 이제 돌 된 애를 어디다 맡겨야 하나 싶더라고.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것도 마음 아픈데, 요즘 흉흉한 얘기들이 많다보니 믿어도 되나 싶고. 그런데 뭐 어떻게 하겠어. N: 그래서 아기는 누가 돌봐주고 있나요. 울산 기러기: 엄마한테 용돈 드리는 걸로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ㅠㅠ 그래도 엄마한테 맡기니까 불안하지 않아서 좋아. 서울 어린이집 알아봤는데 1살 지난 후에 신청하니까 대기번호가 500번이더라고. 요즘은 전업주부들도 신청을 해서, 진짜 맞벌이 부부를 위한 어린이집은 많지 않아. 전업주부인 게 보이는데도 직업이 있다고 하고 신청하는 거지. 정자동 빵순이: 울산에 데려가는 건 어때. 울산 기러기: 울산에 데려올 생각하면 답이 안 나와. 혼자서 일하면서 어떻게 키워, 지금도 이렇게 헥헥 대는데. 육아는 거들뿐: 난 어린이 집. 맡기면서 그냥 걱정만 하고 있어. 날 보면서 예쁘게 웃는 애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는 게 너무 미안하고. 무엇보다 제대로 돌봐줄지에 대한 걱정. 애가 옳지 않은 상황을 부딪힐까봐, 그리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까봐 같은 것들. 생각하기 시작하면 계속 걱정이지. 정자동 빵순이: 맞아. 가슴이 찢어진다. 아기한테 너무 미안해. 애한테 최적화된 환경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맡기는 거잖아. 애는 애대로 낯선 환경에 적응 해야하고. N: 일을 그만두라거나 그러진 않아요? 울산 기러기: 남편은 오히려 응원해주는 편? 시댁에서 일 그만둬야 하지 않겠냐고 그랬는데 ‘나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아내가 그만둘 수 없다’고 그랬거든. 그 이후에는 아무 말도 안 해. # 출산휴가를 마치고 N: 복귀하면서 뭐가 제일 힘들었을까요. 육아는 거들뿐: 육아와 경력(업무)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 몸은 하난데 해야 할 일은 많고. 집에 가면 가족들 챙겨야 하고, 회사에서는 내 일 해야 하고. 그런 거 아닐까. 정자동 빵순이: 맞아 적응하는 거지. 사람들 분위기 보고 업무 파악하고. 울산 기러기: 내가 육아휴직도 안 쓰고 회사를 위해서 빨리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회사 사람들은 일손이 돌아왔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거. 그래도 아기 낳고서 몸이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배려가 없더라. N: 너무 다들 눈치를 보시는 거 아니에요? 정자동 빵순이: 눈치 너무 봐서 눈이 찢어지겠어. 하. 매일매일 눈치야. 예를 들어서, 아기가 아프거나 문제가 있을 때 부모 중 한 명이 빨리 퇴근을 해야 하잖아. 이게 거의 99% 엄마 몫이야. 아빠보다 엄마가 빨리 가. 그런데 애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조퇴를 하거나, 늦게 출근을 시켜주든가 그래야 하는데 눈치를 보게 만들어. 회의를 출근 시간 전에 잡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괜찮다고는 하면서 은근히 티를 내는 거지. 육아는 거들뿐: 정말 다행인 건 우리 회사는 그런 부분에 호의적이야. 차별이나 피해를 입진 않아. 다만 야근을 자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스스로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는 있지. 울산 기러기: 우리 회사에는 이런 게 있어. 육아휴직을 쓰고 돌아오면 다른 부서로 갈 수도 있어. 복귀할 때 티오가 있는 부서로 가는 거지. 내가 가고 싶은 팀장이 날 안 받아 준다거나 하면 조금 문제가 생겨. 남들이 기피하는 부서에 배치가 되겠지. 현장 나가고 영업해야 하는 그런 쪽. # 출산휴가=업무능력상실 N: 일하면서 이건 좀 아닌데 싶었던 부분 있나요. 울산 기러기: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개인 평가할 때 말이야. 육아휴직을 쓰고 온 사람은 낮은 점수를 받아. 나도 그랬고. 어떤 여자 직원은 울면서 왜 내가 이 점수 밖에 안되냐고 항의하더라. 아기 낳고 온 게 죄는 아닌데 말이야. 또 어떻게 생각하면, 계속 일하던 입장에서는 억울할 거야. 나는 계속 일하고 내가 볼 때 쟤는 놀다 왔는데 같은 성적이면 짜증나지. 그래서 평가자들이 업무를 덜한 네가 밑으로 내려가 달라 그런 거고. 정자동 빵순이: 남자 직원들이 여자 직원들이 일찍 퇴근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자기 업무가 많아지는 느낌이니까 그러는 거 같은데 전혀 아니거든. 위에서 지시하는 업무, 내가 맡은 업무는 정해져 있고, 기를 써서 그걸 시간 내에 끝내는 거야. 그래야 애한테 갈 수 있으니까. 웃긴 게, 똑같이 일을 해도 늦게 가는 사람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고 그렇다는 거. N: 회사 생활, 일만 잘해서 될 게 아니다 싶을 때는. 육아는 거들뿐: 회식할 때나 외부 업체하고 미팅할 때, 넉살 좋게 사람 대하고 그러는 거 보면 대단해보이지. 남자들이 주로 그렇지만 가끔 여자들도 있고, 영업력? 대인관계? 그런 게 대단한 사람들이 있어. 정자동 빵순이: 우린 회식이 별로 없긴 해. 그래서 이런 자리 빠지면 눈에 더 띄지. 윗사람들이 안 그런 척 하면서 되게 따지거든. 타당한 이유가 있어도 뭐라고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ㅠㅠ N: 일과 육아 동시에 병행할 때 힘든 점. 육아는 거들뿐: 내가 하는 일이 일정에 쫓기다 보니까, 야간 근무, 주말 근무가 필수야. 그런데 남편도 같은 직종이다 보니 애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드는 게 힘들어. 울산 기러기: 우선 너무 피곤해. 몸이 피곤하니까 서로 관심이 없어지는 거 같아. 여자로서, 남자로서라는 생각이 사라졌어. 그냥 가족처럼 사는 거지. 이런 말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아닌 건 아니니까ㅋㅋ 정자동 빵순이: 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ㅋㅋ 맞는 말이야. 육아만 해도 힘들단 말이야. 거기에다가 업무까지 할라니 스트레스가 두 배가 되는 거지. 둘 다 잘해야 하니까. 근데 억울한 건 잘해야 평균이더라. ㅠㅠ 난 그나마 시부모 스트레스는 없는 게 어딘가 싶어. 육아는 거들뿐: 진짜 복 받은 거야! N: 육아만큼 힘든 게 집안일인데. 육아는 거들뿐: 우리는 집에 먼저 들어 온 사람이 가장 급한 집안일을 처리하는 걸 원칙으로 해. 식사, 빨래, 청소 등등. 정자동 빵순이: 우리도 그러는데 어쩌다 보면 누구 한 명이 다 하게 돼. 특히 주말이나 이럴 땐. 남자들은 눈 앞에 있는 집안일이 안 보인대. 자연스럽게 한 쪽한테 몰리게 되고 그것 때문에 엄청 싸우고. 그리고선 많이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말이야. 이제는 그냥 내가 '해라'라고 말해. 그게 편해. 울산 기러기: 나는 신랑이 많이 해줘. (일동: 부러워하는 눈빛) 남편이 자기가 아침밥도 해주고 애기 분유 설거지도 다 해주고. 서운한 점도 있지만 가정적인 좋은 남편이긴 하지. # 스트레스야, 좀 가줄래 N: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육아는 거들뿐: 맛집 투어 아니면 여행. 그렇다고 해도 자주 갈 수 있는 건 아니야. 하면 좋다는 거지. 정자동 빵순이: 난 빵 먹으면서.... 울산 기러기: 사진보고 동영상 보면서 침대에 누워있어. N: 나를 ‘빡치게’ 하는 것 또 뭐가 있나요. 육아는 거들뿐: 남편의 의도치 않은 무심함 그리고 시어머니?ㅋㅋㅋ 울산 기러기: 크~ 모든 며느리들의 공감대지. 나 요즘에 있어. 또라이 같은 상사. 아, 어떡하지 정말? 맞출 수가 없어. 원래 안 그런데 휴가 낼 때 막 꼬치꼬치 캐묻고 그런단 말이야. 일하는 기준도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막 바뀌고. 맞춰주는 거 너무 힘들어. 밤에 할 일이 없어서 아랫사람들 술자리로 막 부르고. 계획에 없던 회식 이런 거 진짜 짜증나. 정자동 빵순이: 남자 직원이 와이프 욕하는 것도 빡쳐. 내 욕 하는 거 같아서 흥분한다니까ㅋㅋ. 얘기를 들어 보면 자기가 잘못한 건데 욕해. N: 무슨 일인데요? 정자동 빵순이: 집안일 안 한다고 뭐라고 했대. 그 사람들 부인도 다 워킹맘들이거든. 여자 입장에서는 반반 해주길 바라는데 절대 될 수가 없지. 남자는 회사 다녀와서 힘든데 짜증을 내니까 화가 나고. 서로 생각이 너무 달라. # 패널 소개 사진 = tvN 제공,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밀회' 방송화면 캡처, 셔터스톡(* 사진은 위 기사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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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돈벌이·금전 사기·스토킹…뒤틀린 팬심의 결말은?③
[르포] 아이돌을 쫓아다니며 대기업 연봉을 버는 방법②에 이어. //BYLINE// #6. 소속사 “팬들한테 법으로 할 수도 없고… 정말 어떡하면 좋아요?”지난 13일 정오 압구정 인근에서 만난 소속사 관계자 I는 여러 소속사의 케이팝 보이그룹 담당을 거쳐 현재는 그룹 H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홈마라는 존재에 넌덜머리가 난 듯 했다. I가 말하길 홈마이자 사생활을 모두 따라다니는 사생 팬들은 꾸준히 그룹 H의 모든 국내 스케줄 일정과 해외 일정을 모두 함께하고 있다. 항공편 비즈니스석 옆자리에도, 해외 경유지의 비즈니스 라운지에도, 도착한 유럽의 어느 소도시에도 그들이 있었다고 했다. “도대체 어떻게 편명까지 아는지 모르겠어요. 유럽까지 가려면 엄청 비싸거든요. 경유도 하고 막 11시간 비행하고 고생인데도 다 따라오는 거죠. 걔들도 항공사 등급이 아마 골드 루비 다이아몬드 이 정도는 될 거예요.” 그들이 비싼 비즈니스 티켓을 사는 이유는 비즈니스 라운지에 함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라운지에서조차 사진이 찍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쉴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이 담긴 희귀한 사진은 팬들의 포토북 구매욕을 치솟게 한다. “라운지에서 멤버 애가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사진 구석에 걔를 지켜보는 팬들이 같이 찍혀 있어요. 그 정도예요.”“내부에서 누가 스케줄 파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그걸 다 알고 있어요?”“매니저 메일 털렸고 회사 스케줄방도 털려요. 인증 받아야지만 볼 수 있게 다 바꾸고 멤버 본인, 그리고 저 밖에 모르는 스케줄인데도 누군가는 촬영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소름이 돋아요. 심지어는 저조차도 애들 동선을 파악하려고 그 홈들을 팔로우 하고 있으니 웃기는 일이죠.” I는 소속사에서도 심각성을 알지만 정말 말도 안 되게 뚫린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체 팬들은 그 돈을 어디서 나는 거고, 내부 스케줄은 누가 빼돌리는 거냔 말이에요. 최근에 비상 걸렸어요. 회사에서도 큰일이라는 걸 알고 있거든요. 팬한테 뭐라고 해봤자 좋아해서 따라다니는 거고, 따라다니려고 돈을 번다고 하면 대꾸 할 말이 없죠.”I는 이 같은 사생 홈마들의 행태가 결국엔 해당 연예인에겐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을 호소했다. “비행기에서 진짜 민망한 일 많아요. 팬 입장에서는 비즈니스석에 앉아있는 애보다 먼저 나가서 나오는 모습을 찍고 싶은 거죠. 그래서 승무원들한테 자기가 먼저 나가야 한다고 난리부르스를 춰요. 착륙 직전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동동거리는 건 다 홈마들이에요.”“그 때 자리에서 일어나면 위험하잖아요. 다른 승객들한테 항의 들어오지 않아요?”“하도 공항에서부터 난리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멤버 중에 한 명한테 ‘그룹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대요. 애는 기분 좋아서 자랑스럽게 말했는데 아줌마가 그러더래요. ‘H라고? 기억해놔야겠네. 진짜 내가 민망해서. 나라망신 다 시켜 아주.’ 애가 그 때 너무 부끄러웠다고 하더라고요.”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이 인기 있으니 아이돌의 해외 공연에는 국위 선양의 효과도 있을 거다. 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는 이런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그 때마다 대중의 비난은 팬들보단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을 향한다.멤버들도 사생 팬에 고통스러워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홈마들 앞에 약자일 수밖에 없다. 정돈되지 않은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쥐고 있는 팬들이기도 하고 정말 큰 대형 아이돌이 아닐 바에야 개인 홈의 개수가 손에 꼽힐 정도다. 홈마들이 개인 팬덤에 주는 영향력이 지대하다보니 이들도 눈치를 보는 거다. I도 그 점을 언급했다. “홈이 무너지면 팬덤이 무너진대요. 애가 잘못할 때도 그렇지만 홈마끼리 싸우고 열 받아서 난리를 치고 홈을 닫아버릴 때도 멤버들은 민감하게 반응해요.” 또 다른 약점은 홈마들이 그 사진을 팔아 번 돈으로 해주는 선물들 때문이다. I는 솔직히 선물 받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애들이 있다고 했다. “으리으리한 명품을 선물 해주고 자기 사진 잘 찍어주니 홈 닫을까봐 벌벌 떠는 애들도 봤었어요. 그러니 브이 해달라면 다 해주고 카메라 쳐다봐주고, 웃어주고 그러는 거죠. 우리가 그걸 어쩌겠어요.”골머리를 앓고 있는 I의 타협안은 비상업적인 용도까지였다. “공연장 앞에서 팬들에게 부채를 나눠주고 이런 식으로 무료 나눔을 하는 것 까진 OK죠. 회사 입장에선 저희도 MD제작하고 초상권이란 게 있는데 상업적으로 파는 건 안돼요. 그래서 판매 금지 공지도 해봤어요. 그래도 팬 아이들이 죄의식이 없어요. 사생활에 초상권 침해인데 법적인 제재를 팬한테 막 가할 수도 없잖아요. 자제해달라는 말 외엔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어요.” 같은 날 오후에 만난 오랜 경력의 가요 관계자 K는 홈마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우리나라에선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개념을 지적했다.“우리나라에 퍼블리시티권 개념이 보장되지 않아서인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지나가다 연예인을 봤어요, 그걸 찍을 순 있지만 그 사진을 파는 걸 자유라고 할 수 없잖아요. 명백하게 불법이고 어떻게 보면 기업화된 걸 상업적으로 빼다 쓰는 건데 제동이 걸려야 하지 않을까요. 팬들 입장에선 ‘내가 이거 찍어서 돈 벌지만 걔한테 얼마 조공하면 될 거 아니야’ 이런 식인 거죠.”“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방식의 팬질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당연해졌잖아요. 왜 그럴까요?”“물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예전에도 이런 문화는 있었어요. 필름 카메라로 연예인 사진을 찍어서 장당 몇 백 원에 파는 식으로요. 그땐 네트워크가 좁으니 상업화, 기업화되기엔 모자란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기술 수준이 따라주잖아요. 국내 스타들은 글로벌 사이즈로 커버렸는데 관련 법규나 의식 수준은 아직 미미하니까 이런 문제가 오는 거 같아요.”K는 시작은 순수한 애정에서였다지만 돈벌이가 가세하는 바람에 지금은 완전히 산업화된 시스템으로 변한 팬덤 문화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팬들끼리 자체적으로 여는 유료 영상회나 전시회, 파티 등을 언급하며 초상권 허락도 없이 이런 상업적 행사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라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비정상적인 자금의 흐름이 팬 문화에 깃들면서 변질된 점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회사에서도 법적 대응 방식을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K는 팬들 간의 이런 거래가 음성적이라는 점도 위험하다고 봤다. 유명 홈마들 정도는 소속사 관계자들도 다른 팬들처럼 정보 접근이 가능하지만 폐쇄된 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금전적인 사기 사건에 대해 소속사에서는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고 했다. “공식 굿즈는 잘못되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잖아요. 그런 홈에서 정말 극단적으로 누가 입금 받고 튀면 어쩔 거예요. 어디다 항의를 하겠어요.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죠.” 안타깝게도 그 극단적 사례는 이미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팬들은 이제 어떤 그룹의 홈마였다는 걸 자신의 필모그래피처럼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여러 팀을 갈아타면서 자신을 브랜드화 시키는 거다. K는 팬 담당으로부터 본업을 버리고 홈마로 전업한 경우도 여럿 들었다고 했다. “스스로 콘텐츠를 재생산할 수 있는 시대는 맞아요. 하지만 팬들 쪽에선 단순히 공유하는 수준에서 그쳐야죠. 걸그룹의 포인트 안무를 움직이는 컷으로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놀고 이런 건 너무 바람직하다 이거에요. 근데 지금은 말도 안 되게 파파라치처럼 일거수일투족을 찍어서 파는 거죠. 팬이 아니라 장사꾼처럼 됐어요.” “팬들이 찍은 사진이나 팬 아트를 소속사 입장에서 볼 땐 어떠세요? 정말 전문가 뺨치게 잘 만든 것들 있잖아요. 팬들은 ‘저 사람 빨리 소속사에서 데려갔으면 좋겠다’ 이러기도 하고요.”“솔직히 제가 봤을 때도 너무 예쁘게 잘 찍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그런 애들 콘텐츠팀 꾸려서 찍게 하고 싶단 생각도 해요. 근데 그들은 멤버 한 명 혹은 한 그룹의 팬인 거잖아요. 그것만 찍게 할 순 없는 거니까 또 문제죠.” 그리고 아무리 예쁘다 해도 누가 봐도 그 연예인과 닮았기 때문에 팔리고 있는 캐릭터 인형도 회사 입장에서 골치다. “연예인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있잖아요. 굿즈엔 그 이미지의 가치도 함께 담기는 건데 그런 개념은 인정되지 않고 있어요.” “명확하게 내세울만한 기준을 정하기도 애매하네요.”“맞아요. 상업화의 수준을 100명으로 잡을 수도, 1000명으로 잡을 수도 없잖아요. 5만 원 이상은 금지? 이럴 수도 없고요. 사진은 OK, 2차 생산은 안 돼! 이러면 안할까요? 다 하겠죠. 기댈 곳은 법인데 기본적인 법규가 어설퍼요. 예를 들어 민사를 걸어봤자 수십만 원 수준이에요. 팬들 입장에선 그깟 벌금 내고 말지 싶겠죠. 이거 팔면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버는데 그게 대수겠어요?”그래서 공모전을 열어 공식 계약을 맺거나 전문 캐릭터 개발에 참여하는 식으로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막상 이런 이벤트가 열리면 당사자들은 숨기 바쁘다고들 했다.K는 연예 산업이 갖는 특수성 때문에 이런 문제에 무 자르듯 칼 같이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비즈니스 관점으로 볼 때 연예인을 상품, 팬을 소비자라고 할 수 있지만 애정과 감성이 있는 특별한 관계잖아요. 우리가 스마트폰 사면서 대기업에다가 ‘우리 갤럭시한테 왜 그래!’ 이러진 않지만 팬들은 소속사에 ‘우리 애한테 왜 그래!’ 하니까요.”“고가의 조공을 회사에서 막으면 좀 낫지 않을까요?”“조공 안 받겠다고 하는 애들도 있는데 어떻게든 돌려서 주려고 난리에요. 그렇다고 받고 싶단 애들에게 회사에서 ‘너 그거 받지 마’ 하는 것도 마음 상하는 일이겠죠. 좋아하는 친구한테 생일선물 준다는데 ‘2만원 안으로만 주세요’ 할 수도 없잖아요. 무슨 마니또게임도 아니고 말이에요. 마음이라는 걸 규제할 수 있는 기준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다고 팬들한테 조공 말고 우물 파는 걸로 경쟁해달라고 할 순 없잖아요. ‘우리 팬덤은 몇 명 후원했어!’ 이런 걸로 싸워준다면야 아름답겠죠. 그렇지만 자기들이 돈을 투자해서 한다는데 회사에서 개입하면 안 되는 거니까요.”“골치 아프네요. 그래도 법으로 끝까지 처벌하는 경우가 생기면 좀 수그러들지 않을까요?”“금액이 적어도 법으로 강경하게 나갈 수야 있겠죠. 만약에 잡고 보니 15살이야. 그럼 그 어린애를 빨간 줄 가게 할 수도 없고 어떡하죠? 팬들이 영악하게 변질되어가고 있는 게 문제 같아요. 부디 법적인 규제가 더 명확하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럼 자체적으로 하지 말아야겠다는 인식도 생기지 않을까요?”퍼블리시티권은 초상권 상품화에 대한 넓은 개념을 담은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에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개념은 더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 법규가 얼마나 허술하기에 이렇게나 당연한 범법행위에 소속사들이 속수무책일까? 종합법률사무소 국민생각의 김종호 변호사에게 자문을 청했다. “초상권 침해로 형사고소는 불가능하고 민사 소송은 가능합니다. 미국 같은 곳에선 연예인의 초상권을 높이 평가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를 가한다면 크게 걸리는 부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개념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아직 어렵죠. 관련 법규가 없어요.”“어떤 개인이 연예인의 사진을 찍어서 초상권 동의 없이 찍어낸 포토북으로 천만 원을 벌어도 처벌이 어렵다는 건가요?”“소속사에서 민사 소송을 건다고 해도 금액이 몇 십만 원 수준으로 굉장히 미미하게 나올 거예요. 천만 원의 수익이 나왔다고 해도 그 정도 금액을 보상받는 건 굉장히 어려워요.”법으로도 속수무책이다. 지금까진 소속사와 연예인이 갑, 팬들이 을인 줄로 알았지만 퍼블리시티권에 있어선 이 관계가 뒤바뀐 게 현실이었던 거다. 지금은 팬들이 범법을 저지르고 있으니 팬심이라는 방패가 있지만, 앞으로 누군가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악용될 수 있는 상황이다.#7. 랍스터들의 생존경쟁지난 16일 오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 엑소가 중국 투어 콘서트를 위해 출국하는 날이다. 비행기 편명과 출입 게이트 정보는 그 어디에도 공식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다. 그러나 100명이 넘는 팬들이 공항의 수많은 출입구 중 엑소가 들어갈 게이트 앞에 정확하게 진을 쳤다. 이 모든 인원이 출국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보도블록에는 온갖 간이 의자와 사다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모자라 ‘자리 있음’이라고 적힌 종이가 덕지덕지 테이핑 되어 있었다. 이 정도 경쟁이면 맨 뒷줄에서는 인천공항까지 와서 엑소 머리카락 보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줄 서 있는 팬들은 저마다 대포 카메라를 한 대씩 끼고 있었다. 보통은 ‘오두막3에 새아빠백통’으로 불리는 조합이다. 카메라 바디와 렌즈를 합친 가격은 800만 원 정도다. 많은 언론사의 사진기자들이 사용할 만큼 전문가 용도의 고급 기종이다. 사진기자 M에게 물어보니 이보다 상위 기종의 카메라가 1000만 원 대를 훌쩍 넘어가는데 그 제품을 가진 팬들도 많다고 했다.수백 명의 홈마들, 그리고 공항에 누가 나타날지 모르고 있는 일반 승객들을 위해 보안 요원들이 대기한다. 공항 내부 보안요원 뿐 아니라 소속사에서 고용한 경호원들도 이를 돕는다. 공항 내부 직원이 직접 게이트로 나와 멤버들의 신원 확인을 하고 입국 대기 절차를 간소화하기도 한다. 특혜가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몰리는 팬들 때문에 피해를 볼 대다수의 일반 승객을 위해서다.경호 관계자는 오늘처럼 이른 시간일 때는 100~200명, 공항까지 오기에 편한 보통 시간대에는 500~600명 정도가 몰린다고 했다. “엑소라서 심한 게 아니라 빅뱅이나 다른 보이그룹 걸그룹 올 때도 다 이래요. 승객들이 몰리는 팬들 때문에 다치는 경우가 있어서 승객 안전 때문에 경호를 하고 있어요. 출국 심사를 따로 받는 건 각 소속사에서 공문을 보내서 요청하면 검토 후에 진행하는 걸로 알아요. 공항 내부 경호 인력에 한계가 있으니까 공항에서도 소속사에 시큐리티를 추가로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해요.” 경호팀은 공항 외부에서의 촬영은 제지하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제지한다. “밖에서 찍는 거야 뭐 멀리서 와서 얼굴 한 번 보겠다고 하는 건데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안에서는 원칙적으로 안 되죠.”이날 팬들이 많이 몰린 걸 확인 한 경호팀은 출입구를 L에서 J로 변경했다. 경호팀이 이동하자 팬들은 출입구가 바뀐 걸 눈치 채고 사다리를 놔두고는 함께 이동했다. 이런 일은 익숙하다는 반응이었다. 엑소가 도착하고 차에서 내려도 비명 소리는 나지 않는다. 셔터 소리만 가득할 뿐이다. 공항 내부까지 따라붙는 팬들은 그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멤버보다 먼저 달려가서 앞을 막고 찍고, 사진을 찍는 사이 멤버가 자신을 지나치면 다시 앞으로 달려가서 찍는 식이다. 뒤에 누가 있건 상관없이 밀치고 달린다. 백여 명이 이런 동선으로 움직이니 엉키고 부딪히는 건 다반사였다. 누구 하나 넘어져서 밟힌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분위기였다. 다급한 발소리, 옷깃이 스치는 소리,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셔터소리가 출국 층의 공기를 대신했다. 홈마 A도 다른 홈에는 올라오는 현장 사진을 못 올릴 때 가장 기운 빠지고 속상하다고 했다. 이들도 어떻게든 멤버를 찍어야 기다리는 홈 회원들에게 면이 설 것이다. 새우젓 사이에서 랍스터라는 홈마들끼리도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셈이다.홈마들 중 일부는 엑소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출국한다. 출발 직전에야 수속을 마치는 그들과 함께 움직였다간 비행기를 놓치기 마련이니 먼저 출국 수속을 밟고 안에서 대기한다. 내부 사진은 이들의 몫이다. 그리고 외부 사진과 교환한다. 출국 직전까지의 모습을 촬영한 홈마들은 그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골라낸다. 프리뷰를 트위터에 올리는 것도 속도전이기 때문이다. 안방팬들은 엑소가 출국하는 모습부터 비행기에 타고 현지에 도착할 때까지의 과정을 불과 10분 차이로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요즘 팬 문화의 가장 적나라한 현실이다.물론 이건 엑소라는 그룹의 잘못은 아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돌은 늘 열성 팬들로 인한 여러 가지 진통을 겪어왔다. 엑소는 수백 명의 팬들이 800만 원 짜리 카메라를 들고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는 세대이기에 이런 문제에 엮였을 뿐이다.일반 팬 D는 이런 모습도 ‘좋아하니까’로 우길 수 있는 팬심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말 좋아하면 공개방송 객석에 같이 앉아서 야광봉을 흔들고 응원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출근길, 퇴근길, 공항에 갈 게 아니라. 걔들은 거기 안 와요. 안에선 못 찍으니까. 그런 거 보면 진짜 애들을 좋아하긴 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홈마들로 인해 기형적으로 변해버린 팬덤 문화는 이대로 흘러가도 괜찮을까. 물론 아이돌이라는 콘텐츠의 근본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돈벌이 수단이라지만, 팬심 사이에까지 돈벌이가 가세하면서 틀어지고 있는 이상한 팬 문화는 점점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촬영을 위한 과한 몸싸움, 스토킹에 가까운 사생활 추적 등은 때로 아찔한 사고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불거지면서 팬덤 문화 자체에 환멸감을 느끼고 이탈하는 인원도 늘어가고 있다. 아이돌 왕국 자체가 무너지기 전에 어디쯤에선 제동을 걸어야하지 않을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일이다. 사진=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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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또 그 자세야? '식상해'"
<p> </p><p>//BYLINE// 남녀의 몸이 결합해 시도할 수 있는 섹스체위는 수백 가지. 이중 당신이 애용하는 체위는 얼마나 될까? 세 가지? 다섯 가지? 섹스가 식상해졌다면, 또는 섹스 때마다 뭔가 힘겹거나 아프다면 가장 먼저 체위를 바꿔보자. </p><p> </p><p> </p><p><strong># 기본체위 제대로 알기 </strong></p><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664_405557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정상위 : 여성이 바로 누우면 남성이 위에서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696_688598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여성상위 : 남성이 바로 누우면 여성이 위에서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737_689592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역방향 여성상위 : 남성이 바로 누우면 여성이 남성 위로 바로 누운 채 삽입하는 자세</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759_262258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배위 : 남녀가 모두 뒤돌아 반쯤 엎드린 상태로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12_648279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측위 : 둘 다 옆으로 누운 상태로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43_389584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측위 : 일명 스푼자세. 둘 다 옆으로 누운 상태로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67_312825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좌위 : 앉은 채 마주보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6995_978847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좌위 : 앉은 채 남성이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7013_464768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입위 : 남성이 일어선 상태에서 여성을 들어 안고 삽입하는 자세 </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7031_250553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후입위 : 둘 다 일어선 상태에서 여성이 상체를 바닥에 기울이고 남성은 뒤에서 삽입하는 자세 </p><p> </p><p> </p><p><strong># 남녀가 선호하는 체위는? </strong></p><p> </p><p>男 : ‘후배위’와 ‘여성상위’. </p><p> </p><p>임경성(가명·28세) "후배위는 주도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며 절정에 도달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 </p><p>오기훈(가명·34세) "여성상위는 지배당하는 느낌에 흥분되기 때문" </p><p> </p><p>女 : ‘정상위’와 ‘여성상위’. </p><p> </p><p>김은혜(가명·29세) "정상위는 스킨십 부위가 많아져 심리적 만족도가 높다." </p><p>장은희(가명·29세) "여성상위는 클리토리스에서 오는 자극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절정에 이르기 쉽다."</p><p> </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7480_81696500_1.jpg"></p><p><p><p>/셔터스톡</p><p> </p><p> </p><p><p><strong># 맞춤형 체위추천 </strong></p><p> </p><p>- 체력이 약한 사람, 노인 : 후측위(스푼자세, 99자세). 체력소모가 가장 적은 체위다. 손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 더 좋다. 꾀죄죄한 얼굴을 보이기 싫은 모닝섹스 때도 유용한 자세. </p><p> </p><p>- 임산부 : 좌위. 삽입 정도를 조절하며 피스톤운동 할 수 있어 자궁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p><p> </p><p>- 유연성이 부족한 여성 : 좌위. 골반, 무릎 주위 근육이 유연하지 않아도 편하게 취할 수 있는 자세. </p><p> </p><p>- 살집이 많은 여성 : (테이블, 침대 끝에서) 정상위. 엉덩이를 테이블이나 침대 끝에 맞춘 채 누우면 남성이 일어서거나 무릎 꿇은 자세로 피스톤 운동한다. 체중부담이 가지 않는 체위. 역방향 여성상위로 엎드린 자세도 추천. 클리토리스 자극은 더해지고 뱃살은 보이지 않는다. </p><p> </p><p>- 조루남성 : 측위. 남성 성기에 가해지는 자극이 약해져 오래 지속할 수 있다.</p><p> </p><p>- 위로 솟은 음경을 가진 남성 : 정상위. 여성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좋다. </p><p>- 아래로 꺾인 음경을 가진 남성 : 후배위. 여성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좋다. </p><p> </p><p> </p><p><strong># 체위별 소모칼로리 </strong></p><p> </p><p>‘sexercise’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섹스는 효과 만점 운동이다. 다음은 레드홀릭스에서 공개한 체위별 남녀 소모 칼로리. (기준 5분)</p><p> </p><p> </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50823/20150823_1440318086_09091400_1.jpg"></p><p> </p><p>표에 따르면 입위(후입위) 체위가 힘든 만큼 칼로리 소모량이 많다. </p><p> </p><p>이밖에 부산정보대학 스포츠과학부 김종인 교수의 저서 '섹스 다이어트!'에서는 체위별 운동효과를 자세히 다뤘다. </p><p> </p><p>- 정상위(남성상위) : 뱃살 제거, 허벅지 안쪽 근력 향상</p><p>- 여성상위 : 허벅지와 엉덩이 군살 제거</p><p>- 측위 : 허리를 긴장시키고 목과 가슴을 아름답게</p><p>- 후측위 : 날씬하고 가는 허리를 위해</p><p>- 좌위 : 근골격계 유연성 향상, 복부근력 강화</p><p>- 후좌위 : 엉덩이를 날씬하게, 허벅지 군살 제거</p><p>- 후배위 : 힙업, 등의 군살 제거</p><p>- 입위 : 종아리살 제거, 각선미 살리기</p><p> </p><p> </p><p><strong># 여성이 조심해야 할 체위</strong></p><p> </p><p>"후배위, 양다리를 넓게 벌리는 체위, 양다리를 높게 올리는 체위" </p><p>질과 자궁에 손상을 입히기 쉽다. 질염, 자궁경부염증, 냉증 등을 유발. 질이 쉽게 늘어날 수 있다. (도움말 : 솜씨좋은 산부인과 윤호주 원장) </p><p> </p><p> </p><p> </p><p>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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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레드벨벳, '특별무대 기대해주세요~'
<p> <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61226/20161226_1482749298_82089200_1.jpg"></p><p>[뉴스에이드 = 최지연 기자] 그룹 레드벨벳이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SAF 가요대전' 레드카펫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p><p><br></p><p>이 날 '2016 SAF 가요대전'은 갓세븐, 구구단, 다이아, 라붐, 러블리즈, 레드벨벳, 마마무, 모모랜드, 몬스타엑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비투비, 빅뱅, 빅스, 샤이니, 세븐틴, 스누퍼, 십센치(10cm), 씨스타, 씨엔블루, 씨엘씨(CLC), 아스트로, 에스에프나인(SF9), 에이오에이(AOA), 에이핑크, 엑소, 엔시티, 여자친구, 우주소녀, 이엑스아이디(EXID), 인피니트, 젝스키스, 크나큰, 트와이스, 펜타곤, 헤일로 등이 출연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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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 가까운 극단적인 연예인 다이어트 식단
<p><br></p><p style="text-align: center;">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식이요법. </p><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꾸준하게 운동을 하더라도 </div><div style="text-align: center;"> 음식을 많이 먹어버리면 다이어트는 실패하게 되는데 </div><p><br></p><div style="text-align: center;"> 거의 안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div><div style="text-align: center;"> 극단적인 식단으로 다이어트 했던 연예인이 있다. </div><div style="text-align: center;"><br></div><div style="text-align: center;">누가 있는지 한 눈에 살펴보자. </div><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1_36979300_1.jpg"></p><p><br></p><p>▷ 에일리<br><br>성공한 다이어트 전후 모습으로 주목받았던 에일리.<br><br>한창 다이어트 했을 때 단백질 100g, 채소 2컵, 과일 한 개로 구성된 500kcal 이하의 극단적인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했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2_09398700_1.jpg"></p><p><br></p><p>▷ 강소라<br><br>성공적인 다이어트 애프터로 유명한 강소라 역시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한 바 있는데<br><br>아침엔 사과, 요거트, 견과류를 먹고 점심은 한식 백반(현미밥, 채소)을, 저녁은 닭가슴살(혹은 소고기)와 샐러드로 구성된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했다.<br><br>여러 가지 음식을 먹기 때문에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세히 보면 거의 한 끼를 세끼에 나누어 먹는 식단이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2_81806000_1.jpg"></p><p><br></p><p>▷ 전효성<br><br>전효성 역시 꾸준한 다이어트로 슬림한 보디라인을 갖게 된 연예인 중 한 명인데<br><br>하루종일 바나나 1개, 달걀 2개, 두유 1개를 세 끼에 나누어 먹는 방법으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한 바 있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3_50874900_1.jpg"></p><p><br></p><p>▷ 루나<br><br>성공적인 다이어트로 몰라보게 예뻐진 루나 역시 마찬가지.<br><br>워낙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이기 때문에 급하게 체중감량을 해야할 때만 하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자신의 영상 채널에서 공개했다.<br><br>씹는 음식은 전혀 섭취하지 않고 물에 녹차 티백과 레몬 2개를 넣은 레몬녹차수 3리터만을 마시는 다이어트 식단이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4_13894200_1.jpg"></p><p><br></p><p>▷ 보미<br><br>보미 역시 활동을 앞두고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하는 다이어트 식단을 공개했는데<br><br>루나와 마찬가지로 씹는 음식은 전혀 없고 <br>아침엔 안티에이징 주스, 점심은 식이섬유 주스, 취침 전 초코맛 프로틴 반 컵만을 먹는 식단이다.<br><br>영양분 섭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비타민이나 콜라겐, 오메가 등의 영양제를 함께 먹는 것이 포인트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4_95029200_1.jpg"></p><p><br></p><p>▷ 웬디<br><br>JTBC '한끼줍쇼'에 출연했던 웬디 역시 데뷔를 앞두고 극단적으로 했던 다이어트 식단을 이야기 한 바 있는데<br><br>아침엔 검은콩, 무지방우유, 양배추를 갈아만든 쉐이크 한 잔, 점심 겸 저녁으로 호박즙 한 포를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p><p><br></p><p><br></p><p><img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524/20190524_1558682235_62290600_1.jpg"></p><p><br></p><p>▷ 설현<br><br>데뷔 초 통통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슬림한 보디라인으로 유명한 설현 역시 과거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했는데<br><br>고구마 1개, 닭가슴살, 삶은 달걀 1개를 하루종일 나눠먹는 극단적인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했다고 알려졌다.<br><br>하지만 이 식단은 과장된 것이라며 다이어트에 좋은 닭가슴살은 치킨으로, 단백질이 많은 오징어는 오징어튀김으로 섭취한다고 밝혔다.</p><p><br></p><p><br></p><p><br></p><p><br></p><p><span><br></span><span>사진 = 에일리 인스타그램, 강소라 인스타그램, 전효성 인스타그램, 루나 인스타그램, 보미 인스타그램, 웬디 인스타그램, 설현 인스타그램<br><br></span><span>최지연 기자 <a href="mailto:cjy88@news-ade.com">cjy88@news-ade.com</a> </span></p><p><br></p><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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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 언젠가 일 낼 줄 알았지
<p> <span> <br></span><span><b>[스타검증] </b><br><br>여기, 데뷔 22년째 과소평가의 아이콘인 배우가 있다. 바로, 조여정이다. <br><br>인지도, 연기력 다 되는데 결정적 '한방'이 아쉬운 배우였다. 작품을 장악하는 열연에도 노출 꼬리표만 따라붙었다. <br><br>하지만 사람은 다 자기 때가 있다고 했던가! 조여정은 대한민국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거장, 봉준호의 영화에 캐스팅되며 데뷔 22년 만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br></span></p><p><br></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38_17862000_1.jp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4_81159500_1.png"></p><p style="text-align: justify;"><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br></span><span>1997년 패션잡지 '쎄씨' 모델로 데뷔, MBC '뽀뽀뽀' 뽀미언니를 시작으로 방송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당시 17세. 역대 최연소 뽀미언니 기록이다.<br><br><span style="color: inherit;">또렷하고 이국적인 이목구비는 단번에 주목받았다. 특히 깊고 커다란 눈망울 덕분에 '한국판 소피 마르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span><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39_08153700_1.jpg"></p><p><br></p><p><span> <br></span><span>데뷔 이후 쉬지 않고 일해온 조여정이지만 마땅한 히트작이 없었다. 인지도도 높고 연기도 빠지지 않는데, '조여정'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없으니. <br><br>드라마가 터져도 조여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진 않았다. 데뷔 10년이 넘도록 '뽀미언니' 수식어를 뛰어넘지 못했다. <br></span><span> </span><br></p><p><br></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5_80732700_1.jp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6_61769700_1.jpg"><br></p><p><br></p><p><span> <br></span><span>그랬던 조여정에게 <b>인.생.역.전.</b> 기회가 찾아왔으니..! <br><br>조여정 인생은 '방자전'을 만나며 180도 달라졌다. 고전 '춘향전'을 비튼 '방자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박수받았다. <br><br><b><u>시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던 조여정에게 처음으로 트로피를 안긴 것도 '방자전'이다.</u></b><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7_38081600_1.jpg"></p><p><br></p><p><span> <br></span><span>'</span>방자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린 조여정은 영화 '후궁:제왕의 첩'으로 다시 한 번 18금 사극에 몸을 던졌다. <b><u>수위, 감정표현 등 모든 면에서 '방자전'보다 셌다. </u></b><br><br><span>덕분에(?) '후궁'은 극장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대박쳤다. '후궁'은 그해 최고 흥행작인 '도둑들'을 뛰어넘고 VOD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br></span><span><br></span>'방자전'과 '후궁:제왕의 첩'으로 <b><u>조여정표 에로틱</u></b> 사극을 연이어 선보이며 처음으로 흥행의 맛을 봤다. <span><b><u>'방자전', '후궁:제왕의 첩'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었다.</u></b><br></span><span><b><u> </u></b><br></span><span><b><u></u></b></span><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8_06632900_1.jp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48_78461800_1.jpg"></p><p style="text-align: justify;"><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u><b> </b></u><br></span><span>'방자전'과 '후궁:제왕의 첩'으로 조여정의 이름 석자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면, '인간중독'으로는 연기력을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br><br>제목부터 관능적인 19금 영화 '인간중독'이었지만, 조여정의 노출은 없었다. 오로지 연기력만으로 승부. <br><br>급기야 <i>"나 너무 느꼈잖아"</i>라는 능청스러운 대사로 베드신에서마저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경지까지 이르렀다.<br><br>조여정의 무노출(?)에 몇몇 관객들은 실망감을 토로했지만, <b><u>조여정은 '인간중독'으로 시상식 트로피 수집에 나섰다. </u></b><br></span><span><b> <u></u></b></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54_49018800_1.jpg"></p><p><br></p><p><span> <br></span><span>하지만 재발견, 흥행과는 별개로 노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일까. 조여정은 광고 시장에서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0_51636700_1.jpg"></p><p><br></p><p><span> <br></span><span>여전히 노출 관련 연관검색어가 따라 붙는 것도 사실.<u> #조여정 후궁 움짤 #조여정 무보정 비키니 #조여정 비키니 화보 #조여정 시계방향(...) </u><br></span><span><strong></strong></span><span><br><b>BUT! </b>조여정이 누군가. 재발견의 아이콘(ㅎㅎ)답게 또다시 조명 받는다. 무려 4부작 단막극 '베이비시터'로 말이다. <br></span><span> <span><span><br></span><span>조여정은 출연 배우의 깜짝 놀랄 발연기를 감당하며 홀로 폭!풍! 열연을 펼쳤다. 드라마를 하드캐리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뼘 넓혔다.<br></span><span> </span></span></span></p><p><span><span><span><strong><span style="font-size: 12pt;">"조여정이 이렇게 연기 잘했나 싶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 '베이비시터' 김용수 PD</span></strong></span><br></span></span></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1_30349300_1.jpg"></p><p><span> <br></span><span>재발견, 또 재발견, 재평가, 또 재평가를 거듭하던 조여정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필모그래피 정점을 찍었다.<br></span><span> </span></p><p><strong><span style="font-size: 12pt;">"조여정은 엄청 깊은 다이아몬드 광산인데, 아직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봉준호 감독</span></strong></p><p><strong><span style="font-size: 12pt;"><br></span></strong></p><p><strong><span style="font-size: 12pt;"><br></span></strong></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2_14155700_1.jpg"></p><p> (송강호를 찾아라.jpg)</p><p><br></p><p><br>조여정은 '기생충'에서 구김살 없는 부잣집 사모님 연교 역을 맡아 물만난 고기처럼 훨훨 날았다. 순진함과 엇박의 유머, 극을 쥐락펴락하는 여유는 조여정이 오랫동안 다져온 내공과 봉테일이 만난 시너지였다<span>. <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2_82099400_1.jpg"></p><p><br></p><p><span> <br></span><span>'</span>기생충'으로 생애 첫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조여정은 한국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이라는 영광에도 함께 할 수 있었다<span>.<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3_41968900_1.png"></p><p><br></p><p><span> <br></span><span>한방보다 천천히. 선입견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조여정. 그가 앞으로 어떤 연기와 반전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벌써 기대된다.<br></span><span> </span></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tyle="clear: none; float: none;" src="http://news-ade-img.tvreportcdn.de/images/20190627/20190627_1561602664_33059500_1.png"></p><p><span><br></span></p><p><br></p><p><br></p><p><span><br></span><span>사진 = 뉴스에이드DB, SBS 제공, <span class="link_source">영화 '방자전' 포스터, <span class="link_source">영화 '후궁:제왕의 첩' 스틸, <span class="link_source">영화 '인간중독' 스틸, <span class="link_source">영화 '기생충' 포스터, <span class="link_source">영화 '기생충' 스틸, 조여정 인스타그램 <br></span><span class="link_source"><br></span><span class="link_source">김수정 기자 news@news-ade.com</span></span></span></span></span></span><br></p>